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의 자본론 - 자본은 인간을 해방할 수 있는가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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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보안에는 '샌드박스(sandbox)'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아이들이 온 집안을 어지럽히지 않게 모래상자 안에서만 놀 수 있게 한 것처럼, 외부의 서비스가 컴퓨터 전체를 접근하지 못하고, 샌드박스 라는 허용된 공간안에서만 운용되게 하는 겁니다. 인터넷 익스플로러나 크롬같은 웹 브라우저에도 그 개념이 적용되어 있습니다.


웹 브라우저를 통해 접근하는 인터넷 사이트들이 내 컴퓨터를 마음대로 휘젓고 다니면 내 컴퓨터는 남들의 놀이터가 될 뿐이죠. 그래서 웹 브라우저 안에서만 동작하게 하는 것, 그것이 샌드박스입니다. 브라우저밖의 내 컴퓨터에 접근하려면 나의 동의가 있어야 하죠. 파일 업로드나 파일 다운로드 처럼.


액티브 엑스가 보안의 적으로 지목되었던 이유는 샌드박스의 개념을 무너뜨리기 때문이었습니다. 기술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공신력있는 정부 사이트와 금융권 사이트 등에서 액티브 엑스의 설치를 강제하면서 사용자들에게 잘못된 컴퓨터 사용 습관을 길들인 것입니다.


무슨 프로그램인지도 모르고 설치를 물으면 '예'를 누르는 습관을 강요해서, 악성 사이트와 악성 프로그램에게 내 컴퓨터를 내어주게 하는 것입니다. 신뢰할 수  없는 서비스에 대해서는 '아니오'를 눌러야 하는데 무작정 '예'를 누르는 습관을 길들인 것, 그게 액티브 엑스의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근데, 그런 맥락은 외면한채 그저 액티브 엑스 기술만 축출하는 건 눈가리고 아웅일 뿐입니다. 명칭은 다르지만 위험한 맥락은 고스란히 간직한 다른 프로그램들로 대체했을 뿐이지요. 게다가 최근의 안드로이드 앱은 액티브 엑스의 위험을 뛰어 넘은 것 같습니다. 우리는 알지도 못하고, 신뢰하지도 못하고, 그에 대한 보장도 없는 앱들을 무방비로 설치하고, 폰에 대한 접근 권한을 줍니다. 


저는 경제학 이론들을 접하면 그 샌드박스를 떠올립니다. 고딩 때 정치경제 과목과 대1 때 경제학 원론이 제 경제학 배움의 전부이지만, 그런 선입견을 갖고 있습니다. 교과서에서 본 주요한 이론들, 보면 실현되기 어려운 전제 조건들 하에서의 이론입니다. 예를 들면 완전 경쟁 시장.


경제학 이론들이 매우 중요하고 유효하지만, 제가 알기로는 그런 비현실의 조건을 전제하는 이론들입니다. 근데 그것이 마치 복잡한 현실 세계에서도 그대로 적용되는 절대의 진리인 것처럼 경제 학자들은 말합니다. 


저는 그 이론들이 일종의 샌드박스 안에서 세워진 이론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론들은 매우 중요한 진리의 단면을 갖고 있지만, 복잡다단한 현실 세계에서도 기계적으로 적용되는 절대 반지는 아니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국부론 해설서를 읽을 때도, 이번에 자본론 해설서를 읽으면서도 계속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즉, 제가 이 책의 내용을 완전히 동의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먼저 밝히고 싶습니다.



1 장. 실천적 유물론자 카를 마르크스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자본주의 세계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자본의 물신적 특성을 드러낸 고전으로 유명하다. 그 이면에는 생시몽, 푸리에 등의 프랑스 사회주의, 애덤 스미스 등의 영국의 정치경제학이라는 경험론에 근거한 유물론과 헤겔 변증법을 비롯한 독일 관념론에 영향을 받고, 그 둘을 넘어선 '고차적인 단계'인 그의 '변증법적 유물론'이 자리하고 있다.


"지금까지 철학자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했을 뿐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세계를 변화시키는 것이다."


기존의 유물론과 관념론은 단지 우리에게 이미 주어진 세계를 '해석'할 뿐이지만,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세계를 새로운 세계로 '변혁'한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은 기존의 유물론과 관념론을 헤겔처럼 단지 종합, 통일한 것이 아니라, 이 둘을 뛰어넘는 고차원적인 단계에 있는 혁명적 유물론이다.


마르크스의 유물론에 따르자면, 인간의 삶을 이끌어가는 것은 기존의 것을 넘어서서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는 삶의 의지, 즉 투쟁이다. 그가 '자본론'을 연구하고 써내려갔던 것 또한 투쟁이었다.


- 고차적 유물론으로서의 과학

관조적인 경험론과 공상적인 관념론은 근대 과학의 철학적 세계관으로, 그 원리는 인간이 개입할 수 없는 관조적이고 수동적인 것이다. 그에 반해 마르크스의 과학에 있어서 제 1 원리는 인간의 실천 활동의 산물이다. 


