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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 - 질병과 맞서 싸워온 인류의 열망과 과학
정진호 지음 / 푸른숲 / 2017년 7월
평점 :
계절이 바뀔 때 감기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쉽게 구할 수 있는 감기약부터 깊은 질병으로 인해 평생 복용해야하는 약 등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약’은 알게 모르게 과용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아닌가 싶다. 질병이 아니어도 건강을 위해 복용하고 있는 각종 영양제며, 무엇이 어디에 좋더라는 카더라 통신의 민간요법, 각종 정보를 통해 우리가 복용하고 있는 각종 ‘약’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었다.
그래서 눈에 띈 책이 바로 독성학자인 정진호님의 [위대하고 위험한 약 이야기]다. 약에 관한 오해와 진실, 많은 사람이 과잉 처방과 조제로 인한 각종 부작용, 슈퍼푸드, 건강기능식품 그리고 약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이나 개념을 이해함으로써 생활에 있어 합리적인 약의 선택에 대해 사유할 수 있도록 돕는다. 남자들에 비해 비교적 많이 복용하게 되는 두통, 생리통에 먹는 진통제, 가벼운 수술부터 일생의 몇 번은 겪게 될 수 있는 큰 수술을 위한 마취제, 아스피린, 타이레놀 등의 해열제, 전염성 질병예방을 위한 각종 백신, 감기예방을 위해 먹는 비타민, 술과 숙취해소를 위한 약, 각종 디톡스 요법의 허와 실,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비극, 말라리아 백신, 바이러스의 변종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 등 사실적 지식이 우리의 궁금증을 조금이나마 해소 시켜주고 있다.
현대 과학과 의학의 발전은 인류의 수명을 늘리는데 많은 공헌을 해왔다. 그러나 이로 인한 부작용도 있는 것이 사실인 만큼 다양한 정보와 의약 지식, 개념 정도는 우리가 평소 알고 있는 것이 가족 건강을 지키는데 중요함을 인식하게 된다. 지금은 아이들이 연령별로 접종해야하는 예방접종이 체계적이어서 비교적 건강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지만 불과 수십 년 전에는 그렇지 못했다. 그런데 한 때 저명한 학술지에 MMR(홍역,볼거리,풍진)예방 백신이 자폐증을 유발한다는 논문의 파문으로 영국에서 백신반대운동이 일어났는데 이는 조작된 논문으로 판명 났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예방접종을 하던 때에 비하면 백신반대가 많았던 시기의 질병이 더 많이 걸렸었다는 통계가 나옴으로써 예방접종의 신뢰성이 좀 회복 됐지만 정말 안전할지의 의문은 꼭 따라다닌다.
이 책에서 요즘 시사와 깊게 관여되어 있는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비극과 기형아 출산에 비극을 가져다 준 의약품 탈리도마이드 사건의 유사성에 대한 충격적 사실은 국가의 식품안전이나 생활용품의 안정성에 대한 세밀하고도 촘촘한 기준의 필요성을 요구하게 된다. 언제 이런 건강에 관한 불안감에서 해방될 수 있을지.... 적어도 국민의 건강을 위해 의약업에 관한 상업적 판단보다 공공성이 중시되는 사회가 유지될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며 약에 대한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교양서로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