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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배경지식 한 권 교양 - 모든 경험이 지식이 되는 질문 수업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6년 4월
평점 :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 스스로 질문해 본 적이 있다. 개츠비의 삶은 실패이고 살인죄까지 뒤집어쓴 채 죽음에 이르는 허망한 파멸로 끝난 인생이 분명한대 말이다.
이기심 가득한 여인일지라도 데이지를 향한 개츠비의 사랑은 모든 허물을 덮는 사랑이며 목숨까지도 희생하는 사랑이었으니 어찌 위대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질문에 대한 나의 대답이다.
'이 책은 재미있습니다. 더 재미있게 있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 모든 제목이 질문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 질문에 상식적으로 혹은 직관적으로, 조금 더 시간을 들일 수 있다면 상상력을 펼치거나 지식을 보태 각자 답해 보세요, 그런 다음 책의 내용을 읽으면 비교해 보세요. (여는 글에서)'
피츠제럴드가 생각한 제목은 '황금 모자를 쓴 개츠비'였지만 편집자 맥스웰 퍼킨스가 처음부터 '위대한 개츠비'를 고집했다고 한다. 유선경 작가가 내놓은 답은 이렇다.
'왜 '위대한 개츠비일까, 하는 물음에 대고 다시 묻습니다. 실패하거나 파멸한 사람은 위대할 수 없을까요. 우리가 혹시 실패나 파멸, 위대함을 재는 잣대를 잘못 잡고 있는 것 아닐까요? (p. 77)' 내 대답보다 사유가 깊다.ㅎㅎ
아기를 어르고 달랠 때 쓰곤 하는 '도리도리 까꿍'이란 말이 단군왕검의 혈통을 이어받은 배달의 아이들이 지켜야 할 열 가지 가르침'이란 뜻의 '단동십훈 檀童十訓'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곤지곤지', '죔죔', 짝짜꿍' 모두 마찬가지다. 더 놀라운 것은 이 말에 철학적 통찰까지 깃들어 있다.
이를테면 '도리도리'는 길 도道에 다스릴 리理를 쓰는 데 '천지만물이 하늘의 도리로 생겼으니 너도 하늘의 도리에 따라 생겼음을 깨달으라'는 뜻이다.
지난가을, 친구 부부와 명옥헌원림을 다녀왔다. 그곳 연못가에 매끈매끈한 나뭇가지를 운치 있게 늘어뜨린 배롱나무를 보고 감탄한 나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 나무의 별명이 '간지럼 나무'인 모양이다. 처음 들었지만 호기심이 생겼다. '배롱나무는 정말 간지럼을 탈까?'
'글쎄요. 낭만을 지운 눈으로 볼 때 나무가 실제로 간지럼을 탈 리는 없고, 수피가 너무 얇다 보니 줄기를 건드리면 그 움직임이 가지로 전달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있을 뿐입니다. 그런데 상상하면 참 절로 유쾌해집니다. 간지럼을 타는 나무라니, 혹시 모를 일입니다. 그 웃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지도요. (p. 210)' 유선경 작가는 유쾌한 상상으로 그 답을 내놓았다.
배롱나무꽃을 백일홍이라고 친구가 설명해서 흔히 떠오르는 백일홍이려니 생각했다. 아니었다. 꽃이 피는 날이 둘 다 백일 남짓이기는 하지만 배롱나무는 木백일홍이고 백일홍은 풀이다.
'나이가 들면 왜 잠이 없어질까?' 난 나이 들수록 잠이 더 느는 것 같아 의아한 질문이긴 하지만 아내는 그렇지 않으니 궁금하다. 10년이 지날 때마다 평균 27분씩 잠자는 시간이 줄어든다고 한다.
호르몬과 관련 있다.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다른 호르몬 분비량은 줄지만 코르티솔 호르몬을 변함없어 우위를 차지한다. 문제는 이 호르몬이 스트레스 호르몬이란 점이다. 스트레스와 싸울 에너지를 확보하느라 당과 지방을 섭취해 뱃살이 늘고, 코르티솔 수치가 올라갈수록 밤새 말똥말똥 해진다. 나는 뱃살은 느는데 말똥말똥하지는 않다. 예외는 언제나 있는 법이니까. ㅎ
'냄새를 맡을 수 없다면 어떻게 될까?' 이연복 세프가 후각을 상실했다는 말을 여러 번 들었다. 그런데 어떻게 음식을 만들지? 미각 대부분은 후각에 의존한다는데?
그 밖에도 내 호기심을 자극한 질문이 많았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가 내지 않은 세금을 누가 납부했을까?'
'<최후의 만찬>에 나온 메인 요리는 무엇일까?'
'사람의 눈은 왜 두 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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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을 융합하는 일에 우선하는 재료가 기억이라고 유선경 작가는 말한다. 기억이 없다면 지식은 없다. 기억을 보태며 축적하는 데 '질문'보다 더 좋은 것도 없다.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그 자체가 아니라, 현대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얘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콜롬비아 소설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한 말이다.
유선경 작가가 이제까지 떠올린 질문을 문학, 말, 자연, 과학, 역사, 예술, 신화, 7가지 주제로 정리해 이 책에 담았다. 상상력을 펼쳐 답을 떠올린 후 작가가 내놓은 답들과 차이를 즐기며 '내 인생의 배경지식' 쌓기를 바란다. <내 인생의 배경지식 한 권 교양>을 곁에 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