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종교는 매우 민감하고, 정치와 더불어 이야기 꺼내기 어려운 주제이다.

역사적으로 종교와 종교의 충돌로 수많은 전쟁과 사상자가 끊이기 않고 있다.

실제적으로 분쟁이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종교를 대상으로 이야기 할때는 이성적인, 합리적인, 과학적인 태도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쉽지 않다.


 무신론자들을 향한 종교인들의 태도는 한결같이 대니얼 데닛이  '믿음에 대한 믿음 belief in belief'이라 칭했듯이, 무신론자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고 믿음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용감하게 무신론에 대해 책과 강연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 <종교의 종말>의 샘 해리스,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 <주문을 깨다>의 대니얼 데닛,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친스, 이렇게 4명의 대가들이 2007년 모여 대화를 나누었고 그 내용이 이렇게 출간되었다.

이 책의 원제가 네 기사 Four horsemen인 이유가, 이렇게 4명의 대가들이 모였기 때문일 것이다.


 대담 내용이 소개 되기 전에 출간 전에 사망한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제외한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대닛, 샘 해리스의 글이 별도로 소개하기에 4명의 대가들을 잘 모르던 독자들도, 각각의 대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를 충분히 알고 대담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책에서 중요한 내용은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왜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편하게 할 수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해당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


 도킨스는 "종교는 감히 비판해서는 안 될 무엇"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려 했고, 더 나아가 유신론적 종교를 박멸해야 할 '정신 바이러스'라고 규정하고 인류가 하루 빨리 그 망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이다. 그의 무신론은 철저하게 과학에 기반한 과학적 무신론 운동이다.


금기를 깬다는 건 그런 거죠. 현재 종교는 합리적 비판의 장에 공식적으로 올려서는 안 되는 주제가 되었어요.

심지어 세속주의자, 무신론자 동료들 조차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건 사람들을 미신에 맡기는 거죠.

설령 그러한 미신이 아주 나쁘고 해를 끼친다 해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반증되거나 도전받을 때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물리학자들이 이 세게에서 무엇이 사실인지 알려고 시도할 때 이성적인 마음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종교는 현실을 표상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신경질적이고 집단 이기주의적으로 반응하며, 결국에는 위험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야기 꺼낼수도 없고, 합리적 의심과 논의도 할 수 없는 종교의 폐쇄성은 결국에는 추상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 사이의 간극은 좁힐 수 없고, 종교의 발전 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를 마르크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고 극단적으로 이야기 했다. 

종교가 없을 때, 신이 없을 때야 비로서 우리는 예술, 문학, 스포츠, 철학, 과학과 같은 희망과 위안의 진정한 원천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종교인과 무신론자, 모두 한번쯤 읽어봐야 할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이터 과학 - 더 나은 의사결정을 위한 통찰의 도구 DEEP & BASIC 시리즈 2
존 켈러허.브렌던 티어니 지음, 권오성 옮김 / 김영사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제 데이터가 제일 중요한 사회가 열렸다.

예전만 하더라도, 숙련자, 경험이 많은 이의 감, 촉이라고 불리우는 설명할 수 없는 요소에 의지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이제는 데이터가 모든 것을 결정하는 전제 조건이 되고, 데이터 위주로 의사결정을 하며, 데이터를 통해 의사 결정이 맞았는지를 확인한다.

말그대로 Data-Driven 시대가 열린 것이다.

데이터가 말하게 하고, 데이터로만 말해야 하는 세상이다.

그럼 데이터를 모아서 그걸 기반으로 이야기 하기만 하면 되는가?

똑같은 의사 결정에 필요한 데이터라고 해도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했는지, 어떤 데이터를 사용하는지에 따라 너무나 다른 데이터들이 수집될 수 있다. 또한 데이터의 양이 많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데이터가 그냥 무조건 많다고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데이터의 검증과 어떻게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 데이터 분석법도 중요하다.

그렇기에 데이터 과학이 필요하고, 이 업무를 수행할 데이터 과학자가 필요하다.