그러므로 마르크스의 과학은 근대의 과학에 근거하지만, 그것을 뛰어넘는 고차적인 유물론적 관점에서의 과학이다. 이 과학은 자기 비판적이며 자기 혁명적이다.


- 마르크스 유물론과 변증법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이론과 실천의 통일인 과학으로서의 철학이다. 이 철학은 변혁적 실천의 이론적 무기로서 , 과학으로서의 철학을 제시하고 있다. 이 철학은 관조적 철학의 지위를 넘어서는 실천적인 유물론 철학이다. 


그렇다면 모순적인 현실 자본주의 체제를 변혁할 현실적 인간, 즉 실천의 주체는 누구인가? 그것은 다름아닌 프롤레타리아트, 다시 말해 노동자 계급이다. 타자의 필요욕구를 충족시키지 않고는 자신의 필요욕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사회적 존재, 이들이 바로 프롤레타리아트이다. 이는 개별적이고 고립적인 원자화된 개인이 아니라 사회적 관계를 내포하는 계급이다.


철저하게 속박되어 있는 프롤레타리아트는 시민 사회의 한 계급이지만, 자신의 특수한 권리를 넘어서서 시민 사회의 모든 계급의 권리를 쟁취할 때만, 즉 모든 인간의 완전한 회복을 통해서만 인간으로서의 자신의 특수한 권리를 획득할 수 있는 보편적 존재이다.


시민 사회내의 개별적이고 특수한 다른 계급의 당파성과 달리 프롤레타리아트의 당파성은 이를 넘어 보편성의 영역에 있다. 이리하여 프롤레타리아트는 과학성과 당파성이 통일 되어 있는 실천적, 보편적 존재이다.


자본론은 자본의 운동 법칙을 관조적으로 서술한 것이 아니라 프롤레타리아트가 자본을 해체할 수 있는 투쟁의 무기를 스스로 쟁취할 수 있게 하는 목적을 가진 변혁적이고 고차적인 유물론적 저서이다.


- 실천활동의 근원

마르크스의 유물론 철학은 실천활동의 산물인 과학적 세계관이다. 그런데 이러한 실천활동 또는 실천의지는 어디에서 오는 것인가?


그것은 지금 우리의 삶이 인간답지 못한 상태에 있다는 문제의식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 문제의식은 내가 어떤 환경에 놓여 있는지에 대한 자기의식이다. 여기서 나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관계에 있는 나이다. 다시 말해 세계를 자신의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내용으로 삼고 있는 나이다.


이 일상적으로 인간답지 못한 세계와의 관계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인간 삶의 역사적인 실천활동의 결과물이다. 그리고 이 관계도 인간의 구체적인 실천활동을 통해 인간다운 관계로 바뀔 수도 있다.


- 자본론의 전체 모습

마르크스는 제 1판 서문에서 자본론의 목적을 첫째, 자본주의 생산의 자연법칙을 해명하는 것, 둘째, 이러한 자연법칙의 해명과 더불어 변혁이 어떻게 가능할 수 있는지를 해명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마르크스의 애초 자본론에 대한 구상은 자본, 토지재산, 임금노동, 국가, 대외정책, 세계시장이라는 여섯권의 계획이었다. 그러나 처음 세 권만이 자본론으로 엮여서 나왔고 나머지 세 권은 쓰이지 못했다.


제 1권 : 자본의 생산과정

이것은 생산과정에 투입된 자본이 어떻게 잉여가치를 생산하는지, 자본축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자본주의적 생산관계가 어떻게 형성되어 유지되는 지를 분석적, 역사적 방법을 동원해 규명한다.


제 2권 : 자본의 유통과정

자본가가 투자한 화폐가 생산수단과 노동력으로 전환되어 상품을 생산하고 이 상품이 판매되어 다시 화폐로 돌아오는 순환과정을 다룬다.


제 3권 :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 과정

이윤, 이자, 지대, 임금의 원천이 잉여가치임을 밝히고, 자본 축적이 진행됨에 따라 이윤율이 저하되고 이로 인해 자본주의 모순이 더욱 심화되는 점을 밝힌다.



2 장. 자본론 읽기

- 상품

자본주의 사회는 상품 사회이며, 따라서 상품의 분석으로부터 자본주의에 대한 분석이 시작된다. 


노동생산물이 교환이 이루어질 때, 그것은 상품이 된다. 상품은 인간의 욕망을 충족시켜 주는 유용성을 가지며, 이를 사용가치라 한다. 그러나 상품은 교환되지 못하면 단순한 노동생산물에 지나지 않으므로 교환될수 있는 가치가 필요하며, 이를 교환가치라 한다. 사용가치는 상품의 질적 속성을 나타내는 반면 교환가치는 양적 속성을 나타낸다.


교환가치는 상품이 교환되는 양적 비율로 나타나는데, 교환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노동생산물을 하나의 공통적인 척도로의 환원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 그것은 추상적 인간 노동이며, 그것이 바로 가치이다.


가치의 크기는 가치를 형성하는 실체인 노동의 양에 의해 측정된다. 노동의 양은 평균적인 숙련도와 평균적인 노동강도와 평균적인 생산력 수준에서 필요한 노동시간, 즉 '사회적 필요노동시간'으로 측정한다. 


