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을 사는 이에게 오후도 미래다 - 삶을 버티게 하는 가치들, 2019 12월 국립중앙도서관 사서추천도서, 2020 원북원부산 선정도서
이국환 지음 / 산지니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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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문자를 발견하고 언어를 체계화하여 읽고 종이를 발견하여 기록할 수 있기까지의 역사는 불과 수천년전이다. 인류는 책을 읽도록 태어나지 않았다. ‘독서는 뇌가 새로운 것을 배워 스스로를 재편성하는 과정에서 탄생한 인류의 기적적인 발명이다. 인간의 뇌는 책 읽는 뇌를 만들기 위한 최적의 환경을 만든다. 문자와 독서를 발견한 역사에 비해 다가오는 인공지능시대는 초접속의 시대이다. 우리는 잃어버릴지 모르는 인간의 위대한 발명품 독서에 대한 위기감과 책임감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내가 읽을 수 있는 시간과 양에 비해 쏟아져 나오는 책들은 너무나 많다. 이제는 무모하게 책의 바다로 뛰어들 수 있는 나이도 아니다.

 

바람의 그림자/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에서 주인공 다니엘의 아버지는 주인공에게 거대한 도서관을 보여주며 말한다. “잊혀진 책들의 묘지에 온 걸 환영한다. 이곳은 신비한 곳이야, 다니엘. 일종의 성전이지. 네가 보는 책들, 한 권 한 권이 모두 영혼을 가지고 있단다. 책을 쓴 사람의 영혼과 책을 읽으며 꿈을 꾸었던 이들의 영혼 말이다. 한 권의 책이 새 주인의 손에 들어갈 때마다 누군가가 책장들로 시선을 미끄러뜨릴 때마다 그 영혼은 자라고 강인해진단다.” 지난 세월 눈과 손을 스쳤던 그 많던 책들을 묘지로 보낸 것을 후회한다. 책 한 권 한 권이 나에게 올 때 작가의 마음과 정성이 함께 온다. 나이가 들어 읽는 책 한 권 한 권을 읽을 때마다 보내기 싫어 또 다시 보고 머뭇거림과 망설인다. 하나의 단어, 하나의 문장들을 놓치기 싫은 이러한 마음으로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이 책을 세 부분으로 나누어 보았다. 책 속의 세계, 책연(), 독서의 완성 글쓰기로.

먼저 책 속의 세계는 무한의 세계이다. 책 속에는 인간의 다양한 세계가 있고 우리는 그 책 속으로 여행을 떠난다. ‘자연세계를 이해하고 삶을 이해한다. 신기하지 않은가? 읽을 수 있는 시간과 공간만 있다면 우리는 어느 곳이든 떠날 수 있다. 수많은 이야기를 통해 구성되고 확장되는 인간의 예술적인 삶, 내 마음의 문과 마음을 열어 세상의 목소리와 빛깔과 냄새들을 알아 자신만의 길을 찾게하는 충만하고 신기한 책의 세계를 경험하게 한다.

책을 알게 되고 그 책을 읽고 나누는 사람들의 인연, 책연(冊緣)은 어지럽고 복잡한 시간의 속박으로부터 벗어나게 해준다.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더 자주 모이고 더 읽고 싶게 한다. 책이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독서는 자칫 아집과 두터운 담을 쌓는 행위가 된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깨닫고 끊임없이 성찰하고 타인과의 소통해야 성장할 수 있다.

독서의 완성은 쓰기다. 우리는 왜 쓰야할까? 인간의 삶은 영원하지 못하고 사라진 생을 기억할 수 있는 것은 쓰기이다. 쓰지 않으면 모두 사라진다. 읽기에 머물지 않고 쓰기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독자 자신은 세계를 성찰하는 힘을 얻게 된다. 그리하여 읽기와 쓰기, 쓰기와 읽기는 선순환하며 독자를 성장으로 이끈다. 그래서 독서 후에 타인과 소통하고 자신의 사유를 글로 정리한 후 이를 다시 공유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책을 읽고 쓰고 나누어 다시 들려주는 이야기들. 독자가 다시 저자가 되어 다른 독자를 만나는 놀라운 일이 리빙 라이브러리이며 휴먼 라이브러리‘, ’사람 책 도서관등 다양한 용어로 불리고 있는데, 사람이 책이 되어 독자와 소통하며 지식과 경험을 나눈다는 의미이다.

 

순간접속의 시대에 책 읽기는 고리타분한 일이 아니냐고 할 수 있다. 미래사회는 사유하고 성찰하고 공감해야 하는 사회다. 그래서 독서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책 읽기는 를 만들어가는 과정이고 동시에 독서공동체를 만들기 위해서도 필요한 일이다. 우리가 읽고 나누고 쓰는 과정이 우리와 이웃을 바꾸어가는 힘이 될 것이다. 작가는 우리사회의 미래가 에 있다고 강조하고 싶었던 것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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