데이터 과학은 현대 사회의 거의 모든 부분에서 의사결정을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다.

하지만 데이터 과학이 많은 이점을 가져다 줄 수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데이터 과학에 대한 오해와 과장도 역시 많다. 따라서 데이터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고, 한계를 잘 알아야 정확히 알아야 한다.

가장 큰 오해는 데이터만 있으면 자동으로 모든 문제의 답이 나온다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데이터 과학에서 노련한 인간 전문가가 필요하고, 전문가가 문제를 규정, 데이터의 설계, 준비, 알고리즘 선택, 분석, 결과, 결과 해석, 실행등에 이르는 과정을 진행해야 한다. 아직까지 노련한 인간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

두번째 오해는 모든 경우에 빅데이터가 필요하고 인공지능, 딥러닝 기술을 써야만 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있으면 좋은 게 사실이지만, 그것보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것이 중요하고, 작은 데이터와 컴퓨터 연산력으로도 데이터 과학의 혜택을 볼 수 있다.

앞에서 이야기 했듯이 데이터 과학에는 노련한 인간 전문가, 데이터 과학자가 필수이다.

데이터 과학자는 현실 세계의 문제를 표준적인 데이터 과학 업무의 틀에 잘 맞추어 넣는 것인데, 대부분의 데이터 과학 프로젝트는 네가지 가운데 하나에 속한다.

- 수 많은 사람들 중 해당되는 고객을 찾기 위해 비슷한 고객들을 그룹으로 묶어주는 군집화 (또는 세분화)

- 수 많은 거래, 데이터 중 이상한 데이터를 찾아 사기 혹은 오류인지를 확인하는 이상(또는 아웃라이어) 탐지

- 하나의 결과와 연관된 결과를 찾아 내는 연관 추천을 위한 연관 규칙 마이닝

- 고객이 될지 안될지, 구매를 할지 안할지 예측하거나, 비용, 숫자등을 예상하는 예측 (분류의 하위문제와 회귀까지 포함)

책은 이처럼 데이터와 데이터 과학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개념, 오해, 역사와 같은 기본적인 것 부터 현장에서 어떻게 사용되는지, 데이터를 이용한 방법 중 요새 가장 인기있는 인공지능, 기계학습에 대해서도 언급을 하고 있다.

데이터 과학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데이터 과학자는 무슨일을 하는지에 대해 궁금함이 있었다면 이 책이 해답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미국인 저자라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상황이 있기에, 그 부분은 감안하고 읽으면 원론적인 부분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트렌드 코리아 2020 -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의 2020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19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트렌드 코리아가 올해도 찾아와 주었습니다.

트렌드 코리아는 2007년 1월 조선일보의 기획기사로 '황금돼지'의 해였던 그 해의 트렌드를 앞글자를 따서 GOLDEN PIGS로 이름을 붙힌 것으로 시작되었으니 올해로 벌써 3번째가 됩니다.



사실 13년전 트렌드와 지금 트렌드가 발전된 기술로 인해 차이가 느껴지는 부분을 제외하면 아주 달라 보이진 않습니다. 특히 SNS, UCC를 테마로 한 Open to Public을 보면, 싸이월드, 블로그에서 인스타그램, 유튜브로 미디어만 달라졌을 뿐, 더 많은 계정과 늘어난 사용 시간으로 확대되었습니다.



트렌드는 그 해만 영향을 미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흐름 속에 다른 이름, 다른 형태로 표출되기에 그런 것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먼저 트렌드는 무엇을 트렌드라고 할까요?

트렌드 코리아는 수 많은 트렌드 책 중 <소비 트렌드>에 집중하는 책입니다. 트렌드 코리아 2019에서는 트렌드를 아래와 같이 정의 했습니다.


지금까지 무수한 전망의 시행착오 속에서 우리가 유일하게 얻은 교훈이 있다면 어떠한 여건속에서도 생활은 이어진다는 것이다. 생활이 소비로 치환되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 사회의 골목골목마다, SNS와 인터넷의 페이지마다, 시장과 마트와 백화점마다, 어떤 형태로든 소비는 우리의 삶과 가치관을 드러내 보일 것이다. 문제는 그것이 어떤 '흐름'을 보이게 될 것 인가이다. 우리는 그 흐름을 트렌드라고 부른다.