가치는 노동생산물에 내재된 초역사적이고 보편적인 것이 아니라, 교환이라는 상품들 사이의 사회적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자본주의 시대의 산물이다. 가치는 인간 욕구의 다양성으로 인해 상품세계 전체와 사회적 관계를 맺는다. 


가치는 상품 소유자들끼리 주관적이고 일시적으로 정하는 것이 아니라, 일정하게 불변하는 법칙적 관계에 따라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형태이어야 한다. 이제 가치의 등가 상태를 나타내는 현물 형태, 즉 화폐 상품이 필요하다.


- 화폐 

화폐는 상품 교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유통 수단으로서 상품의 가치를 표현해주는 일반적인 등가물인데, 상품과 별개의 것이 아니라 여러 상품들 속에서 선택된 특수한 상품이다. 아주 작은 양의 가치도 표현할 수 있을 만큼 잘게 자를 수 있으며, 내구성이 강하고, 많은 양의 가치도 적은 양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금이 화폐의 역할을 하게 된다.


화폐는 상품 세계에 가치 표현의 재료를 제공한다. 모든 상품의 가치는 인간 노동이고 그것은 같은 단위로 측정할 수 있기 때문에 화폐의 가치 척도는 상품들에 내재하는 가치 척도, 즉 노동시간을 현상하는 형태이다.


물물교환에서는 판매와 구매가 즉시 일어나기 때문에 판매와 구매(공급과 수요)가 균형을 이룬다. 그러나 화폐를 통한 상품 유통에서는 판매와 구매가 각각 따로 이루어지고 있다. 이로써 과잉 생산으로 인한 공황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화폐는 모든 상품을 구매할 수 있는 사회적 힘을 가지고 있으므로 부의 축장 수단으로 사용된다. 상품은 다른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화폐로 바꾸기 위해 판매된다. 상품 교환이 아닌 화폐의 축적이 목적이 되어버린다.


또한 화폐는 지불 수단으로 기능하므로, 축적 수단과 지불 수단의 기능을 지닌 화폐는 세계 모든 상품을 구매하도록 해준다. 국내 유통의 단계를 벗어나면 화폐인 금은  국지적 특성을 벗어버리고 원래의 귀금속 덩이 형태로 변환한다.  세계 시장에서 비로소 화폐는, 그 현물형태가 추상적 인간 노동의 직접적인 사회적 실현인 상품의 성격을 완전히 발휘한다. 이제 세계화폐는 일반적 지불수단, 일반적 구매수단, 그리고 부 일반의 절대적․ 사회적 체현물로 기능한다.


- 자본

화폐는 유통과정에서 자본으로 변신한다. 화폐-상품-화폐의 순환 목적이 사용가치가 아니라 더 큰 화폐의 획득일 때, 화폐는 자본이 된다. 자본으로서 화폐의 유통은 그 자체가 목적이 되므로 자본의 운동에는 한계가 없다.


그렇다면 등가물의 교환인 교환 과정에서 잉여가치의 발생, 즉 가치증식은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가치의 변화는 사용가치, 즉 상품의 소비에서 발생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용하면 가치가 창조되는 특수한 상품을 필요로 하는데 그것은 노동력이라는 상품이다. 


노동력의 가치는 다른 상품의 가치와 마찬가지로 노동력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으로 규정된다. 이는 자기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일정량의 생활수단의 생산에 필요한 노동시간이다.


- 자본의 증식

자본가는 생산 과정에 생산 수단과 노동력을 투입하는데 , 자본가의 목적은 자기가 생산에 사용한 가치총액 보다 더 가치가 큰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다. 즉, 잉여가치의 생산이 목적이다.


자본가는 잉여가치를 획득하기 위해 생산수단과 노동력에 화폐를 투입한다. 생산수단은 자기의 가치를 생산물에 그대로 이전한다. 가치를 증식시키기 위해서는 노동자가 받는 임금에 해당하는 노동시간 보다 더 많은 노동시간을 투여해야 한다.


자본가의 입장에서 생산수단에 투자한 화폐는 가치량의 변화가 없는 불변자본이고, 노동력에 투자한 화폐는 가치를 증식시키는 가변자본이다. 그러므로 <상품의 가치 = 불변자본(c) + 가변자본(v) + 잉여가치(s)>의 등식이 성립된다.


노동자의 노동시간중 노동자가 받는 임금에 해당하는 노동시간을 필요노동이라고 하고, 임금으로 받지 못하는 추가적인 노동시간을 잉여노동이라고 하며, 착취라고도 한다. 이 잉여노동시간을 잉여가치라고 하는데, 이 잉여가치가 자본이 된다.(필요노동=가변자본(v) 이며, 잉여노동=잉여가치(s)이다.)


이때 자본의 자기가치 증식 비율을 <잉여가치율=잉여노동(s)/필요노동(v)>이라고 하는데 잉여가치율은 자본에 의한 노동력의 착취도가 된다. 자본은 이러한 과정을 반복하여 자기의 몸집을 불리려고 한다.


