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리전스 랩 - 내 삶을 바꾸는 오늘의 지식 연구소
조니 톰슨 지음, 최다인 옮김 / 윌북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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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배웠다 싶은 사람을 '인텔리'라고 부르던 시절이 있었다. 교양도 갖춰야 했다. 남들에게 인텔리라는 인상을 심어주기 좋은 방법이 인물을 Full Name으로 말하는 것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이를테면 교향곡 5번 '운명'을 만든 작곡가가 누구였더라?'라고 물을 때 '베토벤'이 아니라 '루트비히 판 베토벤'이라고 답하는 식이다.

약어도 모두 기억하면 좀 있어 보인다.
"'오늘날 GPS, (즉, Global Positioning System)이 우리가 이동하는 방식과 일상생활을 바꿔 농(p. 231)'은 것 같아."

학력고사 만점자라면 이런 식으로 대화를 시작한다.
"몇 년도에 학력고사 보셨나요?" "아~ 저도 그 해에..."
분명히 몇 점이었냐고 물을 테고
"그해 학력고사가 좀 쉬웠잖아요. 만점이었어요"

이 책을 읽었다면 위의 대화 응용이 가능해진다.

"우리 인류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이 뭐라고 생각해?"
"난 바퀴라고 생각해. 거의 모든 발명품은 자연에서 힌트를 얻었지만 바퀴처럼 회전축이 있는 둥근 모양은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거든. 기원전 3500년경에 최초로 바퀴가 등장한 것도, 또 세계 곳곳에서 갑자기 나타났다는 것도 불가사의한 일이야."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뭐부터 쳐다봐?"
"난 몇 시인지 확인하려고 시계를 보게 되더라고. 그런데 시계가 참 흥미로운 게, 대부분의 기술이 우리가 사는 방식에 맞춰지거나 우리 삶을 편하게 하는 방식으로 만들어졌잖아. 시계는 좀 다르더라고. 우리가 시계에 맞춰 살잖아. 유일하게 반대의 경우인 셈이지.


철학 개념을 정리한 <필로소피 랩>의 저자 조니 톰슨이 펴낸 신간 <인텔리전스 랩>은 평소에 알고 싶었던 지식을 가벼운 마음으로 재밌게 읽은 다음 인텔리인척 할 수 있는 책이다. 생물학, 화학, 물리학, 의학, 사회, 정치, 기술, 문화, 종교와 신앙,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세상의 패러다임을 바꾸거나 큰 영향을 끼친 개념과 지식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앞으로 펼쳐질 세상엔 또 어떤 기술과 혁신이 우리 삶을 바꿔놓을까? 이 책에서 다룬 개념 가운데 하나를 골라 그것이 없는 일상을 생각하며 비교하면서 미래를 상상하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다.


인텔리인척하는데 모양 빠지지 않도록 디트리히 슈바니츠가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 교양>에서 얘기한 조언을 하나 하자면...

교양까지 갖춘 인텔리가 되려면 상대방이 당혹감을 느끼는 질문을 하면 안 된다. 지식 자랑, 상대방 망신 주기를 위한 질문은 절대 금지다. 이런 질문에 현혹돼서 이 책의 오남용 사례의 주인공이 되지 않도록 주의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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