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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하루는 차별로 가득해 - 등굣길부터 잠들기 전까지, 일상 속 차별을 마주하는 시간 ㅣ 하루에 만나는 세상
태지원 지음, 개박하 그림 / 데이스타 / 2026년 7월
평점 :
"이게 차별하는 말이라고?"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채 차별을 담은 말을 내뱉는다는 건, 우리 일상이 그만큼 차별로 가득하다는 뜻이다. 어느 정도일까? <우리의 하루는 차별로 가득해>를 읽으면 그 정도가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는 걸 알 수 있다.
이 책을 쓴 태지원 작가는 경제, 사회문화, 역사, 지리 등 과목을 중고등학교에서 가르치는 선생님이다. 이제까지 출간한 여러 책에서, 자칫 지루하거나 어렵다고 여길 만한 것들을 쉽고 재미있게 알려 주고 싶은 저자의 마음을 엿볼 수 있다.
공교롭게도 오늘 아침 출근 시간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지하철 탑승 시위로 4호선 혜화역과 1호선 노량진역을 지나는 열차가 서지 않고 통과했다. 이럴 때 나도 모르게 불 멘 소리로 하는 말이 있다.
'장애인 단체는 왜 비장애인에게 불편을 주면서까지 요란스러운 시위를 하는 걸까? 이런 방식으로 비장애인의 공감과 지지를 얻을 수는 있는 걸까? (p. 19)'
잘 알다시피 '장애인 이동권' 주장을 아무도 귀 기울여 듣지 않기 때문이다. 그 불편함을 모르는 비장애인은 '조용한 시위'를 요구한다. 하지만 '요란하고 시끄러운 시위' 만이 그들의 목소리를 들리게 하는 유일한 수단이다.
차별의 상황과 말이 아침에만 있는 것일까? 아니다. 태지원 작가는 <우리의 하루는 차별로 가득해>에서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우리 자신도 모르게 날 선 기준을 세운 다음, 얼마나 많이 구분하고 차별하는지를 상황별로 보여준다.
학교에서 쉬는 시간에 스스럼없이 '외모 차별' 대화를 나눈다. "살이 빠졌네.", "피부가 뒤집어졌네."라는 식의 이야기다. 칭찬이고 걱정해서 하는 말인 것 같지만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이 말속에 ''마른 몸매가 더 낫다'거나 '피부는 잡티 하나 깨끗해야 한다'는 기준이 은연중에 숨어 있다. (p. 76)'
학교 끝나고 아파트를 지나다 보니 '무료 급식소를 즉각 이전하라!'는 현수막을 아래서 지나가는 사람에게 서명을 받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노숙하는 사람들이 아파트 단지에 출입하면 아파트 품격이 떨어진다는 '계층 차별'이 밑바탕이 된 행동이다.
게을러서 가난하다는 생각의 틀, 내가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라는 사고방식은 기초생활수급 대상인 어린아이 둘이 각각 한 메뉴씩 시켜 먹는 것을 불쾌해한다.
아빠가 TV 보면서 무심코 내뱉는 '요즘 애들', 아이들이 유튜브나 SNS를 보면서 사용하는 '꼰대', '틀딱', 이 모두 '세대 차별' 말이다. 이런 말이 사라지지 않는다면 젊은 세대와 중장년 세대 사이 간극은 더 벌어지면 벌어졌지 좁혀지지 않는다.
차별은 둘로 나누는 데서 비롯된다. 다양성이 사라질 때 차별이 모습을 드러낸다. 남성과 여성, 둘로 나눌 때 동성애자는 보이지 않는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나눌 때 양보는 사라지고 지하철 엘리베이터는 비장애인에게만 편리한 장치가 돼버린다. 마른 몸매를 정상으로 그렇지 않은 것은 비정상으로, 우리나라 사람과 다른 나라 사람으로 나눌 때 다양성은 사라진다.
태지원 작가의 바람은 이 책을 통해서 아이들이 세상을 보는 새로운 안경을 쓰는 것이다. 아이뿐일까. 어른들도 새로운 안경을 써야 한다. 모든 세상을 이분법으로 보는 안경은 이제 벗어버리고 무지개처럼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세상을 보는 안경으로.
'루트비히 비트겐슈타인은 "내 언어의 한계는 내 세계의 한계다."라는 말을 했습니다. (p. 7)' 안경도 고쳐 썼으니, 둘로 구분 짓는 언어를 버리고 여러 생각이 담긴 말로 바꿔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