그래서 노동자가 일하는 시간을 어떻게든 더 늘려서 최대한의 잉여가치를 생산하려고 한다. 이것을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이라고 한다. 자본가와 노동자는 노동시간을 두고 서로 갈등하고 투쟁하는 관계에 놓인다. 그리하여 노동시간의 표준화는 총자본(자본가 계급)과 총노동(노동자 계급)의 투쟁에서 결정된다.


표준노동일의 제정으로 노동시간을 늘리는 건 한계가 있다. 그러므로 이제 필요노동을 줄여야 한다. 이는 상품의 단위당 가치를 저하시키는 것으로 노동생산성을 향상시켜야 한다. 필요노동시간의 단축으로 생기는 잉여가치를 '상대적 잉여가치'라고 한다. 


노동생산성을 향상시키는 방법은 협업, 분업, 그리고 기계제 대공업이 있다. 기계제 대공업에서 노동생산성의 향상은 노동강도를 높이는 것이다. 협업이나 분업은 노동자가 도구를 사용하지만 기계제 대공업에서는 기계가 노동자를 사용한다.


노동자의 노동은 기계에 맞춰지고 자본가는 기계를 최대치로 운용하므로 노동자의 노동은 기계의 최대치에 맞춰야 하는 엄청난 강도로 이루어진다. 이제 노동자의 노동의 강화는 곧바로 노동자의 소외(인간 소외), 즉 기계의 부속품으로 전락하는 것이다.


노동이 가벼워지는 것조차 기계가 노동자의 노동을 빼앗아 버리는 것이기 때문에 고통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기계 그 자체는 노동을 경감시키지만 자본주의적인 사용으로 노동시간을 연장시키고, 노동강도를 높이며, 인간을 노예로 만들며, 생산자를 빈민으로 만든다. 


기계제 대공업의 발전은 주기적 공황이 발생하는 경제적 조건으로 작용한다. 열병적인 생산과 이에 따른 과잉 공급, 그리고 시장의 축소와 이에 따르는 생산의 마비를 일으킨다. 산업의 생애는 활황, 번영, 과잉생산, 공황, 침체라는 일련의 시기로 구성된다.


- 자본의 축적

잉여가치를 획득한 자본가는 개인적 소비를 제외한 나머지를 다시 자본으로 만들려고 한다. 이를 '자본의 축적'이라고 한다.  


자본의 축적, 즉 자본주의적 생산이 계속되기 위해서는 자본의 생산 과정에서 자본-노동의 계급 관계가 끊임없이 유지되어야 한다. 즉, 자본가 계급은 잉여가치를 끊임없이 생산해 자본을 축적해야 하고, 노동자는 노동력의 판매를 통해 자기 자신과 다음 세대의 노동자를 생산, 유지해야 하며, 어떠한 생산수단도 소유할 수 없어야 한다. 


이로부터 '자본주의적 축적의 일반 법칙'이 도출된다. 사회적 기능자본의 성장과 이로 인한 프롤레타리아트의 절대수와 노동생산력이 커질수록 산업예비군과 빈민은 그만큼 커진다.


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임금노동자로부터 자기의 노동을 자기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을 빼앗아야만 가능하며, 따라서 이른바 국부를 증진시키기 위해 국민 대다수를 빈곤하게 만들어야 한다.


- 자본의 유통 과정

자본의 순환은 화폐 - 상품(생산수단, 노동력) - 생산 - 상품 - 화폐의 과정으로 나타난다. 그런데 자본이 가치증식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려면 이 순환과정을 끊임없이 지속해야 한다.


이러한 자본이 투자되어 다시 자본의 형태로 돌아오는 순환을 자본의 회전이라 부르며, 자본의 회전 시간의 단축은 보다 많은 잉여가치의 증대를 가져온다.


-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과정

애덤 스미스가 미처 파악하지 못한 이윤과 지대의 원천이 잉여가치임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자본주의적 생산의 총과정을 고찰해야 한다. 


과학을 통해 <상품가치 = 불변자본 + 가변자본 + 잉여가치>라는 등식이 성립되었다. 그러나 자본가의 관점에서는 <상품가치 = 자기가 생산에 투입한 비용 + 이윤>이라고 생각한다. 그리하여 잉여가치 대신에 이윤으로 대체되고, 잉여가치율(잉여가치(s)/가변자본(v)) 대신에 이윤율(잉여가치(s)/자본투입총액(c+v))이라는 개념으로 대체된다.


자본의 유기적 구성도(c/v)가 높다는 것은 가변자본이 적어진다는 것, 즉 노동자의 임금 부분이 적어지고 불변자본이 많아지고 노동강도가 강해진다는 것이다. 가변자본이 줄어든다는 것은 잉여가치(s)가 줄어드는 것이고 이는 이윤율(s/(c+v))을 저하시킨다. 이를 '이윤율 저하 경향의 법칙'이라고 한다.


이윤율 저하 경향은  노동력을 감소 시키고 이는 다시 이윤율의 저하와 이에 따른 노동력의 감소로 순환된다. 노동력의 감소는 과소 소비 상태를 불러오고 결국은 경제 공황을 불러온다.


