긱 워커로 사는 법 - 원하는 만큼 일하고 꿈꾸는 대로 산다
토머스 오퐁 지음, 윤혜리 옮김 / 미래의창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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긱이라는 단어는 보통 괴짜나 매니아를 를 뜻하는 'geek'이 먼저 떠오를 수 있는데, 여기서 말하는 긱은 'geek'이 아닌 'gig'이다. gig은 1920년대 미국 재즈클럽 주변에서 단기계약으로 연주자를 섭외해 공연한 데서 유래한 단어이다. 즉 긱 이코노미(gig ecomony)란 프리랜서들이 단기로 일하는 경제 활동 방식을 의미한다.

다르게 이야기 하면 전통적인 회사생활로 표현되는 9 to 5, 9 to 6가 아닌 네트워크와 장비의 발전으로 지역에 관계 없이 원격으로 일자리도 구하고, 일 자체도 할 수 있는 시대를 말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플랫폼으로 클라이언트들과 쉽게 연결되고, 온라인으로 업무 진행이 가능해진 것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긱 이코노미에서 일하는 근로자를 뜻하는 긱 워커는 다양한 산업에서 단기 일자리를 주 수입원으로 하는 임시직 근로자를 지칭한다. 긱 워커는 일회성으로 끝나는 업무를 클라이언트에게 결과물을 전달하고 수입을 얻는다. 그러므로 긱 워커는 일회성 업무들을 통해 이력과 평판을 쌓고 지속적으로 클라이언트들에게 업무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세계화와 자동화등의 혁신적인 발전을 통하고 있지만, 직업이 사라지는게 아니라 직업의 형태가 변할 뿐이라는 것을 파악해야 하고, 끊임없이 자기 개발과 트렌드 확인도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긱 워커, 긱 이코노미의 정의 뿐아니라 실제 긱 워커로 일하기 위해서 필요한 마음 자세와 포트폴리오 구축 방법과 같은 세세한 부분도 안내한다. 특히 재무 관리, 일감이 끊이지 않게 영업하는 법, 일의 효율과 생산성에 관한 부분까지 다양하게 다루고 있어 긱 워커가 아닌 프리랜서, 일반 회사원들에게도 미래를 준비하는 좋은 지침서가 될 것 같다.

책의 마지막, 부록 부분에 긱 워커로 자리잡은 7명의 인터뷰가 수록되어 있는데, 모두 같은 질문으로 인터뷰가 진행되어 공통적인 답변과 다양한 답변을 확인 할 수 있는 재미가 있었다.

시간이 흐르면 지금은 소수인 긱 워커가 가장 대중적인 고용 형태가 될 수 있으리라 본다.

현재 직장인이라도 미리 긱 워커의 마음자세로 살아간다면, 무엇을 하든 든든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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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저축은 어떻게 노후의 무기가 되는가
엄진성.나철균.조용준 지음 / 원앤원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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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정한 사회에서 공무원은 고용불안이 적은 안정적인 직업에, 정년퇴직 후 나오는 연금으로 노후 대비가 가능해 인기가 매우 높습니다. 회사를 다니는 분들도 국민연금을 납부하는데, 공무원 연금하고 무슨 차이가 나는 걸까요?

회사를 다니면서 납부하는 국민연금은 소득의 9%를 납부하지만, 절반인 4.5%를 회사가 납부해주기 때문에 실제로는 4.5%만 납부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월 소득이 2019년 4월 기준 468만 원이 넘으면, 상한액인 468만 원의 4.5%만 납부합니다.

따라서 국민연금 월 최대 납부액은 21만 600원입니다.

하지만 공무원 연금은 소득의 18%를 납부하고 있습니다.

물론 회사에서 절반을 납부해주는 것처럼, 정부가 절반을 납부하기에 급여의 9%를 납입합니다.