수 많은 트렌드 서적 중에, 개인의 소비 트렌드에 집중하는 <트렌드 코리아>는 너무나 소중한 책입니다. 특히 대부분의 트렌드 책은 한 개인 혹은 연구실, 연구소의 직관과 영감에 의존한 책이 아닙니다.

트렌더스라고 부르는 일반인들을 트렌드 헌터로 참여시켜 다양한 계층의 소비 트렌드를 촘촘히 파악하고 잡아내는 프로세스를 만들었기에 더 기대되고, 믿음이 갑니다.

그러면 우리는 왜 트렌드를 알아야 할까요?

이번 서문을 보면 우리가 왜 트렌드를 알아야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지난 12년간 <트렌드 코리아>의 서문을 쓰면서 다음 해 경제를 걱정했고, 대부분 실제로 경기는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삶과 소비는 어떤 방식으로든 계속되었다. 소비자들은 ‘소확행’하며 일상에서 작은 행복을 찾고, ‘뉴트로’를 따라 과거를 재해석한 소비를 이어나갔다. ​ 기업 역시 ‘컨셉팅’으로 자기만의 시장을 만들고, 다양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고객의 ‘가심비’를 높이고자 했다. ​경제가 나쁘면 나쁜 대로 혹은 좋으면 좋은 대로, 이렇게 소비와 공급은 살 길을 찾으며 트렌드가 만들어지고 변화한다.


개인 투자를 하는 입장에서 트렌드에 추종하는 분야의 회사에 투자를 할 수도 있고, 회사안의 마케팅 및 의사결정을 하는 분들도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여 매출 신장과 좋은 반응을 얻고자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단순히 내가 지금 사회의 소비 트렌드와 얼마나 맞는 삶을 살고 있는지 확인하는 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트렌드를 궁금해하고, 궁금해 해야합니다.

과연 내년, 2020년에는 어떤 트렌드가 펼쳐질까요?

1) 멀티 페르소나 : Me and My selves

인간은 천 개의 페르소나를 갖고 있고,

상황에 맞게 꺼내 쓴다. - C.G. 융

- 페르소나는 심리학에서 타인에게 비치는 외적 성격을 지칭

- 다매체 사회에서 현대인들은 '모드 전환'에 능해졌고 상황에 따라 삶의 방식이 세분화

2) 라스트핏 이코노미 : Immediate Satisfaction : the 'Last Fit Economy'

고객과의 마지막 접점이 중요해 진다.

- 핵심구매요인의 변화 : 상품이 주는 객관적 가치보다 자기 생활의 마지막 접점에서 즉각 느낄 수 있는 주관적 만족이 중요

- 라스트핏 이코노미 : 고객의 마지막 순간의 만족을 최적화하는 근거리 경제

3) 페어 플레이어 : Goodness and Fairness

경쟁 속에서 자라온 밀레니얼과 Z세대

사회, 직장, 가정에서의 공정함에 목 마르다

- 공정하고 올바른 것에 대한 추구

- 비단 사회적 이슈뿐만 아니라 직장과 가정에서의 공정함에 민감하게 반응

4) 스트리밍 라이프 : Here and Now : the 'Streaming Life'

소유에서 경험으로

삶을 스트리밍하다

- 콘텐츠에서 시작된 스트리밍이 삶의 전반으로 확대

- 의식주 여가를 소비하는 패러다임이 소유에서 사용으로

- '누가 더 많이 소유하는가'에서 '누가 더 많은 경험을 해보았는가'로

5) 초개인화기술 : Technology of Hyper-personaization

제품에 이니셜을 새겨주는 개인화는 잊어라.

이제는 0.1명 규모로 세그먼트한다.

