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스 코드: 더 비기닝
빌 게이츠 지음, 안진환 옮김 / 열린책들 / 2025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스무 살에 하버드 대학을 중퇴하고 세계적인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한 억만장자 빌 게이츠, 그는 현재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국제 보건 의료 확대와 빈곤 퇴치에 앞장서고 있다. 어머니 메리가 품은 철학이 어린 빌 게이츠에게 선한 영향력을 미친 결과가 아닐까?

'어머니는 처음부터 우리 가족을 위한 원대한 비전을 품었다. 어머니는 아버지가 큰 성공을 이루길 바랐는데, 여기서 성공이란 돈보다는 명성으로, 즉 지역 사회는 물론 더 넓은 범위의 시민 단체 및 비영리 단체를 돕는 역할로 정의되는 것이었다. (p. 62)'


빌 게이츠의 첫 회고록 <소스 코드 : 더 비기닝>은 어린 시절부터 당시 미개척 분야였던 소프트웨어 시장의 잠재력을 확신한 다음 폴 앨런과 마이크로소프트를 창업하기까지 스토리를 담고 있다.

빌 게이츠는 비교적 부유한 집에서 태어났다. 당시는 백인 남성에게 유리한 사회였는데 출생 복권에 당첨이나 된 듯 백인 남성으로 태어났다. 수학에 재능이 있었다. 이 사실을 일찍 깨달은 것도 그에게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내가 또래들보다 무언가를 더 잘한다고 느낀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나는 수학이 쉬웠고, 심지어 재미있었다. 수학의 빈틈없는 확실성이 마음에 들었다. (p. 95)'

누구나 그렇듯 성장과정에 밝은 면만 있지 않았다. 빌 게이츠는 어린 시절 자기만의 세계에 빠졌었다. 당시에는 정보 처리 과정에서 특정인의 뇌가 다른 사람들과 다를 수 있다는 걸 다행스럽게도 몰랐던 시대였다. 지금이었다면 그는 자폐 스펙트럼 진단을 받아 애를 먹었을 것이다.

'대화를 나누면서 나는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 내가 부모님과의 상상 속 전쟁에서 승리할 운명이었다. 해가 갈수록 내 독립심은 더욱 커질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나는 혼자 살게 될 것이다. 그러는 동안 내내(그리고 이후로도 쭉) 어머니와 아버지는 나를 사랑해 줄 것이다. 얼마나 대단한 일인가? 전쟁도 이기고 사랑도 잃지 않는다. (p. 125)'

부모님은 컵 스카우트와 같은 활동으로 바깥세상과 어울리도록 빌 게이츠를 돕는 한편 어른들과 접촉할 기회를 자주 만들어 학교 밖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채워주었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많은 성공한 사람들은 스스로 선택한 분야와 사랑에 빠진 후 일정 기간 얼마나 열심히 집중적인 노력을 기울여야 했는지 이야기한다. 이 기간이 바로 원초적인 관심이 실제 실력으로 전환되는 시기이다. (p. 175)'

열세 살에 무료로 컴퓨터로 사용할 수 있었다. 말콤 글래드웰이 <아웃라이어>에서 다룬 '1만 시간의 법칙'을 자신에게 적용할 때 이 일이 얼마나 특별했는지 빌 게이츠도 잘 알고 있었다. 그 행운의 무료 이용 기회가 없었더라면 그에게 '1만 시간'은 이루어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레이크사이드의 선생님들은 나에게 관점 변경이라는 선물을 안겨 주었다. 자신이 알고 있는 것, 즉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하라. 그것이 바로 세상이 발전하는 방법이다. 이는 감수성이 예민하던 나이의 나에게 본질적으로 낙관적인 메시지였다. (p. 206)'

그 밖에도 그가 만난 선생님들, 폴 앨런을 비롯한 친구들, 다트머스 대학의 두 교수가 만든 BASIC 프로그래밍언어, 인텔이 구현한 4004 마이크로프로세서, MITS 사가 만든 세계 최초의 조립식 개인용 컴퓨터 알테어 8800...

이 모든 것들이 빌 게이츠의 재능을 극대화했고 그의 열정과 더불어 지금 가장 영향력 있고 혁신적인 리더이자 자선 사업가 빌 게이츠와 마이크로소프트를 만들어냈다.

'하이킹과 마찬가지로 프로그래밍 역시 내 나름의 성공의 기준을 정의하도록 돕는다는 측면에서 나와 잘 맞았다. 얼마나 빨리 달릴 수 있느냐 내지는 얼마나 멀리 던질 수 있느냐 등으로 결정되지 않는 이 성공은 한계가 없어 보였다. 길고 복잡한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데 필요한 논리와 집중력 그리고 인내심이 내게는 마치 타고난 것처럼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하이킹 그룹에서와는 달리 여기서는 내가 리더였다. (15)'


빌 게이츠의 성공 소스코드는 어린 시절부터 코딩되고 있었다. 회고록을 쓰면서 어린 시절을 뒤돌아보는 과정 자체가 또 하나의 삶을 사는 것 같았다고 한다. 나 역시 하나의 다른 삶을, 그것도 몹시도 궁금하게 여겼던 삶을, 도저히 살아볼 수 없었던 삶을 즐길 수 있었다.

빌 게이츠의 여정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운영하던 시절, 빌 게이츠 현재의 삶과 게이트 재단의 활동까지 두 번째 세 번째 회고록을 쓸 것이라고 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