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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없음의 과학 - 세계적 사상가 4인의 신의 존재에 대한 탐구
리처드 도킨스 외 지음, 김명주 옮김, 장대익 해제 / 김영사 / 2019년 11월
평점 :

종교는 매우 민감하고, 정치와 더불어 이야기 꺼내기 어려운 주제이다.
역사적으로 종교와 종교의 충돌로 수많은 전쟁과 사상자가 끊이기 않고 있다.
실제적으로 분쟁이 있는 곳이 아니더라도, 종교를 대상으로 이야기 할때는 이성적인, 합리적인, 과학적인 태도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쉽지 않다.
무신론자들을 향한 종교인들의 태도는 한결같이 대니얼 데닛이 '믿음에 대한 믿음 belief in belief'이라 칭했듯이, 무신론자들이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고 말하고 믿음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용감하게 무신론에 대해 책과 강연으로 이야기 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종교의 종말>의 샘 해리스, <만들어진 신>의 리처드 도킨스, <주문을 깨다>의 대니얼 데닛, <신은 위대하지 않다>의 크리스토퍼 히친스, 이렇게 4명의 대가들이 2007년 모여 대화를 나누었고 그 내용이 이렇게 출간되었다.
이 책의 원제가 네 기사 Four horsemen인 이유가, 이렇게 4명의 대가들이 모였기 때문일 것이다.
대담 내용이 소개 되기 전에 출간 전에 사망한 크리스토퍼 히친스를 제외한 리처드 도킨스, 대니얼 대닛, 샘 해리스의 글이 별도로 소개하기에 4명의 대가들을 잘 모르던 독자들도, 각각의 대가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를 충분히 알고 대담을 읽을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책에서 중요한 내용은 "신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왜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편하게 할 수 없는지에 대해 이야기 하는 것으로 느껴질 정도로 해당 부분에 대한 이야기가 상당히 많다.
도킨스는 "종교는 감히 비판해서는 안 될 무엇"이 절대 아니라는 점을 사람들에게 일깨워주려 했고, 더 나아가 유신론적 종교를 박멸해야 할 '정신 바이러스'라고 규정하고 인류가 하루 빨리 그 망상으로부터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이다. 그의 무신론은 철저하게 과학에 기반한 과학적 무신론 운동이다.
금기를 깬다는 건 그런 거죠. 현재 종교는 합리적 비판의 장에 공식적으로 올려서는 안 되는 주제가 되었어요.
심지어 세속주의자, 무신론자 동료들 조차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그건 사람들을 미신에 맡기는 거죠.
설령 그러한 미신이 아주 나쁘고 해를 끼친다 해도 자세히 들여다보지 않습니다.
물리학자들은 물리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가 반증되거나 도전받을 때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물리학자들이 이 세게에서 무엇이 사실인지 알려고 시도할 때 이성적인 마음은 그런 식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종교는 현실을 표상한다고 주장하는데, 그렇지 않다고 말하면 신경질적이고 집단 이기주의적으로 반응하며, 결국에는 위험한 반응을 보입니다.
이야기 꺼낼수도 없고, 합리적 의심과 논의도 할 수 없는 종교의 폐쇄성은 결국에는 추상적인 믿음을 가진 사람과 갖지 못한 사람 사이의 간극은 좁힐 수 없고, 종교의 발전 자체에도 도움이 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카를 마르크스가 '종교는 인민의 아편이다'라고 극단적으로 이야기 했다.
종교가 없을 때, 신이 없을 때야 비로서 우리는 예술, 문학, 스포츠, 철학, 과학과 같은 희망과 위안의 진정한 원천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종교인과 무신론자, 모두 한번쯤 읽어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