안정적인 공무원들이 20~30년 동안 급여의 9%를 납부하기 때문에, 국민연금만 납부한 경우에 비해 더 많은 연금 수령액을 받는 것이 당연한 것입니다.

그러니 공무원 연금의 수익률을 차지하더라도, 일단 공무원이 아닌 소득자는 최소 급여의 9%는 추가로 노후에 대한 저축을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됩니다.

노후 준비는 결국 돈 문제로 귀결됩니다.

하루라도 빨리 착실히 준비해야, 노후에 돈에 대한 걱정에서 조금이라도 담대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연금 저축에 큰 금액으로 불입하기만 하면 해결되는 것일까요?

연금 저축은 10년 내 해지율이 50%가 넘는 상품입니다.

연말정산 때 소득 공제로 인한 바로 얻을 수 있는 혜택만 보고, 연금 저축의 특성을 크게 생각하지 않고 가입하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중도해지하면 소득공제를 받았다면 납입한 원금에 대해 기타 소득세 16.5%가 부과됩니다.

그리고 연금 저축은 최소 5년 이상 납입하고 만 55세는 되어야 연금을 받을 수 있는 장기 저축 상품이므로, 본인의 자금 유동성과 상황을 잘 생각하고 가입해야 합니다.

연금 저축은 가입만 하면 끝나는 상품이 아닙니다.

상품 가입 후에도 지속적으로 수익률과 관리를 살펴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연금 저축 금융기관 이 전제도'를 통해 가입한 연금저축을 해지하는 게 않고 다른 기관으로 이전할 수 있습니다.

연금 저축은 은행, 보험사, 증권사에서 각각 가입이 가능합니다.

- 은행에서는 원금이 보장되는 <연금저축신탁>이며, 채권형은 국고채 및 회사채 등 안전한 채권에 투자하고, 안정형은 채권에 90%, 주식에 10% 정도 혼합해 투자합니다.

- 보험사에서는 최저 보증이율을 보장하는 <연금저축보험>을 운영하는데, 보통 사업비를 7년 동안 차감하고, 이후에는 약간의 운용 수수료만 부과하기에 장기간 투자를 해야 유리합니다.

- 증권사에서는 손실 위험이 있지만, 높은 수익을 노릴 수 있는 주식 비율이 높은 상품도 선택할 수 있는 <연금저축펀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반에 사업비를 떼는 연금저축보험과 달리 매년 보수를 부과하므로, 수익률 뿐만 아니라 운용 수수료가 저렴한 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이 책에서는 연금에 대한 소개뿐 아니라, 실제로 연금을 수령할 때 어떻게 수령하는 것이 세금이 유리한지에 대해 자세히 소개하고 있습니다. 노후에 대한 대비로 연금저축을 생각하고 있다면, 한 번 살펴봐도 좋을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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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 메뚜기, 불가사리가 그렇게 생긴 이유 - 생김새의 생물학
모토카와 다쓰오 지음, 장경환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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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부터 '다양한 생물을 어떻게 분류하는 것이 합리적일까?'는 의문과 해답을 찾기 위한 노력이 계속 되었다.  1707년 스웨덴에서 태어난 식물학자 린네는 분류를 위한 연구와 <자연의 체계>, <식물의 종>의 저술을 통해 현재의 생물 분류학의 기초를 만들었다. 물론 이때는 과학적으로 알려진 사실이 지금보다 많지 않기에 고래를 포유류가 아닌 어류로 분류한 오류가 있지만, 흔히 학창시절 생물학 시간에 '종속과문강문계'라고 외우던 계층적 분류를 만든 것이다.


린네의 분류 방식상 최상위인 계에는 식물계와 동물계가 있다.

그러면 간단한 질문 하나.

버섯은 식물계일까? 동물계일까?


정답은 둘 다 아니다.

버섯은 식물과 동물이 아닌 균류로 분류되어 있다.

린네 이후에도 생물 분류 체계는 발전하고 수정되어 현재는 6개의 계로 분류되어 있다.