- 실시간으로 소비자의 상황과 맥락을 이해하여, 궁극적으로 고객의 니즈를 예측해 정확히 맞춘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하는 기술을 초개인화 기술이라고 한다.

6) 팬슈머 : You're with Us. 'Fansumer'

적극적으로 관여(engagement)하는

팬슈머 소비자가 가장 큰 자산이다.

- 기업과 생산활동에 기획하고투자하며, 참여하고 서포트하며, 차지하고 견제하는, 활발한 상화작용을 하는 적극적인 팬으로서의 소비자

7) 특화생존 : Make or break, specialize or Die

한 우물을 파라.

니치(niche)한 것이 리치(rich)한 것이 된다.

- 차별화와 전문화와 다르게 특화는 고객에 대한 이해로부터 시작된다. 특별해야 살아남는다.

오로지 신데렐라 한 사람에게만 맞았던 유리구두처럼 단 한 사람의 소비자에게 정확히 들어맞는 확실한 제품, 서비스, 시장을 만들어야 한다.

8) 오팔세대 : Iridescent OPAL : the New 5060 Generation

자신만의 다양한 빛깔로 빛나는

신중년층 오팔세대!

- OPAL 'Old People with Active Lives', 5060세대,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

- 다채로운 색을 담고 있는 '오팔' 보석을 닮은 '신중년층' 5060

9) 편리미엄 : Convenience as as Premium

가성비 시대의 새로운 프리미엄

시간과 노력을 아껴주는 편리성

- 경험이 투자를 늘리는 현대 소비자에게 시간과 노력은 소중한 자원, 편리가 새로운 프리미엄의 기준이다.

10) 업글인간 : Elevate Yourself

네 자신을 업그레이드 하라!

승진보다 성장을 추구하는 직장인이 늘어난다.

- 끊임없이 자신을 업그레이드하려는 2020년의 새로운 인간형, 업글인간

- 업글은 생존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직무역량 중심의 '스펙'과 달리 건강, 취미, 지식, 관계 등 자신의 총체적 성장을 의미

- 업글인간의 성장 동기는 타인의 경쟁이 아니라 '어제보다 성정한 자신'

이상 2020년의 10개의 트렌드를 정리, 요약해봤습니다.

이 내용은 공저자 중 한 분이신 전미영 강사님의 강연 내용을 인용하였습니다.

사실 트렌드 코리아 2020을 읽는 분 중 내년의 10대 트렌드만 빠르게 확인하고 마무리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책의 절반을 차지하는 2019년 트렌드에 대한 회고가 어쩌면 더 중요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의 예측이 맞았는지 확인하는 장이 아니라, 트렌드 예측이 실제로 어떤 서비스, 제품으로 반영되거나 현상으로 나타났는지를 자세히 알려줍니다. 앞에서 트렌드 코리아 2007년 키워드를 이야기하며, 언급했듯이 트렌드는 1년 만에 변화하지 않습니다. 이를 통해 2020의 트렌드가 어떻게 제품과 서비스로 나타날지에 대한 힌트가 될 수 있습니다.

이제 2020년 가장 큰 트렌드는 무엇이 될지, 어떤 제품과 서비스로 나타날지를 지켜보는 마음가짐으로 2019년보다 더 행복하고, 업글하는 2020년을 맞이하길 바래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부의 비밀병기, IF
조원경 지음 / 김영사 / 2019년 8월
평점 :
절판



만약에 아마존 주식을 2달러에 샀으면 부자가 되었을까?

만약에 금수저로 태어났으면 인생이 달라졌을까?

만약에 로또에 당첨되면 인생역전이 가능할까?

표지에 있는 흥미를 자극하는 질문들이다.

