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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각의 레기오스 1 - NT Novel
아마기 슈스케 지음, 김소연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08년 9월
평점 :
절판
-와하하하하.
알고 있었어. 일러스트만 보고도 알고 있었어.
초반부터 그런 분위기가 풀풀 나고 있었잖아. 알고 있었어.
이성에게도 오염수(괴물)에게도 완벽한 먼치킨인 그대.
완벽한 라노베의 전형이자, 한국 판타지 주인공의 전형이라는 걸 나는 알고 있었어.
- 정말로 문제인 것은 이게 꽤 재미있다는 거다.
이게 조금이라도 재미가 떨어졌더라면 바로 때려 치울텐데. 역시 상업성은 위대했다. 괜히 이런 스타일이 이곳 저곳에서 판을 치는 게 아니란 말이지.
그야말로 먼치킨의 절정을 이루는 액션신도 좋았다.
괴물을 퇴치해 가는 빠른 속도감. 이렇게 먼치킨도 표현의 방법에 따라서는 이렇게 통쾌해 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긴 그러기 위한 먼치킨이지. 정말 좋은 말로도 나쁜 말로도 먼치킨이다.
살풍경한 배경도 맘에 든다.
맨 몸으로는 더 이상 도시 밖으로 나갈 수 없다.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새장 안에 몸을 가둬야 하는 처지. ‘인류는 쇠퇴했습니다.’에서 인류는 스스로 세계의 주인의 자리에서 물러났지만, 강각의 레기오스에서는 쫓겨난 것이다.
오염된 세상에서 적응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생물 오염수야 말로 세계의 주인. 이 또한 ‘인류는 쇠퇴중’ 이로구나. 전혀 다른 모습이지만.
정작 유혈사태는 거의 나오지 않아서 섭섭하지만, 그렇게 런던의 안개 같은 라노베 자체가 드물다. 여기서 한발 물러나 주마.
다만 재능을 가지고 찌질거리는 놈들을 보면 ‘누구는 명확한 미래가 없어 불안불안하건만 잘도!’ 하며 천벌을 내려주고 싶다는 습성만 없었으면 정말 좋았을텐데.
그도 아니면, 예쁜 여자들을 양 옆구리에 끼는 할렘물만 아니었더라면. 미소년이 잔뜩 나오든 미소녀가 무더기로 쏟아져 내리든, 역시 한 사람만을 위한 꽃다발은 보기에 안 좋다 (자고로 공평해야지). 질투도 질투지만, 너무 상품성이 뛴다는 것이 그 이유다.
아아. 앞으로 10권은 더 나올 탠데- 어쩐담. 눈물을 머금고 구매해야 할 것인가.
…기다렸다가 나중에 중고로 구매해버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