마르크스는 자신의 유물론적 변증법(추상에서 구체)에 의한 고찰을 통하여 속류 경제학의 삼위일체 공식의 오류를 정리하고 있다. 자본-이윤, 토지-지대, 노동-임금의 세 항은 속류 경제학에서 서로 연관성이 없는 개별적인 것들로 나타난다. 그러나 이윤, 지대, 임금이라는 수입은 노동자가 새로 창조한 잉여가치의 세 가지 형태로서 그 원천은 노동자의 잉여노동이다. 


속류 경제학이 자본주의 생산방식을 모든 사회의 생산양식에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자연법칙으로 파악하는 것과 달리,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은 특수한 종류의 생산양식이다. 분배관계는 이 생산양식과 동일하며 마찬가지로 역사적으로 일시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근대 경험론에 근거한 속류 경제학자에게 자본주의 사회의 계급은 노동자, 자본가, 지주 3개이다. 그런데 이 3대 계급은 분업의 결과로 나타난 것이므로 사회적 분업에 따라 무수히 많은 계급으로 나타날 수도 있고, 무한하게 많은 계급이라는 것은 계급이 없다는 말과 같다. 결국 속류경제학에서는 계급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자본가 계급과 노동자 계급의 계급적 충돌은 개인들의 이기주의적 행동에 지나지 않는다.


이와같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은 자본이 인간 해방을 어떻게 가로막고 있는지, 그리고 노동자 계급이 이 장애를 어떻게 넘어설 수 있늕가를 '과학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대표 저작이다. 그리고 유물론의 '과학성'을 드러내기 위해 사용한 방법은 '추상에서 구체로 상승하는 방법'으로서의 변증법이다. 그리하여 '자본론'은 하나의 과학으로서 유물론과 변증법이 종합, 통일되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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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미스의 국부론 - 인간 노동이 부를 낳는다 EBS 오늘 읽는 클래식
이재유 지음, 한국철학사상연구회 기획 / EBS BOOKS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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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EBS 고전 철학 시리즈 중의 하나로, 저자 이재유는 철학자라고 합니다. 철학자가 지은 책답게 국부론에 대한 해석이 철학적 관점에 많이 치중한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제가 이 책을 고른 이유는 두께는 얇고 내용은 적어서 입니다.  국부론의 내용이 궁금해졌는데, 국부론 원전을 읽기에는 지식도, 소양도, 성의도 부족합니다.


스코틀랜드의 철학자이며 경제학자인 아담 스미스는 그의 저서 '국부론'(원제:국부의 형성과 그 본질에 관한 연구)을 통해 고전 경제학의 이론을 최초로 확립한 사람으로서, 경제학의 아버지로 불리고 있다. 그렇지만 아담 스미스는 어쩌면 가장 오해받는, 또는 가장 도용되는 경제학자일 지도 모른다.


애덤 스미스는 데이비드 흄을 잇는 스코틀랜드 계몽주의자로서,  '도덕감정론'을 통해서 인간 본성에 관해 탐구하였고, 그 토대 위에서 '국부론'을 통해 사회 질서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했다. 도덕감정론은 국부론의 대전제로, 두 책을 같이 보아야 아담 스미스의 사상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국부론은 경험론과 합리론의 근대적 세계관과 거리를 둔,  '공감(sympathy)'이라는 도덕철학적 세계관을 기반으로 '자유방임주의', '분업화', '노동가치설'을 이야기한다.


공감은 “타인이 처한 상황에 우리 자신을 설정해놓는 상상 때문에 우리는 타인과 완전히 같은 고통을 겪는다고 느끼려 하는 감정”으로 인간 본성이며, 인간에게 '이미 주어진 것'이다. 그러므로 인간은 이기적 존재일 뿐만 아니라, 타인의 행복과 슬픔을 함께 느끼는 이타적 존재이기도 하다.


스미스가 말하는 이기심은 자기애(self-love)를 말하는 것으로, 배타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인 것이며,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관계를 맺는 사람들 사이의 공감을 의미한다. 공감을 규정하는 것은 인간 마음 속의 '공평한 관찰자'이다.


공평한 관찰자는 자신의 이해관계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즉자적인 것이 아니라, 주관적인 이해관계를 벗어난 객관적인 위치에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 공평하게 일어나는 것으로, 각 개인의 주관 밖에 있지만 동시에 객관적으로 각 개인 모두에게 내재된 본성이다


스미스는 노동이 부의 본질이라고 생각했다. 스미스가 생각한 부는 국가 구성원 모두의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재화를 의미하며, 이 재화의 생산은 타인에 대한 공감과 그 공감의 실천적 행위인 노동을 통해서만 이루어질 수 있다. 자기애는 공감이고, 공감은 노동으로 나타난다.


이 공감과 노동을 통해 개인은 적대적인 경쟁의 산물인 독점에서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아무도 계획하지 않았는데도 필요한 물품과 서비스가 적절하게 공급되고 소비된다. 


분업 역시 공감에 기초한다. 인간은 사회 속에서 협동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거래하교 교환하고 교역하려는 성향이 있다. 분업의 결과 생산물이 대폭 증가하여 최저 계층의 사람들에게까지 보편적인 부를 가져다 준다.