이 책은 '만약에'라는 도구를 통해 자본주의 사회의 근본인 돈과 부자에 대해 생각을 해본 20편의 이야기를 담고있다. 30년간 기획재정부에서 국가의 부를 관리하는 입장에서 수많은 협상을 하고 새로운 대안을 만들어갈 때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은 '만약에 이렇게 하면 어떨까' 하는 것이었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만약에'는 정말 쓸데없는 망상이거나, 백해무익한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데, 저자는 사랑하는사람이든 친구든 혹은 동업자든, '만약에'라는 질문을 통해 가능성 있는 여러 시나리오를 그려 본다면 더 나은 결과를 도모할 수 있다고 믿었고, 그러다 보면 삶이 더 나아지고 자신감을 얻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스티브 잡스가 죽음을 위대한 발명품이라고 했듯이, 저자 조원경은 '만약에'를 통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더 나은 삶을 살게 해주는 도구로 이야기 한다.

'아마존 주식을 2달러에 샀다면'을 통해 초심을 이야기하면서 시작해 '과거로 시간여행을 한다면'으로 죽음까지 20편의 이야기는 중간 중간 TV프로그램, 영화, 음악 등의 대중 예술과 필요해 따라 문학작품과 위인들을 곁들여 다양한 소재로 주제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단순한 경제적 지식을 알려주는 것에 그치는 책이 아니라, 평생을 두고 가져갈 수 있는 마인드를 갖출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다.

한 때 2,000달러가 넘었던 아마존 주식을 20년전에 2달러에 샀더라면 1,000배의 수익을 얻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본격적으로 상승하기 시작한 몇 년전까지 견디지 못하고 팔았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만약에' 아마존 주식을 2달러에 샀더라면 2,000달러까지 20년을 잘 보유했을 것 처럼 상상한다. 기술주를 사지 않는 것으로 유명한 워렌버핏은 지난 5월 아마존 주식을 매입했음을 밝혔다.

좀더 저렴할 때 사지 못한 것을 후회하지만, 지금도 저렴하다는 생각으로 매입했다.

우리가 자주 하는 '만약에'가 그저 상상으로만 그친다면 변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다. 단순한 상상만으로는 바뀌지 않는다. '만약에'라는 도구를 통해 다양한 가능성을 생각해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생이 바뀔 것이다.

저자는 '만약에'라는 이 책의 열쇳말이 위로에서 그치지 않고, 다양한 삶에 대한 공감을 넓혀주는 도구로서 활용되기를 바란다면서 책을 마무리 한다. 우리가 공상과 망상, 상상으로 소비하는 '만약에'를 자신의 인생을 바꿀 수 있는 도구로 사용할 수 있는 거라는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유발 하라리의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 - 전쟁, 역사 그리고 나, 1450~1600
유발 하라리 지음, 김승욱 옮김, 박용진 감수 / 김영사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유발 하라리는 <사피엔스>, <호모 데우스>,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 이른바 인류 3부작으로 그의 빅 히스토리에 대한 놀라울 만큼 방대한 지식과 그의 독특한 견해를 들려주었다. 유발 하라리가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던 분야가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이라는 것만 알고 있었는데, 그의 엄청난 인기 덕분에 책으로 출간되어 유발 하라리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고 싶은 마음에 읽게 되었다.

먼저 이 책은 제목만 보고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된 르네상스 시대에 대한 지식들도 많이 전달할 것으로 오해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의 중점은 르네상스가 아니라 전쟁 회고록이다. 르네상스시대에 쓰인 전쟁 회고록을 박사학위 논문답게 기존 연구들을 살펴보고, 기존 연구들과 다른 자신만의 주장을 점진적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매우 어렵게 느껴질 수 있는 책이지만, 유발 하라리의 팬이라면 반드시 읽어볼 만하다. 그가 한 가지 주제를 놓고 여러 가지 가능성을 살펴본 후 하나하나 언급하며 결론을 내리는 과정을 보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이 책을 통해 알게 된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과 역사에 대한 내용을 정리해본다.

- 르네상스 전쟁 회고록의 저자들은 거의 모두 전사 귀족이었다.

- 기존 회고록에 대한 정의는 역사적 담론과 개인적인 담론의 조합, 역사와 개인사의 조합이 바로 회고록의 정의라고 주장한다. 최종적인 특징이 바로 역사와 개인사를 어떻게 조합했는가에 따라 달라진다고 가정한다.