사람으로 예를 들면 사람은 동물계(Animalia) 척삭동물문(Chordata) 포유강(Mammalia) 영장목(Primates) 사람과(Hominidae) 사람속(Homo) 사람종(Homo sapiens) 이다.

사람을 호모사피엔스라고 부르는 것은 분류체계의 의한 학명이기 때문이다. 


흔히 동물이라고 하면 사람처럼 척추동물이 속한 척삭동물문 아래에만 있는 것을 생각하기 싶다.

하지만 실제로 수 백만종의 동물 중 척추동물은 5%가 되지 않는다. 우리는 5%외의 95%의 동물들에 대한 지식은 너무나도 빈약하다.


이 책에서는 산호로 대표되는 자포동물문, 곤충인 절지동물문, 소라, 오징어, 연어 같은 연체동물문, 불가사리, 해삼의 극피동물문등을 살펴본 뒤 척삭동물을 다루고 있다. 책 표지에서 언급한 동물들의 생김새만 다룬다고 오해할 수 있지만 지은이의 말에서 편집자인 후지요시 료헤이가 "몰랐던 것 투성이에요. 어떤 동물이든지 자기만의 독자적인 세계를 가지고 있네요. 그렇게 완전히 다른 세계를 일곱 가지나 가르쳐 주는 호사스러운 책이에요." 라고 할 정도로, 우리가 너무 몰랐던 우리와 너무 다른 동물들에 대해 기초부터 알려주고, 생존 경쟁에서 살아남기위해 진화를 통해 갖게된 특성을 알게 한다. 그 중 인상적인 몇가지 사실들을 공유한다.


1. 산호의 백색화

특히 책 내용중 산호의 백색화를 보면서 몇년전 세계에서 가장 큰  산호초, 산호가 2,000km 이상 펼쳐진 그랜드베리어리프에서 스쿠버다이빙을 하면서 기대했던 오색 찬란한 산호대신 백색과 회색빛의 산호들을 보고 당황한 기억이 떠올랐다. 단순히 '자연이 파괴되면서 일어난 일이구나' 생각했지만 책을 통해 산호의 백색화는 산호의 문제가 아니라 산호와 공생을 하고 있는 갈충조의 수가 줄어 산호의  흰골격이 그대로 보이는 현상이었다.


갈충조는 안전한 산호에서 살고, 산호는 갈충조가 만들어내는 광합성 산물을 90%이상을 받는다. 산호와 갈충조는 서로 이익을 얻는 상리공생의 관계인데, 해수의 온도 상승으로 인해 그들의 공생관계가 깨지게 되어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서 책에서는 탄광에서 위험을 알려주는 카나리아처럼, 산호를 지구온난화의 위험을 알려주는 푸른 카나리아라고 한다. 지구온난화와 자연환경에 대한 관심을 다시 한번 갖게한다.


2. 절지동물

전체 동물의 70%는 곤충이다. 곤충은 초등학교 시절 머리, 가슴, 배라고 배웠듯 세 부분으로 나뉘어 진다. 책에서는 두부, 흉부, 복부로 표현되어 있다. 곤충은 새우와 게와 같은 갑각류에서 진화한 것으로 추측된다.


곤충은 절지동물문이다. 말이 너무 어려워 보이지만, 실상 '관절이 있는 다리를 가진 동물'이라는 단순한 뜻 이다. 사람도 관절이 있지만, 곤충의 관절과 구조가 다르다.

사람은 뼈를 뼈의 외부에 붙어 있는 근육들을 이용하여 움직이지만, 곤충은 근육이 껍데기 안에 있다.쉽게 생각하려면 게를 먹을때를 생각하면 쉽다. 갈비찜을 먹을때는 뼈에 붙은 살을 먹는것과 달리 딱딱한 껍데기안에 맛있는 살이 있는 것이다.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는 많은 사람들에게 읽히며, 우주에 대한 기초 지식과 우주에 대한 동경을 키워온 대표적 기초과학 서적이다. 이 책은 우리가 호기심조차 갖지 못했던 동물들에 대해 기초 지식과 진화와 다른 동물에 대한 관심을 이어가게 해주는 책이다. 


