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령탐정 야쿠모 5 - 이어지는 기억
카미나가 마나부 지음, 김흥국 옮김 / 피뢰침북스 / 2008년 5월
평점 :
품절



야쿠모의- 아버지가 실질적으로 등장하셨다.
하지만, 이건 – 찌질이잖아.
“…….”
아무리 봐도 제대로 소녀에게 등장하셨는데, 이건 거의 시정잡배 수준. 뭐야. 프롤로그의 여유로운 모습과 달관한 눈매, 이야기의 숨은 영웅은 어디로 가고 ‘너만 없었으면’이냐.
이건 3순위가 아냐. 뭐가 3순위냐. 내 취향은 저런 소인배가 아냐. 그마저 즐겁게 웃어주면 된단 말이다.

이 녀석은 ‘타락한 현자’가 아니었다.
그저 평범한 애였다. 그저 남들의 머리 위에서 관찰을 하고 스스로가 위대하다고 착각에 빠진 애였다. 단 한마디 덕분에 콩깍지가 깨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콩깍지, 잘도 보존하고 있었구나.

- 좋아. 심호흡을 가다듬고.
생각해 봐. 지금 까지 한 짓도 솔직히 찌질했잖아. 환상에서 깨어나는 거야. 야쿠모네 아저씨는 처음부터 현자가 아니라 애였어. 철학적인 고찰이 없었다고. 그저 사고만 치면서 놀던 애새끼였단 말이다. 찌질이 기질이 있었던 거야.
…가령 현자타입은 강간으로 아이를 가지지 않아. 그지?

녀석은 그저 사고를 치며 즐기는 민폐스러운 악동인 것이다. 현자다운 철학적 고찰은 고사하고, 그저 제멋대로 사고치고 자기가 좋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길 기대하던 놈이었다.

이렇게 말하니 제대로 보이기 시작한다.
남들의 머리 위에서 관찰하는 놈들은 소인배 기질이 있어서 예정이 잘못 뻗어나가면 망가지기 쉽다. 여기에서 망가지면 평범한 악당. 하지만 그조차 허허로이 웃는 달관의 경지에 들어섰을 때에, 그건 현자와 같은 포스를 가지는 것이다.
녀석은 거기에 발도 들여놓지 못했다. 연륜은 고사하고 철도 안들었지.
나를 밟고 날아라. 하지만 너희들의 끝은 내가 알고있다!! 라는 식으로 뒤끝이 찝찝한 저주의 말을 내뱉는 배포가 있으란 말이다. 바보!!

이건 평범하게 덜떨어진 악당. 시정잡배. 차라리 하타 씨가 더 훌륭한 악당이 될 수 있이리라. ‘미치광이 과학자’라는 낡은 타이틀을 달고. (이것도 무지 좋아하는 타입이나 악당 베스트에는 오르지 못한다. 왜냐, 악당이나 악당이 아니다. ‘혼돈’에는 어울리지만, 그들에게는 선악의 구분 자체가 불필요하다. 입장에 따라서는 하타씨처럼 ‘일단은’ 정의의 편에도 설 수 있다)

여하튼 다음 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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