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명한 세계사 1 - 경이와 혼돈의 시대 선명한 세계사 1
댄 존스.마리나 아마랄 지음, 김지혜 옮김 / 윌북 / 202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2.3 내란 때 계엄군이 가지고 있던 케이블타이 용도에 대해 말이 많았다. 당시 707특임단장은 문 봉쇄용이라고 증언했지만, <뉴스토마토>기자를 케이블타이로 묶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이 공개되면서 거짓으로 드러났다.

계엄군이 순식간에 다가와 덮치는 바람에 당시 상황이 기억나지 않다가 영상을 보니 다리를 걷어차이고 벽으로 밀쳐지는 등 그때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생생하게 기억났다고 기자가 말했다.

영상과 마찬가지로 한 장의 사진도 우리의 희미한 기억을 선명하게 그리고 텍스트로 써 놓은 사실을 좀 더 구체적으로 떠오르게 만들어준다.


<선명한 세계사 1, 2>는 '빛바랜 세계에 제 빛을 찾아주려는 시도이자 컬러로 보는 역사다. (p. 10 서문)' 1850년부터 1960년까지 촬영된 1만 장의 흑백사진 가운데 200장을 골라 디지털 작업으로 색을 복원해 이 책에 실었다. 2년에 걸친 협업이 필요했다고 한다. 흑백사진에 색이 더해져 세계가 더 생생하고 선명하고 리얼해졌다.


저자가 고른 1850년대 제국의 시대 대표 사진은 와인 운반용 수레를 개조해 암실과 침실을 갖춘 법률가 출신 사진사 로저 팬턴의 마차 사진이다. 이 시대는 영국을 비롯한 최강국들이 대양을 탐사하고 지배해 나가는 시대였다. 또한 기술력과 발견의 시대이기도 했다. 세상은 끊임없이 변했고 팬턴은 마차를 타고 다니며 카메라 셔터를 눌러 이런 세계를 포착해 보존했다.

반란의 시대, 1860년대 대표사진은 미국 국무장관 윌리엄 수어드를 암살하는데 실패한 암살자, 루이스 파월이 해군선 소거스호에서 재판을 기다리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다. 남북전쟁, 총격으로 링컨과 멕시코 황제 막시밀리안 사망, 일본의 메이지 유신과 같은 세계 곳곳의 중요한 봉기로 인해 요동쳤던 시대였다.

학대하는 아버지를 살해한 베아트리체 첸치로 분장한 메이 프린셉 사진이 혼란의 시대, 1870년대 대표사진이다. 이 사진이 1870년대와 잘 어울리는 건 근대적인 발전이 있었지만 중세적 감수성을 지닌 사건들도 일어났기 때문이다.

경이의 시대, 1880년대 대표사진은 머리에 독수리 깃털을 꽂은 아메리카원주민 헝크파파의 추장 시팅볼을 촬영한 사진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아프리카 식민지에서 탐욕, 복수, 문화 말살이 이루어졌다. 반면 뉴욕 자유의 여신상, 파리 에펠탑, 고층 건물인 마천루가 건설되는 경이로운 건축의 시대이기도 했다.

세기의 황혼이라 칭하는 1890년대 대표사진은 <톰소요의 모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집필한 마크 트웨인이다. 소설 <도금의 시대>에서 트웨인은 '급속한 기술 진보, 인구 증가, 산업적 부, 미국 재건이 시대를 초월한 인간의 실패라 할 만한 지나친 낙관주의와 부패와 만나 서로 충돌하는 시대로 역사적 순간을 규정했다. (P. 158)' 마크 트웨인은 그가 규정한 시대를 두 눈으로 확인하며 1890년대를 여행했다.

새벽의 어둠, 1900년대는 관능적인 무용수이며 서커스 공연자이자 코르티잔이었던 마타 하리의 모습이 대표사진이다. 벨에포크 시대가 저물어가면서 마타 하리의 인기도 스러져갔다. 태평양의 섬부터 아프리카에 이르기까지 폭력이 난무하고 군대가 충돌하면서 세계대전이 다가오고 있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