부자들의 이기심과 탐욕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인도되어 생활 필수품을 분배하게 된다. 그리하여 의도하거나 알지 못하는 사이에 사회의 이익을 증진한다(도덕감정론)


사실 그는 사회의 이익을 추구하고자 의도하는 것도 아니고, 그는 다만 그 자신의 이득만을 의도하고 있다. 이 경우 그는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려 그의 의도에는 없었던 목적을 추진하게 된다(국부론)


인간은 보이지 않는 손에 인도되어 사회적 이익에 이바지한다. 처음부터 사회적 이익을 고려하지 않더라도, 마음속의 이성과 양심인 '공평한 관찰자'에 이끌려 사회 이익에 공헌하기 위해 의식적 노력을 한다. 보이지 않는 손은 공평한 관찰자이다.


스미스는 산업혁명 이전의 노동자와 빈민의 처참하고 비인간적인 고통의 해결방법을 국부론에서 모색하고자 했다. 그는 국부론에서 노동의 분업으로 인한 생산력의 발전이 국가 구성원을 빈곤에서 구해줄 수 있다고 봤다.




- 분업
분업은 생산성을 대폭 증가시켜 최저 계층의 사람들에게까지 보편적인 부를 가져다 준다.

분업은 하나의 물건을 다른 물건과 교환하려는 인간의 본성 때문에 일어난다. 이러한 교환은 인간의 자비심이 아니라 이기심에 기초해 일어난다.분업을 통한 교환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재능과 자질을 계발하고 완벽하게 만들도록 장려한다. 오늘날의 공교육 체계는 분업 발달의 결과다.

분업은 시장의 확대를 요구한다.이를 위해 해,수상 운송이 발달하고, 각종 산업이 세분화되어 발전한다. 해,수상 운송의 발달과 더불어 해군력이 발달하면서 식민지 개척을 위한 제국주의가 생겨난다.

- 가격
상품을 교환하려는 사람에게 그것은 그 상품을 구매할 수 있게 하는 노동의 양과 같다. 따라서 노동은 모든 상품의 교환가치를 측정하는 진실한 척도이다.

노동 역시 명목 가격과 진실 가격을 가진다. 진실가격은 노동을 얻기 위한 생필품과 편의품의 양이고, 명목가격은 노동을 얻기 위한 화폐의 수량이다. 노동자의 부와 보수는 명목가격이 아니라 진실가격에 비례한다.

상품 가격은 원료 가격 + 노동자의 임금 + 자본의 이윤으로 구성되며, 자본의 이윤은 투자된 자본의 크기에 비례하고, 노동자들의 노동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상품의 시장 가격은 유효 수요자의 비율에 의해 결정되므로,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자연 가격을 최대한 낮춰야 하기 때문에 노동 강도가 강해진다.

- 노동 임금
노동생산물은 지대, 이윤, 임금으로 분배되며, 이런 상황에서 노동 임금은 노동자와 고용주의 쌍방 계약에 의해 의거한다. 고용자와 노동자의 임금을 둘러싼 화해할 수 없는 계급 투쟁은 자연스러운 것이며 거의 고용주의 승리로 끝난다.

노동자의 임금은 국부의 계속적인 증가에 따라 인상된다. 국부의 계속적인 증가를 위해서는 분업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가장 좋은 기계를 사용하여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그의 경제결정론은 노동자를 하나의 상품으로 보면서도 온정주의적이고 합리적인 측면을 가지고 있다. 국부의 증가는 노동 임금의 상승과 자본의 이윤 증대를 동시에 가져오고, 자본가는 이윤 증대를 위해 분업으로 효율성을 높이고 가장 좋은 기계를 사용하여 생산성을 높이려 한다.

- 자본
자본은 수입을 가져올 수 있는 여윳돈으로 유동 자본과 고정 자본으로 구분한다. 유동 자본은 유통 또는 교환을 통해서 이익을 가져올 수 있는 자본이고, 고정 자본은 소유주의 변동 없이 토지, 기계 등의 생산 수단에 들어가는 자본이다.

- 자본 증대
노동은 자본의 이윤을 만들어 내는 생산적 노동과 자본의 이윤을 만들어 내지 못하는 비생산적 노동으로 구분된다. 제조업 등의 상품을 만들어 내는 노동이 생산적 노동이고, 서비스업의 노동이 비생산적 노동이다.

나라가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자본을 모아야 하고, 자본을 모으기 위해서는 비생산적 노동자와 실업자들을 생산적 노동자로 끌어들여야 한다.

자본의 이윤은 생산적 노동자가 생필품을 소비할수록 커지므로, 자본이 모아지고 나라가 부강해지려면 생산적 노동자가 생필품들을 풍족하게 소비할 만큼 임금을 벌어야 한다.

- 자본의 구분
자본은 완성품 원료 구입에 사용되는 농업 자본, 천연 생산물을 완성품으로 가공하는 제조업 자본, 완성품을 운송하는 도매상 자본, 상품을 소량 포장하는데 사용하는 소매상 자본의 네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이 네 가지 자본은 농업>제조업>도매업>소매업 순으로 많은 이윤을 만들어 낸다.

