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결실의 철학

방법서설(2부)

아주 어려운 것을 증명하기 위해 기하학자가 흔히 사용하는 이주단순하고 쉬운 근거들의 긴 연쇄는 나에게 다음과 같은 것을 생각하게했다. 즉,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모든 것은 그와 같은 방식으로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 그리고 참되지 않은 것은 어떤 것도 참된 것으로 선뜻 받아들이지 말고, 어떤 것을 다른 것에서 연역할 때 항상필요한 순서를 지키기만 하면,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결국 도달할 수 있고, 또 아무리 숨겨져 있어도 결국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말이다.
 
 이러한 통일성에 착안하여, 그는 모든 학문이 하나로 통일된 ‘학문의 나무‘ 를 구상한다. 이 나무의 뿌리는 형이상학으로, 줄기는 자연학으로, 가지는 실천학으로 이루어질 것이다. 우선, 그의 주요한 관심사는 자연에 대한 올바른 인식, 곧 자연학(오늘날로 말하자면 물리학, 화학 등의 이론과학)이었다. 이 자연학은 학문의 나무에서 줄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이론은 단지 이론으로 끝나선 안 된다. 인간에게 유용한 결과를 가져다주어야 한다. 인간이 따먹을 열매를 맺게 해야 한다.

열매를 따는 것은 나무의 뿌리에서도 아니고 줄기에서도 아닙니다. 열매는 오직 가지 끝에서만 딸 수 있습니다. 따라서 철학의 주요한 유용성은 바로 이 부분에 달려 있으며 사람들이 배울 수 있는 것도 이 부분뿐입니디 - P148

 데카르트는 (인식론을 포함한) 형이상학을 뿌리에, 자연학(물리학)을 줄기에, 실천학을 가지에 두는 학문의 나무를 완성했다. 

이는 그가 학문을 바라보는 태도를 명징하게 보여 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 P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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