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베네 가족 모두 심심해진 어느 날, 가족 여행을 가기로 한다. 항상 그렇듯 완벽하게 계획하고 준비하지만, 늦잠 자고 배를 놓치고... 첫날부터 계획은 어그러진다.아이디어를 낸 끝에 풍선을 타고 가기로 한다. 처음 가보는 곳, 처음에는 낯설었지만 어느새 그 동네와 친해진다. 가족이 함께 돌아다니기도 하고, 각자 놀아보기도 한다. 드디어 집에 가는 날..."안녕 우리 집! 잘 있었어?""집에 오는 여행이 제일 좋아!"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하는 여행이라야 진정한 여행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여행을 마치고 돌아올 곳이 없다면 그건 여행이 아니다. 그냥 방랑일 뿐... 그러니깐 결국 돌아올 곳이 있고 없고에 따라서 여행인지 아닌지가 결정되는 셈이다. 내게 여행은 가기 전에 귀찮다가, 가면 세상 즐겁다. 그리고 밤마다 집으로 돌아갈 날을 꼽는다. 즐길 날이 며칠 안 남아 아쉽기도 하고 한편으론 집이 그리워서다.어릴 때 우리 아이들도 여행 가면 상상하기를 즐겼을까? 딸아이는 먹는 것에만 관심 많아서... ㅋㅋ 가끔 여행 갔던 일은 물어보면 기억해 줬으면 했던 건 기억 못하고 엉뚱한 이야기 털어놓는다. 실망한 아내가 못내 아쉬워 한마디 한다. "아니 그때.... 그걸 어떻게 기억 못 할 수가 있어? 전혀 기억이 안 나? 잘 생각해 봐~"이번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같이 동행한 친구 찬스로 출판사 대표이신 이선영 작가님이 직접 사인(글씨체에도 베베네 가족 느낌이...)해주신 그림책 <베베네 가족 여행은 이렇게>를 선물받았다. 미야화구와 365북스의 화구 지원으로 수채화로 작업한 그림책이라는 소개 글을 읽었다. 수채화만이 주는 감성이 아이들에게 가닿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그 아이들이 그림 속에서 맘껏 상상을 펼치길 바라는 마음도 간절하다. 그렇게 간절한 이유는 일찍이 조지 오웰이 <1984>에서 그렸던 상상이 제한된 디스토피아가 그 아이들이 커서 지내게 될 사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어릴 때부터 묻자마자 획일적인 답을 알려주는 AI와 각종 디지털 기기의 발달이 주는 편함에 둘러싸여 생각할 틈을 갖지 못하는 건 아닐까 하는 걱정이 앞서기 때문이기도 하고.설마 그림책마저 사라지는 건 아니겠지? 이선영 작가님 같은 분들이 여럿 있을 테니까... 그런 걱정은 제발 기우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