- 사물의 자연스러운 진행과정
물질을 새롭게 생산할 수 있는 곳은 시골 뿐이고, 도시는 이 물질을 변형시킬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시골인 농촌의 생산량이 늘어야만 도시의 일자리와 부를 늘리 수 있다. 도시의 부와 발전은 농촌의 개량과 경작 확대에 비례한다. 따라서 사회의 자본은 농업, 제조업, 외국 무역의 순서로 향한다

- 사물의 자연스러운 진행과정을 어긴 유럽
유럽의 산업회된 근대 국가들은 대토지 소유의 등장과 곡물 수출 금지법으로 땅을 기름지게 하거나 확대하는 것에 대한 관심을 없애서 사물의 자연스러운 진행과정을 뒤집어 엎었다.

농사를 짓는 자유인들이 먹고 살기 힘들어 도시로 올라오고 사업과 무역에 종사하면서 도시가 성장하고 발전했다. 해안이나 강의 연안에 위치한 도시들은 무역과 상업을 통해서 많은 이윤을 남겼지만, 운송비를 아끼기 위해 국내에 제조업을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래서 대부분의 부강한 나라들은 국내에 제조입이 있다.이런 국내 제조업은 일반적으로 국내 원료를 사용하고, 국내 농업의 발전을 불러와서 나라가 부강해진다.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서 도시의 상업, 제조업은 시골의 개량, 경작의 결과가 아니라 그 원인이었다. 이러한 순서는 사물의 자연적인 진행 과정에 반대되므로 필연적으로 느리고 불확실하다. 이는 상업, 제조업에 의존하는 유럽의 느린 진보와 농업에 의지하는 북아메리카 식민지의 빠른 진보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 중상주의에 대한 비판
중상주의는 국가의 부와 관계없고 상인의 이익을 중시한다. 또한 나라의 화폐을 증대시키기 위한 정부의 개입은 사물의 자연적 진행 과정을 거꾸로 하는 것이므로 전혀 불필요하다.

국가의 부를 늘리려는 것은 국민의 풍족한 생활을 위해서므로, 외국 무역을 하는 것은 남아도는 부분을 수출하고, 국내에서 소비되어야 할 부분을 수입하려는 것이다. 외국으로 상품을 팔지 못해도 국내에서 소비할 수 있기 때문에 망하는 것은 상인일 뿐, 국가가 아니다.

- 중농주의에 대한 비판적 지지
수공업자, 상인, 제조업자를 비생산적 계급으로 보는 것이 중농주의의 주된 잘못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부가 노동에 의해 해마다 재생산되는 재화들이라는 점과 완전 자유 무역을 주장한 점에서 중농주의가 의미있고 정당하다고 말한다.

- 국가를 잘 유지할 수 있는 5가지 비용
사회를 방위하기 위한 지출과 국가 원수의 존엄을 유지하기 위한 지출, 사법행정의 지출, 지방이나 주의 지출, 훌륭한 도로와 교통을 위한 지출, 학교 교육의 비용

- 세금 징수의 4가지 원칙
1, 국민 각자의 능력에 비례해야 하여 세금을 내야 한다
2, 국민 개인이 내는 세금은 확정적이어야 하며,
3, 납세자가 가장 편리한 시간에 편리한 방법으로,
4. 세금만큼만 국고에 들어가야지 세금과 관련한 불필요한 돈이 국고에 들어가면 안된다.


오늘날 권력을 옹호하기 위해 스미스의 이름이 도용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이라며 시장을 숭배한다. 스미스는 그런 행위를 지지하지 않는다. 


스미스는 국민의 대다수인 노동자가 잘 살아야 국가가 번영한다고 했다. 그는 성과급은 노동자의 건강을 망치기 쉽다고 비판했으며, 고용주는 다수의 노동자들에게 열심히 일하도록 고무하기 보다는, 오히려 노동자들의 열정을 누그러뜨리고 휴식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스미스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것은 모든 국민의 부와 사회적 이익이었다. 그의 경제학은 시장만능주의적 자유방임과 이에 따른 부의 독점과는 상당히 다른 기반위에 있다. 스미스는 기득권의 경제독점을 강력히 비판했다. 스미스의 자유방임주의는 정부의 감시하에 정의롭고 공정하게 돌아가는 시장을 의미한다. 


현대 부르주아 경제학이 주장하는 신자유주의의 문제점에 대한 옹호가 아니라 해결책으로서 국부론이 등장할 때, 국부론은 죽지 않고 살아있는 고전으로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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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로 보는 영화의 역사 - 라이벌 난장사
남무성 그림.각색, 황희연 글 / 오픈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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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기는 편하지만, 내용이 빈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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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머니로드 - 돈의 흐름을 바꾼 부의 천재들
장수찬 지음 / 김영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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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이야기들이지만,
전체를 일관하는 주제와 흐름은 미약하고 산만하다.
조선 시대의 돈과 군대에 관련한 이야기들의 모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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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법고전 산책 - 열다섯 권의 고전, 그 사상가들을 만나다
조국 지음 / 오마이북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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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조국 교수가 '현대 민주주의 법사상의 뿌리'가 된, 15권 법고전의 사상과 현재 한국 사회에서의 그 모습을 설명하는 책입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제가 깨달은 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가, 저 수백년 전의 사상가들 보다도 진부하고 고루하다는 것입니다. 


