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첫 고전 - 200년 전 소설에서 새롭게 발견하는 인생의 지혜
김남금 지음 / 앤의서재 / 202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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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소설 속 배경과 사건은 더는 지루한 이야기가 아니었다. 현재 내가 서있는 삶의 풍경과 소설 속 이야기 풍경이 겹쳤다. (p. 5, 프롤로그)'

<스토너> 이야기와 내 삶이 겹쳤다. 제1차 세계대전이 한창일 때 스토너는 군 입대 대신 박사학위를 받았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이었던 대학시절 나는 그 현장에 깊숙이 있지 않았다. 표현할 수 없는 미안한 마음...

'너는 무엇을 기대했나?' 스토너가 생각했던 질문에, 물리쳐 승리한 삶은 아니지만 적어도 물러나지 않고 버텨냈던 내 삶이 스토너가 기대했던 삶과 조금 닮았다는 생각을 했다.

카프카가 쓴 소설 <성>의 주인공 K는 성에 들어가기 위해 잠시 머문 마을에서 여러 사람들을 만난다. 서른다섯 해 남짓 일한 회사에서 내가 만났던 사람들과 겹쳐 보였다.

소설 속 인물들이 갖고 있는 감정, 우리가 내보이기 꺼리는 감정과 맞닿아 있다. 그 감정이 겹쳐서 그들 모습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모습에 포개진다.


김영하 작가 표현을 빌리면 '처음 읽으면서 다시 읽는다고 변명하게 되는' 고전, 작가 김남금은 고전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을 살피며 '우리 현대인이 마주하는 '삶의 질문들'과 엮었다. (p. 8, 프롤로그)'

책 읽는 행위를 작가가 창조한 인물의 마음을 헤아리며, 질문하고 사고하는 힘으로 연결하는 것이라고 김남금 작가는 말한다. 열여덟 편 고전 작품 속에서 '어떤 질문'을 찾아 우리의 굳어진 사고에 균열을 낼까?

<주홍 글씨>에서 찾아낸 질문은 '나는 누구인가?'이다. 헤스터 프린은 공동체가 낙인찍은 삶을 살지 않는다. 자기만의 서사를 쓴다. SNS에 있는 내 프로필의 나는 누구인가. 나인가, 사회가 마련해놓은 틀에 맞춰진 보여주고 싶은 나인가.

<노인과 바다>에서 저자는 '잘 실패할 수 있을까?'를 묻는다. 성공신화가 지배하는 사회에서 실패는 낙오자를 의미한다. 그로 인해 우리는 자신의 선택을 믿지 못하고, 실패할까 두려워 불안으로 웅크리고 산다. 그런 삶에는 산티아고의 몸에 새겨진 주름과 상처가 절대 존재할 수 없다. '파괴될 수는 있지만 패배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니라 패배는 물론 파괴당한 삶만 남는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여성에 대한 인식과 환경이 좋아졌는데 '왜 오늘날, 과거보다도 결혼 아니 연애마저도 어렵게 느껴질까?' 의문을 갖는다. 더 많은 조건을 따지기 때문일까? 그렇다면 '아무리 조건이 좋아도, 아무리 사랑이 커도 '나의 행복'에 무게 추를 놓으라는 (p. 218)' 엘리자베스의 말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본격적인 AGI 시대를 앞두고 우리가 꼭 해야 할 질문은 200년 전 스무 살도 채 되지 않은 메리 셸리의 작품 <프랑켄슈타인> 속에 있다. '인간이 인공지능 로봇과 잘 살 수 있을까?' 프랑켄슈타인과 피조물의 관계에서 우리에게 이제까지 상상해 보지 못한 두려움을 주는 AI와 개발자의 관계를 모색해 볼 수 있다. AI에게 간택 받는 처지가 아니라, 선택의 주체가 돼서 AI와 공존하는 방법 말이다.


두 개의 독서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책은 혼자 읽을 수 있다. 하지만 생각을 나누지 않는다면 과연 제대로 책을 읽었다고 할 수 있을까? 독서모임을 하면서 제일 궁금해하는 것은, 다른 사람들은 어떤 질문을 생각해냈을까이다.

고전을 읽고 그 고전에서 얻은 질문을 나누다 보면,
'삼십 대의 내가 십 대의 나를 토닥이고, 오십 대의 내가 삼십 대의 나와 화해하게 된다. 오십 대의 내가 삼십 대의 나와 화해하게 된다. 모호했던 감정도 또렷해지고, 맥락을 추론하며 나와 나를 둘러싼 사람들을 이해할 수 있고, 행간에 숨겨진 뜻을 읽는 힘도 자란다. (pp. 6, 7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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