저자가 1992년 체중 3톤의 코끼리와 30그램인 쥐를 예를 들어 크기가 다르면 발생하는 다른 것들과 크기가 달라도 동일 한 것을 설명하는 책인 <코끼리의 시간, 쥐의 시간>이라는 책을 썻는데, 이 책도 기회가 되면 읽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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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각하는 뇌 상식사전
이케가야 유지 지음, 박소현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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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애덤 스미스가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고 설정한 이후, 경제학자들은 모든 기본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을 기본으로 설정하였다.

하지만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정통 경제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탐구가 확장되어 '행동경제학'이 되고 이를 통해 노벨 경제학상도 수상했다.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꾸준히 연구한 주제가 인간의 의사결정 편향(bias)이다.

이후 여러 가지 분야에서 편향과 관련된 연구가 시작되고, 발전되어 가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바로 편향 중 하나인 '인지 편향'이다.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은 우리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려고 최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결함이다.

이런 편향을 다룬 책들은 많이 있었다.

앞에 이야기한 '행동경제학'을 다른 '행동경제학', '상식 밖의 경제학'이라는 책도 있다. 사실 유명한 논문을 같이 다룬 부분도 있어, 몇몇 챕터는 중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편향의 고전부터 최신 예시까지 80개 항목을 선정했다. 재미를 위해 삽화와 퀴즈로 시작하고, 그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까지 본 편향 관련 책 중 가장 쉽고, 깔끔한 책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의 이전 작품 <본인은 깨닫지 못하는, 마음의 맹점>이 호평을 받아 내용을 보충하고, 30항목에서 전체 80항목으로 늘렸다고 했다.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출처와 조사를 5년간 했다고 하니 검증되지 않은 글을 바탕으로 쓰인 일부 인터넷 게시물과는 다르다.

다만 80개의 항목을 다루다 보니, 깊이 조금 얕아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어찌 보면 '인지 편향'에 대한 샘플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부분에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논문을 전부 출처 표기하였기 때문에, 이를 읽거나 인용된 논문을 찾아보는 재미를 이어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인지 편향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시 쉽게 함정에 빠지고, 수정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대니얼 카너먼 교수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려면 선택하는 속도를 느리게 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인지 편향에 관해 이해하면 쓸데없는 충돌을 피하는 예방책이 되고, 뇌를 알면 알수록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지게 될 것이다.

끝으로 몇 가지 특히 눈길이 가는 퀴즈 몇 개를 소개한다.

Quiz 3.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뇌는 이유를 물으면 이야기를 지어낸다.

게다가 그렇게 날조한 이유를, 마음속에서는 진짜 이유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질문을 받았을 때 입에서 튀어나온 이유의 대부분은 지어낸 이야기이다.


진짜 이유는 본인도 알 수 없는 무의식 세계에 담겨있다.자신이 관여할 수 없는 곳에 이유가 있는데,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허구를 이야기한다. 인간은 자신의 허언증을 깨닫지 못하는 가련한 존재인 셈.

깜찍한 우리의 모습이다.


Quiz 8.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을까?

타인의 얼굴은 보이지만 자신의 얼굴은 볼 수 없는 것처럼 타인의 결점(인지 편향)에는 눈길이 가도, 자신의 결점은 눈치채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은 공평하고 올바른데, 다른 사람은 시야가 좁고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것을 '편향의 맹점'이라고 한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무지각하다는 사실에 무지각하다. 최대의 타인은 '나'인 셈이다.

만약 타인에게 분노를 느낀다면 꼭 나 또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자.


