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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의 미래 - 앨빈 토플러 (반양장)
앨빈 토플러 지음, 김중웅 옮김 / 청림출판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희망적이고 낙관적인 견해들, 혼란스럽고 낯선 것들, 이해가 되면서도 그렇지 않게 되었으면 하고 바라는 모습들, 무섭고 두려운 것들, 기대들... 지금까지의 일들이 주는 교훈....
- 도대체 이책 '부의 미래'를 어떻게 설명할 수 있단 말인가?
부의 미래? 무슨 재테크책인가?하고 생각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어여 덮으시길...
엘빈 토플러'라는 이름이야 수십번도 넘게 들어본... 뭘 하는 사람인지, 작가인지 음악가인지 모르지만, 심지어는 무슨 토플 강사이름인가 ... 하옇든 어디선가는 들어본 이름이라는 것엔 모두들 동의할 것이다. 현존하는 최고의 '미래학자'라는 엘빈 토플러.
미래학이라? 도대체 뭘 연구하는 것인지? 지질학이면 지질을 연구하는 것이고, 역사학이면 역사를 연구하는 것이니까, 미래학이라면 미래를 연구하는 것인데... 미래의 '무엇'을 연구하는 것인지에 대한 규정이 없으면 어떻게 하란 말인지? 솔직히 나 같으면 그냥 역사학이나 연구하는 역사학자같은 것이 맘 편할 것 같다. 미래란 연구할 것이 무엇인지 정하기도 힘들뿐더러, 답도 없는 숙제같은 것 아닌가? 미래의 사회를 연구하는 것인가? 아님 미래의 경제? 아니면 미래의 자연 환경의 변화? 아니면 미래의 정치? 아니면 미래의 음악? 영화? 등의 문화? 도대체 미래의 무엇을 연구하는 학문으로 보아야 할지 모르지만......... 그런데, 작가는 미래학자란다. 이 '방대'라는 단어를 붙일 수 조차 없는 '미래'를 연구하는 학자란다. 그가 2006년도에 '부의 미래'라는 책으로 돌아왔다. '미래'라는 단어에서 감지할 수 있듯이 '광범위'한 '방대'이다. 소름끼치도록 놀라운 사람이며, 존경을 넘어 무섭기까지 하다. 엘빈토플러.... 이사람 대단한 사람이다.
번역에 대한 불평은 하지 않기로 했다. 역자 후기에 김중웅 역자가 달아놓았듯이 너무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문적인 단어는 번역을 어렵게 했다는 고백인데... 솔직히 번역은 아직 초벌 번역의 상태를 갓 벗어난 상태이지만... 앞으로 조금씩 더 다듬어간다면 무리가 없을 것 같다.
이 책을 손에 처음 잡은 것이 10월4일로 되어 있는 맨 앞장을 보니, 오늘이 11월 5일이니 무려 한달이나 손에 들고 있었다. 물론 중간에 다른 책이 갑작스런 반가운 손님처럼 끼어들어기는 했지만 말이다. 그만큼 쉽지 않은 책이었다. 내용적인 것은 물론 말할 것도 없고, 그 두꺼운 책의 무게는 웬만한 독서의 내공을 갖고 있는 사람일지라도 주눅들게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다. 이 책은 어느 한페이지도, 어느 한 구절도 중언부언 하는 곳이 없다. 엘빈은 그렇게 할말이 많았던 것이다. 어쩌면 이 두꺼운 책의 내용보다도 더 하고 싶은 말이 남았을지도 모르겠다.
대개의 책들은 작가가 하고픈 말의 결론을 미리 독자에게 알려주고, 설명을 붙이는 방식을 취한다. 그보다 적은 퍼센트의 책들은 반대로 독자의 궁금증을 잔뜩 일으켜놓고 중반을 넘어서야 비로소 하고픈 말이 무엇인지 조금씩 알려주기 시작하여, 결론에 가서야 명확히 드러내곤 한다. 그런데 이책은 처음부터 끝까지 결론이라는 것이 없다. 그저 모든 분야에 대한 관찰과 질문과 전망 등이 끊임없는 사실과 분석과 가정들로 이어져 있다. 하긴 결론이란 것이 어떻게 존재할 수 있겠는가?