21세기의 우리는 산업혁명이니, 정보통신 혁명이니 하는 로켓 근두운을 타고 민주주의를 확장한다며 날아다녔지만, 혁명의 시대를 살았던 사상가들의 손바닥을 벗어나지 못하는 손오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들의 시대에 인식하지 못했던 환경이나 동물권 등의 분야에서는 우리가 주머니를 뚫은 송곳이지만, 가장 기본인 인간의 자유와 평등에 대해서는 그들의 생각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히려 우리는 머리도 가슴도 수구 꼴통입니다. 나를 금이 가게 만들고 싶습니다.


책은 강의 내용을 기반으로 쓰여진 책이라 개념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읽기가 매우 편합니다. 10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장의 소제목과 소개글 만으로도 절반은 먹고 들어가는 책입니다.


1장. 사회계약 : 인민의 자기 계약을 통한 국가권력의 형성

           - 장 자크 루소 《사회계약론》

           - 자유는 평등 없이는 존속할 수 없다.


2장. 삼권분립과 '법을 만드는 방법' : 권력이 권력을 저지하도록 해야 한다.

           - 몽테스키외 《법의 정신》

           - 재판권은 시민 가운데 선출된 사람들이 행사해야 한다.

           - 국가는 모든 시민에게 생활을 보장해야 한다.


3장. 입법권의 한계와 저항권 : 인민은 폭정을 무력으로 제거할 권리가 있다.

           - 존 로크 《통치론》

           - 인간은 폭정으로부터 벗어날 권리 뿐만 아니라 그것을 예방할 권리도 갖고 있다.

           - 소유권은 노동이 첨가된 것에 대한 권리이다.


4장. 죄형법정주의 : 형사사법체계는 총제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

           - 체사레 베카리아 《범죄와 형벌》

           - 범죄에 대한 처벌은 오직 법률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 형벌은 범죄에 비례해야 한다

           - 범죄를 예방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형벌의 잔혹성이 아니라 형벌의 확실성에 있다.


5장. 소수자 보호와 사법통제 : 민중을 위한 사회대개혁과 입헌민주주의 구축

           - 토머스 페인 《상식》    

           - 알렉산더 해밀턴 外 《페더럴리스트 페이퍼》

           - 자유로운 나라에서는 국가가 사람이 아닌 법에 근거한다.

           - 다수가 그들의 공동 이익을 위해 결합한다면 소수의 권리는 위태로워진다.

           - 법정은 입법부의 권한을 제한하는 것을 중요한 역할로 봐야 한다.


6장. 자유 : 국가와 사회는 개인의 자유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가?

           -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 설령 단 한 사람만을 제외한 모든 인류가 동일한 의견이고, 그 한 사람만이 반대 의견을 갖는다고 해도 인류에게는 그 한 사람에게 침묵을 강요할 권리가 없다.

           - 진리란 타인의 주장에 맹종할 뿐인 사람들의 진실한 의견에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오류에 의해 더 많은 것을 얻게 된다.


7장. 권리 : “권리 침해에 저항하는 것은 의무다”

           - 루돌프 폰 예링 《권리를 위한 투쟁》

           - 법의 투박한 현실을 직시하면서 법을 이해해야 한다.

           - 법의 생명은 투쟁이다.


8장. 악법도 법인가 : 소크라테스는 “악법도 법”이라고 말한 적이 없다

           - 플라톤 《소크라테스의 변명》·《크리톤》

           - 불의에 굴복하기 보다는 차라리 기꺼이 죽음을 택할 것이다.


9장. 시민불복종 : 법에 대한 존경심 vs 정의에 대한 존경심

           - 소포클레스 《안티고네》

           - 헨리 데이비드 소로 《시민불복종》·《존 브라운을 위한 청원》

           - 인간의 명령이 신들의 변함없는 불문율에 우선할 수는 없다.

           - 법에 대한 존경심보다는 정의에 대한 존경심을 함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10장. 평화 : 전쟁 종식과 영구 평화의 길

           - 임마누엘 칸트 《영구 평화론》

           - 어떠한 국가도 다른 국가의 체제와 통치에 폭력으로 간섭해서는 안된다.


조국 교수는 서문에서 "... 니체의 말을 믿으며 견디고 또 견딥니다. ...저는 목에 칼을 찬 채로 캄캄한 터널을 묵묵히 걷겠습니다" 하고 심사를 밝힙니다.


이 책을 읽으면 조국의 높고 커다란 이상이 어슴프레 짐작됩니다. 그런 조국이 검찰이라는 거악 앞에서 너무도 순진하게, 그리고 무기력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보는 건 분노와 참담함이었습니다.


역사를 보면 진보를 향한 제단에 피를 뿌리는 것은 늘 가장 용기있는 자들입니다. 남아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건 기억하는 것 같습니다. 조국 가족을 기억하며 이 리뷰를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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