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어떤 법칙에 따라 돌아간다. 물론 우리의 생각이나 기대와 다르게 돌아가는 것도 있긴 하다. 하지만 이 책에 정리해놓은 101가지 법칙은 사회과학적으로 해석한 것들로 나름 합당하다고 여겨진다. '법칙이란 특정 현상을 설명할 수 있는 검증된 이론이며, 하나의 근본적인 이치나 원리를 다른 분야에 적용할 수 있도록 일반화시킨 것이다. (p. 5, 머리말)'따라서 법칙을 이해하고 법칙이란 안경으로 세상을 바라본다면 그래서 인과관계를 안다면 답답함을 해소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앞으로 벌어질 일을 예상할 수 있어 미래를 좀 더 또렷하게 볼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든다. 지난 12.3 내란 사태 이후 엄혹했던 1972년 10월 유신, 1979년 12월 군사 반란이 떠올라 불안한 마음에 요즘 영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어떤 책을 읽더라도 현 시국과 연결 지어 생각하는 부작용도 얻었다.오늘 (마침 12.12 군사 반란 있었던 날) 아침에 윤석열 긴급 성명을 들으면서 이 자가 벌인 계엄 내란이라는 미친 행동과 아직도 끝나지 않은 12.3 내란 사태를 <세상 읽기 시크릿, 법칙 101>에서 소개한 법칙으로 이해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라도 속에서 끓는 화를 조금이라도 삭이고 싶었다.돌이켜보면 윤석열은 2013년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는 윤석열 당시 여주지청장의 발언을 시작으로 우리 앞에 등장했다. '나비효과'처럼 그때 작은 날갯짓이 대통령이라는 토네이도가 됐다. 생각하면 할수록 어처구니없다.'후광효과'도 있었다. 지금은 대한민국 사람이라면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지만, 법에 의해 불의를 척결하는 정의의 사도 행세를 하는 검찰 출신이라는 후광 말이다.'하인리히 법칙'이 알려주듯 작은 징조가 있을 때 우리가 그 자가 어떤 자인지 파악했어야 했다. 대통령 선거운동 당시 열차 앞좌석에 구두를 신은 채 발을 척 올려놓았던 모습. 손바닥에 王자 쓰고 나왔을 때 그 자가 얼마나 무속에 빠져있었는지, 그리고 그 모습을 감추려고 교회 예배당에 들어서면서 '아내가 구약성경을 다 외운다'라고 말했을 때 입만 열면 거짓말하는 자라는 걸 알아챘어야 했다.그를 선택한 대부분 지지자들은 완벽해 보였을 것이다. '장미의 법칙'을 떠올려야 했었다. 혹시 아름다운 장미처럼 가시가 있는지 의심하는 일.윤석열은 '베버의 법칙'을 정치적으로 이용해 우리를 현혹시켰다. 사건을 더 큰 사건으로 덮어왔다. 그래서 우리는 점점 더 강렬한 자극에 반응했고 무뎌졌다. 12월 3일 계엄 선포에 앞선 국무위원 회의에서 국무위원 가운데 적어도 한 사람만이라도 '마이너리티 인플런스' 현상을 믿었어야 했다. 그래서 코페르니쿠스처럼, 갈릴레오처럼 아무리 윤석열이 소리치더라도 침묵하지 말고 자신의 반대 의견을 당당히 밝혔어야 했다. 침묵으로 동의하면 신과 루시퍼 모두로부터 버림받아 지옥불이 있는 곳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단테의 법칙'을 기억했어야 했다. 세상의 법칙은 우리에게 세상을 읽는 패턴을 알려주는 데 우리가 너무 그 원칙들을 무시한 것 같아 참 후회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