- 일인칭 시점의 글이 많은데, 이는 르네상스 시대에 개인적인 경험을 가장 확실한 진실의 기반으로 보는 시각이 점점 널리 퍼졌기 때문에 일인칭으로 글을 쓰는 것이 문헌의 진실성을 보장하는 최선의 방법이 되었다는 것이다. 일인칭 시점은 글의 내용이 진실임을 확인해주는 역할을 했다.

- 르네상스 시대의 군인 회고록 중에 개인사나 역사서로서 좀 더 일관된 모습을 보이는 작품들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런 글에서도 언제나 개인사와 역사가 놀라울 정도로 뒤섞여 있다.

​유발 하라리는 르네상스 시대 군인 회고록이 역사와 개인사의 이분법을 따른다고 미리 가정하지 않는다. 저자가 전투원이나 지휘관으로 참가한 군사적 사건이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글을 군인 회고록만의 특징으로 정의했다.

​​

- 이 책은 르네상스 시대 전사 귀족계급의 세계와 그들의 세계관에 대한 연구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 귀족 계급 전반에 대한 연구는 아니다. 당시 전사 귀족은 이미 전체 귀족 계급을 대표하는 존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 많은 군인 회고록은 예전에 이미 이런 식으로 몇 번이나 남들에게 들려주었던 전쟁 이야기를 글로 적은 것에 불과했다.

- 회고록의 저자들이 전쟁이라는 현상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전쟁에 대한 허구적인 이미지를 다루지 않은 이유 중 하나는 그들이 전쟁을 자연스럽다 못해 심지어 긍정적이기까지 한 일로 받아들여졌자는 점이다. 따라서 그들은 전쟁을 반드시 없애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 르네상스 시대 군인 회고록에 등장하는 현실을 조사할 때 내가 사용한 중요한 도구 중 하나로 20세기 군인 회고록과 비교하는 방법이다. 20세기 회고록에서는 자신의 개인사를 심리적인 변화가 이어지는 과정으로 묘사하며, 이런 과정을 야기하거나 명백히 드러내는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중심을 차지하는 것은 보통 '내가 경험한 전쟁'이 아니라 '전쟁이 나를 어떻게 바꿔놓았는가'이다.

하지만 르네상스 시대 군인 회고록의 저자들에게서는 심리적인 변화 과정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다.

르네상스 시대의 회고록 저자들은 아내, 성생활, 친구뿐만 아니라 자신의 유년기도 무사히는 경향이 있었다.

자신의 탄생이 아니라 군대에 발을 들인 시점부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처럼 '삶'은 그가 말을 타고 무기를 들 수 있게 되었을 때, 즉 무훈을 세워 역사의 주인공이 될 잠재력을 갖췄을 때부터 시작되었다. 그 이전에 일어난 일은 무엇이든 그의 정체성이나 삶에 중요하지 않았다.

- 역사가 알고 보면 단순히 '귀족 남성이 한 일'의 기록인 경우가 허다하다. 귀족 사회의 역사 서술에서 귀족 남성이 차지한 특권적인 지위는 그들이 역사의 가장 중요한 주인공일 뿐만 아니라 역사의 중요한 원천이자 청중이었다는 사실에도 잘 드러나 있다.

귀족사회의 역사 서술은 귀족 남성이 한 말을 귀족 남성에게 들려주는 일이었다.

- 르네상스 시대 군인 회고록이 역사와 개인사를 동일시하고, 역사와 개인사가 모두 '명예로운 행동'을 중심으로 삼고 있었으므로, 그런 행동을 하지 못한 사람들은 역사 속의 자리뿐만 아니라, 개인사와 정체성도 빼앗기고 말았다. 많은 회고록 저자들이 같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

글을 쓰면서 오로지 '진실'만을 이야기해서 자신과 동료들에게 불후의 명성을 안기고자 했을 것이다. 어쩌면 물질적인 보상까지 바랐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들의 글은 귀족적인 정체성이라는 맥락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진실은 귀족적인 역사 속의 진실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