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언제부터 같은 시간에 살게 됐을까?1884년 그리니치 표준시가 국제적인 표준으로 자리 잡았지만, 그 이후 모든 곳에서 그리니치 표준시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 철도가 깔리고 기차 타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불편을 느꼈다. 마을마다 시간이 달라 기차를 놓치는 일이 자주 벌어지면서부터 통일된 시간의 필요성을 갖게 되었다. 통일된 시간이 없었을 때 불편하지 않았을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기준으로 답답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당시 대다수의 사람들은 농촌에 살았고 기차 탈 일이 없었다. 게다가 시간을 억지로 통일시키는 것이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는 행동으로 여겼다고 한다. 그래서 독일의 역사가 라인하르트 코젤렉은 19세기를 '비동시성의 동시성'라고 표현했다. '이는 서로 다른 시대에 속하는 것처럼 보이는 상황이나 양상이 동시대에 벌어진다는 말이다. (p. 25)'가난은 언제부터 불행이 되었을까?중세 유럽에서는 가난이 지금처럼 부정적으로만 인식되지 않았다. 오히려 하루가 시작되는 아침에 구걸하는 사람을 만다면 복받은 날로 여겼을 정도였다. 부자가 가난한 사람에게 적선하는 것이 천국에 들어가는 것을 뜻하는 일종의 거래 행위이기도 했다. 14세기 흑사병이 유럽 전역에 퍼지면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었고, 농촌에서 삶의 터전을 잃은 사람들이 도시로 한꺼번에 몰리면서 거지의 수가 급격히 늘었다. 이제 더 이상 거지는 복을 가져다주는 사람이 아니라 불편한 대상으로 전락해버렸다. '이런 점에서 가난에 대한 인식 변화는 시대의 변화가 어떻게 사람들의 근본적 인식을 변화시키는지를 잘 보여준다. (p. 171)'호주는 영국인 범죄자들이 만든 나라다?그렇게 단정하기엔 좀 무리가 있다. 영국 내에서 범죄자를 전부 처리할 수 없어 호주로 보내버린 건 맞지만, 이들 모두 오이나 책, 담배를 도둑질하다 붙잡힌 가벼운 죄를 지은 사람들이었다. 그리고 여성, 어린아이와 노인 등 거친 땅을 일구고 버틸정도로 신체가 건강하지 않은 사람들도 많았다. 살인이나 성폭행 또는 반역과 같은 중범죄자는 없었다. 1793년 자발적인 이주민들이 영국을 떠나 호주에 도착했고, 1840년부터는 자의로 이주한 사람들이 반대해 영국 정부는 범죄자들을 더 이상 보내지 않았다. 저자 김태수는 <함께하는 세계사>를 운영하는 곧 26만 역사학 박사 유튜버다. <질문으로 시작하는 세계사 수업 1>은 유튜브에서 다룬 내용을 보완하여 만들었다. 앞서 소개한 내용에서 보듯이 이 책은 질문으로 시작한다. '이렇게 질문을 통해 역사적으로 사고하는 습관을 기르기 시작하면 시간이 지나 외운 것들을 잊는다 해도 역사적 사고방식은 여전히 남아 있게 됩니다. (p. 6, 프롤로그)'1부에서는 근대적 일상이 언제부터 어떻게 시작했는지를, 2부는 지금 우리가 갖고 있는 생각을 언제부터 왜 하게 됐는지를, 3부에서는 근대 국가들이 어떻게 역사에 등장했는지를 질문한다. 브라질에 이어 월드컵 우승 횟수 2위를 자랑하는 독일 사람들이 축구를 싫어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설마? 산업혁명은 우리들의 삶을 어떻게 바꿔놓았을까? 동물원의 동물처럼 인간이 전시 대상이었다고 하고. 스위스가 중립국가가 된 역사까지 흥미로운 질문과 함께 그 대답을 따라가다 보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역사에 흠뻑 빠지게 되는 책이다.자칫 지루해지기 마련인 역사에서 즐거움을 느껴보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유튜브 <함께하는 세계사>도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