Quiz 28 멀어도 찾아갈 만큼 맛있는 식당

이렇게 자신의 행동이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무의식중에 마음의 내면을 바꾸는 것이다. 이 현상은 연애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


좋아하는 상대에게는 나도 모르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도움을 받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상대의 마음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도와주고 있다.' ->

'싫어하는 사람을 도와 줄리가 없어.' ->

'그래, 나는 이 사람을 좋아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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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풀니스 - 우리가 세상을 오해하는 10가지 이유와 세상이 생각보다 괜찮은 이유
한스 로슬링.올라 로슬링.안나 로슬링 뢴룬드 지음, 이창신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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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영화에서 인구가 과다해 식량 및 자원이 모자라 공멸하는 사태를 막기 위해 인구를 극단적인 방법으로 줄여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악당들이 나오는 영화가 늘어나고 있다. 어벤저스의 빌런, 타노스는 인피니티 스톤의 힘으로 무작위로 반으로 줄여야 한다고 했고, 인페르노에서는 천재 생물학자 조브리스트가 바이러스로, 킹스맨의 발렌타인은 무료 유심카드로 인류를 제거하는 설정이다. 


 이런 설정의 기본 근간이 되는 사상이 바로 멜서스의 <인구론>이다. 인구론에서 인류의 급격한 증가로 인한 식량난을 막기 위해 결혼을 늦게 해서 출산을 덜하도록 해야 하고, 빈민을 돕는 구빈법을 폐지, 빈민촌은 전염병이 오히려 잘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파격적인 주장을 했다.


 지금 우리는 인류가 탄생한 이래 가장 큰 생존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과연 그것은 사실일까? 멜서스가 말한 대로 현재도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으며, 인류는 심각한 위기 상황에 있는가?


 한스 로슬링은 TED 강연을 즐겨 보는 분이라면 알 수 있는 독특하고 신선한 강연으로 유명한 통계학자인데, 유명한 강연 중 하나에  시작 전에 청중들을 대상으로 문제를 몇 개 풀고 시작한다. 책도 마찬가지로 13개의 문제를 풀면서 시작한다. 


그중 한 문제를 소개해 본다.


3. 지난 2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A: 거의 2배로 늘었다.

B: 거의 같다

C: 거의 절반으로 줄었다


정답은 C. 지난 30년간 세계 인구에서 극빈층 비율은 절반으로 줄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 사실을 모른다. 정답을 맞힌 사람은 고작 평균 7%라고 한다. 


이 수치는 지식이 많은 사람들, 언론인들, 지도자 등을 대상으로 해도 랜덤으로 찍어 맞추는 확률인 약 33%보다 높지 않았다. 학교에서 시험을 볼 때, 모르면 찍을 수라도 있으니 맞출 가능성이 있지만, 잘 못 알면 틀릴 수밖에 없다던 선생님의 말씀이 생각나게 한다.


사실 세계 인구의 절대다수가 중간 소득수준을 유지한다.

이들이 우리가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닐 수 있지만, 극빈층도 아니다.

세상은 해를 거듭하며 조금씩 조금씩 나아진다. 모든 면에서 해마다 나아지는 게 아니라, 대체로 그렇다.

더러는 거대한 도전에 직면하지만, 이제까지 놀라운 진전을 이루었다.

이것이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이다.


이 책은 과거의 상황을 업데이트하지 않고 그대로 알고 있거나, 언론과 SNS, 마케팅을 통해 자극적인 부분만 봄으로써 잘못된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것을 자각하게 해주는 것으로 멈추지 않는다. 날마다 일상에서, 교육과 업계, 내가 속한 조직이나 공동체, 그리고 한 시민으로서 살아가게 해주는 10가지 도구를 소개하고 있다.


그 10가지 도구를 간략히 소개해 본다.


1. 간극 본능

최악인 첫 번째 오해는 세상을 가난한 나라와 부유한 나라라는 2개의 엉터리 상자에 나눠 담음으로써 사람들 머릿속에서 세상의 모든 비율을 완전히 왜곡해버린다.

