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의 사역마 13 - 성국의 세계문, J Novel
야마구치 노보루 지음, 윤영의 옮김, 우사츠카 에이지 그림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8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보면서 감탄했다. 이런게 번역되어서 나올 수도 있구나. 그것도 전연령으로.
과연 표현의 자유! 시대는 세계화! 멋지다!

…일리가 없잖아! 어지간히 나쁘면 입다문다. 험담을 해서 남는 것은 없으니까. 하지만 정말 내가 읽던 시간이 아까워서라도 화풀이로서도 자판을 두드려야겠다.

물론 ‘제로의 사역마’가 상품성이 높다는 것은 사실이다. 일본에서 애니화가 되었다는 것 자체만으로, 사람의 눈을 끌 수 있다. 하지만 최소한 금을 매기던지, 이렇게 무분별하게 들어와도 좋은걸까. 물론 대여점에서도 잘 들여놓지 않는, 그것을 한도액이 뻔히 보이는 용돈으로 생활하는 어린 학생이 볼 거라 생각지는 않지만, 만약의 경우가 있다.

내가 분노한 첫번 째는 사이토다. 정확히 작가의 그 머리통. 툭 까놓고, 이런게 애니화라니, 역시 일본. 그리고 이것이 한국에 꽤나 많은 판매부수를 기록하다니, 우리나라도 이제 일본에 물들어 버린 걸까. 아니면 남정네는 어쩔 수 없는 종류라는 걸까.

짱구는 자기 엉덩이를 스스로 까보인 것이다. 일종의 행위 예술로 관대하게 넘어갈 수 있다. 하지만 이 놈은 무언가. 여자의 속옷의 줄을 끊어버린다든가, 하는 행위는? 도대체 무어라 용서해야 하는가. 일본에서는 그런 게 용납이 된다는 걸까.
게다가 가슴이란 여자에게 상당히 예민한 신체부위다. 크던 작든, 하물며 유두색마저 신경쓰이는 부분이다. 물론 게임소설의 특징대로 절벽 가슴이라든가, 거유라든가 그런 캐릭터를 내세워 캐릭터 성을 부각시켜 책을 판매하는 것 까진 좋다. 하지만 그걸 놀림거리라든가, 농담 따먹기로 간편하게 수시로 올려 담는 소재던가. 가슴뿐만이 아니다. 도대체 학교 하나가 한 통의 무뢰배 세트장 같다.

소제도 저질이다. 알몸의 앞치마라든가, 미약같은거. 특히 미약은 도대체 몇 번이나 나오는 거냐. 문학으로서는 최저다. 캐릭터를 부각시켜 책을 판매한다는 전략은 찬성이지만, 이건 캐릭터가 아니라 일러스트를 부각시키는 것 같다. 읽으면서 몸이 알맞게 데워지는 야릇한 분위기도 없는 체, 캐릭터에게 고양이 귀에 메이드복 같은 것만 입히면 뭐가 된다는 거냐. 아무리 타깃층이 남자라지만, 남자들의 물건이란 것은 문장 하나로 벌떡 일어날 정도로 무대포의 종류였던 거냐. 정말 그렇다면 나는 남자 혐오증에 빠져들 것이다. 애초에 그런 장면을 보고 싶다면 한 권에 10장도 안될 듯한 일러스트가 아니라, 당당히 만화를 구해 오겠다.

그리고 캐릭터도 이상해. 일관성이 없다. 차라리 캐릭터 판매용 책이면 캐릭터에 공을 들여다오. 하지만 배에서는 하기 싫다고 거절하면서, 첫 장소로 야외를 결정하는 건 또 뭔가. 그러고 보니 여자애가 바로 옆에서 자는데도 하는 행위를 ‘과감해!’라면서 은근히 들 떠 있었지. 아, 사실은 배는 노멀이라서 싫었던거냐. 도대체 일관성이 없다. 입체적 캐릭터 이전의 문제다.

지금 생각하면 돈이 아까워도 반납하는 것이 그나마 시간과 인내력을 아끼는 짓이었다. 지름신으로 전권을 구매하지 않은게 다행이다.

일본은 그렇다치고 이런게 한국에서도 성공하다니. 세상은 정말 미친 체로 돌아가나 보다.
1권부터 13권까지 과감하게 빌려온 나의 용기와, 만원 가량의 내 용돈과, 그 이상의 시간을 도대체 어떻게 보상할거냐, 야마구치 노보루와 기타 판매부수라는 것을 만들어 나를 끌어들인 님들아. 응?
얼마후면 나도 세상의 멸망을 암시하며 여호와의 증인이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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