부의 미래 ; Revolutionary Wealth - 굳이 이 원제를 부의 미래로 바꿔서 번역물 제목으로 삼은 것은 그래도 끝끝내 '미래'라는 단어를 버릴 수 없었던 세일즈의 얄팍한 욕심이었다고 이해해 주기로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연한 사실은 이 책의 원제를 그대로 옮긴다면 '혁명적 부'혹은 '부의 혁명'이라고 해야 옳다. 그리고, 엘빈은 미래를 얘기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그것은 그 속에서의 부란 어떻게 이동하고 움직이고, 심지어 재정의될 것이란 것을 말하고 있고, 그것을 엘빈은 '혁명'이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이 '혁명'이라고 하는 단어를, 아무리 얄팍한 세일즈의 욕심이라고 해도, 그냥 슬그머니 빼 먹어 버릴 수는 없는 것이다.
어쨌든, 원제에서나 역제에서나 공통으로 들어가 있는 것은 '부'이다. '부'에 대해서는 너무도 다양한 개별적인 시각과 느낌을 갖고 있을 것이기에, 명확히 규정하고 넘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김종웅 역자도 지적했듯이, 엘빈 토플러가 말하는 부는 단순히 돈이나 자산을 의미하는 것을 넘어, 유무형의 소유로 욕망을 충족시키는 것, 즉 효용을 가진 모든 것을 일컫는다고 했다. 올바른 해석이라고 본다. 좀더 직접적으로 말하자면 '부'란 '돈'이라는 협의의 개념을 훨씬 넘어서는 효용적인 모든 것을 의미한다. 작가또한 프롤로그에서 부 창출 시스템(wealth system)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이 책에서 말하는 부 창출 시스템(wealth system)은 화폐및 비화폐 경제를 총칭하는 것이다. 상호 작용을 하는 화폐경제와 비화폐 경제에서 동시에 혁명적인 변화가 발생하여 강력하면서도 역사적으로 전례없는 새로운 부 창출 시스템이 창조되고 있다"라고 말이다.
작가는 부의 심층기반으로 3가지를 언급하고 있다. 시간, 공간 그리고 지식이다. 이 3가지의 각각의 측면에서의 부의 변화및 미래의 전망을 말하면서도, 서로 떨어질 수 없는 이 3가지 요소의 융합과 합성 효과및 전망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그래서 문득문득은 도대체 엘빈 토플러는 소설가라고 해도 되겠다 싶은 정도의 상상력을 지닌 사람으로도 보이기도 했다. 이 3가지의 큰 카테고리를 근간으로 프로슈머에 대한 엄청난 견해, 자본주의에 대한 견해, 그리고 국지적으로는 중국에 대한 심층적인 분석, 인도등 신흥 강국으로 전망되는 국가들에 대한 얘기와, 짧지만 독립 chapter로 되어 있는 한반도에 대한 얘기(한반도의 시간과의 충돌, chapter 46), 그리고 미국에 대해서.... 오해와 사실에 대해서 말이다.
밑줄 그으면서 봐야할 책이다. 실용적이며, 비유적이며, 전문적이며, 인간적이기까지 한 책이다.학자이며, 작가이며, 영화감독같은 엘빈토플러이다. 그리고 그의 책이었다.
그리고 실은 내가 부족한 번역이었다고 감히 말했지만 솔직히 역자의 수고에 박수를 보낸다. 대대단한 분량의 작업이었을 것이다. (** 그런데, 대리번역은 아니였죠? 김종웅씨가 현대경제연구원 - 뭐하는 곳인지 잘모른다. - 이라는 곳의 회장으로 있으면서 이렇게 방대하고 두꺼운 책을 직접 번역(???) 하셨다는 것을 믿을 수 없지만, 그게 사실이라면 존경과 박수를 보낸다. 혹시 대학생들이나 다른 사람들에게 돈 좀 주면서 대리 번역 시키신 것은 절대 아니죠???)
난 마치 세계 최고의 석학이 내 앞에 앉아서 내게 6시간을 밥도 먹지 않고, 물만 간혹 마시면서 열정적으로 토해내는 1:1 토론을 막 끝내고 돌아앉은 기분이다.
그의 마지막 인간적인 구절이 생생하다. "미래의 경제와 사회가 형태를 갖추어 감에 따라 개인과 기업, 조직, 정부등 우리 모두는 미래 속으로 뛰어드는 가장 격렬하고 급격한 변화에 직면하고 있다. 모든 사항을 고려했을 때, 이것도 한 번 살아볼 가치가 있는 환상적인 순간이다. 미지의 21세기에 들어온 것을 뜨거운 가슴으로 환영한다!" 이 책의 마지막 구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