2개의 엉터리 상자로 나눠 담던 상황은 1965년 상황이다.

세상은 크게 변했다. 

세상이 이렇게 바뀌었는데, 적어도 서양인의 머릿속에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은 그대로이다.

서양인 대부분은 시대착오적 생각에 사로잡혀 서양 이외의 세상을 바라본다.


한마디로, 세상은 더 이상 예전처럼 둘로 나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다수가 중간에 속한다. 


 더 이상 '가난한 개발도상국'이라는 집단이 따로 존재하지 않는다.

오늘날에는 75%에 이르는 대다수 사람이 중간 소득 국가에 산다.

가난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중간쯤에서 그런대로 괜찮은 삶을 살기 시작했다.

절대다수는 이미 중간에 진입해있다.


현실은 그렇게 극과 극으로 갈라지지 않는다.


2. 부정 본능

다수가 세계는 점점 나빠진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전 세계는 20년 전만 해도 전체 인구의 29%가 극빈층이었지만, 이제는 그 비율이 9% 줄었을 정도로 크게 변했고, 오늘날에는 거의 모든 사람이 지옥을 탈출했다.

그런데 우리는 텔레비전에서 여전히 극빈층을 보고, 아무것도 변하지 않은 것만 같다. 

거의 모든 나라가 거의 모든 면에서 발전했다.


우리는 좋은 것보다 나쁜 것에 더 주목하는 본능을 갖고 있다.

뉴스는 현재 일어나는 나쁜 사건에 대해 끊임없이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3. 직선 본능

이 책에서 가장 극적이며, 내 생애 일어난 변화 중 가장 믿기 힘든 것은, 전 세계 여성 1인당 출생아 수 감소를 보여주는 도표이다.

1948년에 여성 1명은 아이를 평균 5명 낳았다.

그러다가 1965년 이 수치가 전에 없이 급격하게 줄기 시작했다. 그 결과 지난 50년간 전 세계에서 이 수치는 평균 2.5명 아래로 크게 떨어졌다.

수십억 인구가 극빈층을 탈출하면서 이들 대부분이 아이를 적게 낳기로 결심했다.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멜서스의 <인구론>처럼 인구는 현재 계속 직선으로 뻗어나가지 않고 있다.

그렇게 직선으로 늘어나는 일은 현실에서 매우 드물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4장 공포 본능

2016년에 총 4000만 대의 상업 항공기가 목적지에 무사히 착륙했다.

치명적 사고를 당한 항공기는 10대에 불과하다. 언론이 언급하는 항공기는 당연히 이 10대이다. 전체 항공기 가운데 0.000025%이다.

무사히 착륙한 항공기는 뉴스거리가 못 된다.


공포는 우리가 가장 무서워하지만 위험하지는 않은 것에 주목하게 하고, 실제로 매우 위험한 것은 외면하도록 한다.

폭력, 감금, 오염을 두려워하는 자연스러운 본능 탓에 우리는 그 위험성을 체계적으로 과대평가한다.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반드시 가장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5장 크기 본능

2016년 420만 명의 아기가 죽었다.

유니세프가 가장 최근에 발표한, 전 세계에서 1년도 살지 못한 채 죽은 아이들의 수치이다.

이 수치가 적지는 않지만, 역사상 가장 적은 수치이다.


사람들은 비율을 왜곡해 사실을 실제보다 부풀리는 경향이 있다.

수치 하나만 보고 그 중요성을 오판하는 성향도 본능이다.

중요성을 오판하지 않으려면 수치를 하나만 갖고 따지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6장 일반화 본능

사람들은 끊임없이 범주화하고 일반화하는 성향이 있다.

일반화 본능은 우리에게 필요하고 유용하지만,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왜곡할 수 있다.

