-
-
집, 다음 집
상현 지음 / 고래인 / 2025년 9월
평점 :
지금까지는 만화책만 출간하고 있는 고래인에서 나온 세번째 책
상현 작가와는 데뷔작 <작은 스케치북>에 이어 두번째 책 <집 다음 집>을 또한번 합작했다.
집에 대한 짤막한 칸만화 수십편과
만화로 담지 못한 수필 15편을 같이 수록한 작품이다.
한국에서는 더이상 집이 사전적인 의미에서
내 몸을 편히 뉘일 안식처의 지위가 아니라
얼마면 살 수 있는 곳인지
사고나서 시간이 지나면 얼마나 비싼 가격에 팔수 있는지가 중요한, 거래대상의 가치로만 논하는게 당연시되었다.
그래서 이 땅에서는 더이상 집이란 공간을 반추하는 일에 형이상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은 드물지만 상현 작가는 그렇지 않은 듯하다.
건축을 전공하고 건축 설계로 밥을 먹고 사는 사람이기에 가능할 법 하지만
그마저도 건축가의 입장에서 사고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
집에 관한 온갖 잡념을 잡아 만화로 표현해 독자와의 소통을 시도한다.
집을 이야기하지만 부동산에서 보는 집도 아니고 공학적인 집도 아니고 건축적인 집도 아닌
독자 누구라도 자기 생각과 비교할 수 있는 정도의 만만한 집 생각을 담았다.
누구든 용케 관심이 가서
열심히 관찰하고 생각의 꼬리물기가 가능한 영역이 있을 것이다.
상현 작가에겐 집의 순서가 찾아왔고 그렇게 <집 다음 집>이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