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 구구~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들려오는 비둘기 소리다. 평화의 상징이던 비둘기가 천덕꾸러기가 돼버려서인지 비둘기가 구구~ 대는 소리마저 반갑지 않다. 우리가 아는 숲속 새소리와 달리 탁한 소리랄까?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에 따르면, 88올림픽 때 행사를 위해 수입한 비둘기들이 지금 도심을 가득 메우고 있는 거라는... 흔해져 버린 대다가 뭐든지 먹어치우고 똥을 아무 데나 싸대서 미운 털이 박혔다. 드문 현상인데, 비둘기는 사람들이 멀리하는 새가 돼버렸다. '나에게는 새들의 말이 들린다. (p. 21)'생물학자로 동물언어학을 창시한 스즈키 도시타카 교수가 18년 넘는 시간을 들여 알아낸 사실이 놀랍다. 고대 철학자인 아리스토텔레스가 '동물의 울음소리는 기분이 좋은지 나쁜지를 나타내는 데 불과하고 인간의 언어처럼 의미를 갖지는 않는다'라고 주장한 기원전부터 2천 년 넘는 시간 동안 언어는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그런데 이 책의 저자인 스즈키 교수가 그런 사실은 뒤집었다. 박새가 말을 한다는 걸 뒷받침하는 빼도 박도 못할 증거를 확보해 발표함으로써 동물행동 학계가 그 성과를 인정했다. 박새의 '츠르르르르' 소리는 '뱀'을 의미하는 '단어'라는 걸 실험으로 알아냈다. 그뿐만 아니라 박새는 언어의 문법 규칙을 적용해 박새어와 북방쇠박새어의 혼합문까지 이해한다. 더 이상 박새의 모든 울음소리가 감정 표현이라고 못 박을 수 없게 됐다. '그들에게도 울음소리에 의미를 포함시키거나 그것을 조합해 문장을 만드는 힘이 있다"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p. 272)'날개를 파닥이는 제스처로 '네가 먼저 해'라는 뜻을 전달하기도 한다.'왜냐하면 암컷이 날개를 파닥이는 행위는 수컷에게 '새집'으로 향하도록 재촉하기 때문이다. 수컷은 날개를 파닥인 '암컷'에게 어떤 행동을 하는 게 아니다. 날개의 파닥임이 결정하는 것은 새집에 들어가는 순서이며, '네가 먼저 해'라는 메시지를 전한다. (p. 290)'수만 년 전 우리 인류의 조상은 새의 언어를 이해했을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만약 그랬다면 맹금류나 거칠고 힘센 동물로부터 갓난아이를 지키는데 새의 언어가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높은 곳에서는 다가오는 동물을 손쉽게 관찰할 수 있다. 동물한테 언어가 없을 거라는 2천 년 이상 된 인간들의 어리석은 신념이 동물의 언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이를 뒤집으려고 스즈키 도시타카는 SNS, 강연, 라이오, 텔레비전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새들의 언어와 인간 세상을 이어주려는 노력을 다하고 있다. 이 책도 그런 목적 가운데 하나다. "동물들의 풍요로운 언어 세계를 함께 밝혀나가지 않겠습니까!" (p. 316)'새들의 언어를 아는 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그들의 대화를 안다면 우리들이 사는 세상은 더 넓어지고 풍요로워질 것이다. 우리 조상들이 갓난아이를 지키는 데 도움을 받았듯이 자연재해를 대비하고 피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그리고 비둘기에게 전하고 싶은 말도 있다. "이제 더 이상 평화가 너희들의 이미지가 아니란다. 그러니 도시 천덕꾸러기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조금이라도 노력해 보라고..." ㅎㅎ 새에게 언어가 있다니. 알아듣게 될 때가 올까? 상상만 해도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