실제로는 매우 다른 사물이나 사람 또는 국가를 같은 범주로 잘못 묶을 수 있고,

같은 범주에 속한 모든 대상을 다 비슷하다고 단정할 수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소수를 가지고, 심지어 매우 드문 단 하나의 사례를 가지고 그것이 속한 범주 전체를 속단할 수 있다는 점이다.

스스로 엉터리 일반화를 하지 않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7장 운명 본능

문화, 국가, 종교, 국민은 바위가 아니다. 그것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탈바꿈한다.

사회와 문화는 끊임없이 움직인다. 사소하고 더뎌 보이는 변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축적된다.


운명 본능을 억제하려면 더딘 변화를 불변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연간 변화가 1%에 그쳐도 너무 적고 느린 것 같다는 이유로 무시해서는 절대 안 된다.


8장 단일 관점 본능

단일한 원인, 단일한 해결책을 선호하는 이런 성향을 단일 관점 본능이라고 부른다.

세상에서 단일한 것으로 설명되고 해결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을 것이다.

이러한 단일 관점이 상상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걸 알아보고, 문제를 여러 각도에서 바라봐야 더 정확하게 이해하고 현실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9장 비난 본능

왜 안 좋은 일이 일어났는지 명확하고 단순한 이유를 찾으려는 본능이다. 

비난 본능은 개인이나 특정 집단의 중요성을 과장한다.

세계를 정말로 바꾸고 싶다면, 그 세계를 이해해야지 비난 본능을 따르는 것은 결코 도움이 안 된다.


개인을 비난하다 보면 다른 이유에 주목하지 못해 비슷한 문제의 재발을 방지하는데 힘쓰지 못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10장 다급함 본능

의도적으로 다급함 본능을 자극한다.

이렇게 재촉하면 비판적 사고를 하기보다 빨리 결정하고 당장 행동하게 된다.

하지만 침착하라. 그건 대개 사실이 아니다.

절대 그렇게 다급하지 않고, 절대 이것 아니면 저것이 아니다. 


다급함 본능은 위험이 임박했다고 느낄 때 즉각 행동하고 싶게 만든다.

다급함 본능을 억제하려면 하나씩 차근차근 행동해야 한다.


 이 책은 단순히 세계를 바라보는 잘못된 세계관을 고치게 해주는데 그치지 않고, 지식에는 유통기한이 없음을 계속 갱신하고 스스로를 점검하며 돌볼 수 있게 해주는 10가지 도구를 체계적으로 쓸 수 있도록 알려주고 있다.


 한스 로슬링은 2015년 인구주택 총 조사 스페셜 콘서트에 연사로 초청되어 우리나라에 맞는 강연을 한 적이 있다. TED보다 한국의 발전을 세계적 시각으로 이야기해주는 강연이 너무 인상적이라 책을 읽기 전 그에 대해 궁금함이 있거나, 읽은 후 복습으로 보면 좋을 것 같다.


 이렇게 세계적인 연사가 현대 i30보다 작은 유럽과 인도에서 판매되는 i10을 타고 다니는 부분도 인상적이고, 2017년까지 강연 스케줄이 꽉 차있었지만 방문해서 강연을 해주신 것도 너무 고마웠다.


 이때가 아니었다면 우리나라에 대해 강연하는 것을 들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그는 다음 해 2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모든 강연, 방송 출연, 영화 제작도 취소하면서, 이 책을 쓰는데 시간을 많이 썼다고 한다.

 결국 암 진단 1년 후 사망하여, 책이 세상에 나오는 것을 보지는 못했지만, 살아생전 함께 일을 했던 아들 부부의 마무리로 이렇게 좋은 책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카네기멜론 대학의 교수였던 랜디 포시가 자신의 이야기를 마지막 강의로 남겼듯, 한스 로슬링은 우리에게 남은 인생을 '사실에 근거한 세계관'으로 살아갈 수 있는 기회를 책으로 남겨 주었다.


 그 기회에 감사하고, 주변에 추천하고, 나누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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