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그대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 열린책들 / 2026년 1월
평점 :
예약주문


'저는 한 권의 책이며 그것도 살아 있는 책입니다. (p. 9)'
딱 봐도 책인 건 알겠는데 (컬러풀해서 색다르긴 하다)...
살아있는 책이라니? 무슨 그런...
그렇다 치고 무슨 책인데?
'제 이름은 <여행의 책>입니다. (p. 9)'

여행책? 내게 어떤 도움이 될까? 음~ 널 읽어야 할 이유랄까?
'당신이 원하신다면, 저는 가장 가뿐하고 은근하고 간편한 여행으로 당신을 안내할 수 있습니다. (p. 9)'

어느 곳으로 날 안내하려고? 설렌다.
'우리는 이제부터 뭐랄까요...
어떤 강렬한 것을 함께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p. 9)'


베르나르 베르베르인지 베르베르 베르나르인지 항상 헷갈리는 동갑내기 작가. 꽤나 오랜 인연이다. 서른 갓 넘었을 때 사촌 동생 책장에서 <개미>를 발견하고 빌려 읽은 게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첫 만남이었다. 책을 덮고 든 생각은 '이거 뭐지?'였다. '개미 세계에서 살았나'라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다음엔 <뇌>를 읽었고, <웃음> 그리고 <나무>, <파라다이스>, <상대적이고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상상력 사전> 지난여름 <키메라의 땅>까지, 그의 상상력에 반해버렸다.

서른 남짓, 그때부터 베르베르는 나에게 말했다. '나는 그대의 책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처음 만났을 때부터는 그는 나를 상상의 세계로 안내하는 '여행 책'이었다.


'그대는 나를 읽는 동안, 스스로를 어떤 다른 인물이 아니라 그대 자신으로밖에 여길 수 없을 것이다. 좋은 책이란 그대 자신을 다시 만나게 해주는 거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p. 13)'

<나는 그대의 책이다>에서 베르베르는 공기, 흙, 불, 물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이 4원소 세계 여행은 나를 만나는 다름 아닌 나의 내면으로 떠나는 놀라운 상상 여행이다. 상상이라면 못 갈 곳이 없다.

'그대가 나를 읽을 장소로는 조용한 곳이 알맞을 것이다.
그곳은 좋은 파동으로 가득 차 있어야 한다. (p. 20)'

베르베르가 길동무가 되어 이런저런 말을 걸어온다. 나의 정신세계, 나의 안식처, 죽음 또는 나 자신을 적으로 만나는 전쟁터,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생명의 세계... 그의 상상력을 따라 여행하다 보면 여행 끝에 만나는 건 나 자신이다. 이 세계와 우주 그리고 나를 잘 발견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공기, 흙, 불, 물 각기 다른 컬러의 세계를 읽다 보면 그 색의 세계에 적응할 때까지 피로함을 느낀다. 하지만 피곤하지 않다면 여행이라 할 수 있겠는가. 그 피곤함만큼 쉼은 달콤한 법이니, 이 또한 여행의 즐거움이고 삶이란 여정의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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