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각하는 뇌 상식사전
이케가야 유지 지음, 박소현 옮김 / 김영사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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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의 창시자라고 할 수 있는 애덤 스미스가 '인간은 합리적 존재'라고 설정한 이후, 경제학자들은 모든 기본을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인간을 기본으로 설정하였다.

하지만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정통 경제학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인간의 비합리적인 의사 결정을 탐구가 확장되어 '행동경제학'이 되고 이를 통해 노벨 경제학상도 수상했다.

대니얼 카너먼 교수가 꾸준히 연구한 주제가 인간의 의사결정 편향(bias)이다.

이후 여러 가지 분야에서 편향과 관련된 연구가 시작되고, 발전되어 가고 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가 바로 편향 중 하나인 '인지 편향'이다.

'인지 편향'(Cognitive bias)은 우리 뇌가 효율적으로 작동하려고 최적화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생겨난 결함이다.

이런 편향을 다룬 책들은 많이 있었다.

앞에 이야기한 '행동경제학'을 다른 '행동경제학', '상식 밖의 경제학'이라는 책도 있다. 사실 유명한 논문을 같이 다룬 부분도 있어, 몇몇 챕터는 중복되기도 한다. 하지만 이 책은 편향의 고전부터 최신 예시까지 80개 항목을 선정했다. 재미를 위해 삽화와 퀴즈로 시작하고, 그에 대한 설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금까지 본 편향 관련 책 중 가장 쉽고, 깔끔한 책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의 이전 작품 <본인은 깨닫지 못하는, 마음의 맹점>이 호평을 받아 내용을 보충하고, 30항목에서 전체 80항목으로 늘렸다고 했다.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출처와 조사를 5년간 했다고 하니 검증되지 않은 글을 바탕으로 쓰인 일부 인터넷 게시물과는 다르다.

다만 80개의 항목을 다루다 보니, 깊이 조금 얕아 보일 수 있지만, 이 책은 어찌 보면 '인지 편향'에 대한 샘플러 같다는 생각이 든다. 어떤 부분에 더 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면, 더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논문을 전부 출처 표기하였기 때문에, 이를 읽거나 인용된 논문을 찾아보는 재미를 이어갈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인지 편향에 대해 알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다시 쉽게 함정에 빠지고, 수정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대니얼 카너먼 교수도 정확한 판단을 내리려면 선택하는 속도를 느리게 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하지만 인지 편향에 관해 이해하면 쓸데없는 충돌을 피하는 예방책이 되고, 뇌를 알면 알수록 자신에 대해서도 타인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지게 될 것이다.

끝으로 몇 가지 특히 눈길이 가는 퀴즈 몇 개를 소개한다.

Quiz 3. 내가 그녀를 좋아하는 이유는?

뇌는 이유를 물으면 이야기를 지어낸다.

게다가 그렇게 날조한 이유를, 마음속에서는 진짜 이유라고 착각하게 만든다. 질문을 받았을 때 입에서 튀어나온 이유의 대부분은 지어낸 이야기이다.


진짜 이유는 본인도 알 수 없는 무의식 세계에 담겨있다.자신이 관여할 수 없는 곳에 이유가 있는데, 우리는 주저하지 않고 당당하게 허구를 이야기한다. 인간은 자신의 허언증을 깨닫지 못하는 가련한 존재인 셈.

깜찍한 우리의 모습이다.


Quiz 8. 나는 나를 잘 알고 있을까?

타인의 얼굴은 보이지만 자신의 얼굴은 볼 수 없는 것처럼 타인의 결점(인지 편향)에는 눈길이 가도, 자신의 결점은 눈치채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은 '자신은 공평하고 올바른데, 다른 사람은 시야가 좁고 편견으로 가득 차 있다'라고 생각하기 쉽다.


이것을 '편향의 맹점'이라고 한다. 우리는 스스로에 대해 무지각하다는 사실에 무지각하다. 최대의 타인은 '나'인 셈이다.

만약 타인에게 분노를 느낀다면 꼭 나 또한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떠올리자.


Quiz 28 멀어도 찾아갈 만큼 맛있는 식당

이렇게 자신의 행동이 합리적으로 보이도록 무의식중에 마음의 내면을 바꾸는 것이다. 이 현상은 연애 기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


좋아하는 상대에게는 나도 모르게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들기 마련이지만, 실제로는 반대로 대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도움을 받는 편이 효과적이라는 뜻이다.


왜냐하면 상대의 마음에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이다.

'내가 이렇게 도와주고 있다.' ->

'싫어하는 사람을 도와 줄리가 없어.' ->

'그래, 나는 이 사람을 좋아하나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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