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농축 디자인 스토리 - 공간의 문화적 디테일을 읽는 다섯 레슨 박진배 뉴욕 FIT 교수의 ‘공간’ 시리즈
박진배 지음 / 효형출판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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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merry-go-round 또는 carousel)는 오래된 역사를 지닌 놀이기구다. 롯데월드 정문을 지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면 바로 앞에 화려한 전구와 거울, 금빛 컬러로 장식된 회전목마가 빙빙 돌고 있다. 회전목마는 롯데월드 아니 전 세계 테마파크의 오브제 역할을 한다.

회전목마는 목마를 탄 사람은 물론, 바라보는 이들의 표정까지 바꿔놓는 마법을 부린다. 모두 밝게 웃는다. 기회가 되면 꼭 살펴보길 바란다. 웃지 않는 사람이 있는지... 그리고 대부분 손을 흔든다. 지켜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테리어 디자이너 박진배 교수의 <고농축 디자인 스토리>는 <공간미식가>, <공간력 수업>에 이은 '공간' 3부작의 마지막 편이다. 이 책에서는 공간의 진화와 그 속에 담긴 서사를 중심으로 5개 주제를 다룬다.

건물을 보수할 때 미적인 면은 찾아볼 수 없는 비계를 루이비통이나 프라다 같은 명품 하우스는 그들을 상징하는 디자인 이미지로 통째로 포장해 공간 가치를 만들어낸다. 그런가 하면 두 번째 주제인 자연과 교감을 통해 만들어낸 공간으로 저자는 뉴욕의 센트럴파크를 꼽는다. 나무, 물고기, 새, 너구리는 각종 야생이 살고 있는 곳으로 150년 동안 수많은 도시공원의 모델이 됐다.

어떤 바람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라이터, 세계 2억 명이 갖고 있는 지포 Zippo는 세 번째 주제, 디자인과 브랜딩으로 팬덤 형성 비결을 가진 사례로 소개된다.

오브제 스토리로 앞서 이야기 나눈 회전목마 외에 책의 서사가 눈에 들어온다. 책의 기능으로서 책의 삶, 그리고 책이 각색을 통해 연극, 영화와 같은 다른 형식으로 작품이 되는 삶, 여기에 세 번째 삶이 추가된다.

'장식품 기능이다. 1970년대 가정집 거실마다 전시된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을 필두로 1990년대부터는 도서관 테마가 크게 유행, 지금까지 반복되고 있다. 무대나 상업공간을 꾸미는 디자이너들은 연극의 세트, 패션 부티크, 호텔, 레스토랑, 심지어는 술을 마시는 바도 책으로 장식한다. 책이 쌓인 공간의 지적 분위기가 그럴듯한 배경이 되기 때문이다. (p. 262)'

다섯 번째 주제, 도시에 예술적 요소를 더해 주는 공공디자인에 관해서는 마천루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시그램 빌딩은 뉴욕 최초의 마천루다. 38층 높이에 브론즈 프레임과 갈색 유리로 조화를 이룬 이 빌딩이 현재 뉴욕 빌딩 숲을 이룬 효시인 셈이다.

전엔 63빌딩이었지만, 지금 서울의 상징이 된 롯데타워는 123층에 555미터 높이로 수직 도시라 할만하다. 그 안에서 먹고 자고 쇼핑하는 등 모든 게 가능하니 말이다.

고인이 된 롯데 신격호 회장의 꿈은 하루라도 좋으니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을 서울에 세우는 것이었다. 그 꿈은 여러 사정으로 지연돼 이뤄내지 못했다. 또 하나, 타워 모습을 파리 에펠탑 형태로 했으면 했다. 하지만 이 꿈도 붓이 타워 외관 디자인으로 결정돼 물거품이 됐다. 서울을 대표할 마천루가 에펠탑을 베낀 거라니, 우리 정서가 동의하지 못한 결과다.

마지막 주제는 이제까지와 조금 다른 이야기로 AI 시대의 교육에 대한 저자의 생각이다.

'강의는 지식의 전달이 아니다. 라이브 공연을 통한 학생들과의 소통이다. 지식은 책에도 있고 인터넷에도 수두룩하다. 실시간 대면 강의는 생각보다 강력한 상상력과 전달력을 지니고 있다. 평생 잊히지 않는 좋은 강의는 그 시간과 공간의 경험을 함께한다. 교수가 강단에 오르는 것은 배우가 무대에서 공연하는 것과 같다. (p. 339)'

AI는 절대 할 수 없는 강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란 생각도 들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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