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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가득한 집 2024.8
행복이가득한집 편집부 지음 / 디자인하우스(잡지) / 2024년 7월
평점 :
품절
<행복이 가득한 집> 8월 호 스페셜 이슈는 '사는 듯 머무는 여행, 휴家'이다.
이제까지 여행은 잔뜩 짐을 싸 짊어지고 떠나는 것이었다. 여행지에서 새벽 일찍 일어나 이곳저곳 돌아다니는 빡빡한 일정을 소화해야만 잠잘 때 뿌듯한 '많은 양의 경험'이 여행이었다. 하지만 이제 바뀌었다. 아내가 말할 정도로 '질 높은 쉼' 더하기 '여유'를 경험하는 여행이 여행의 트렌드가 됐다.
'그래서 국내 여행지 중 제주 스테이를 집중 조명하면서 강원의 특색 있는 스테이 정보까지 모았다. (p. 75)' 설문조사 결과 가장 가고 싶은 여행지로 제주 또는 강원을 뽑은 사람이 절반 이상이었다고 한다.
오름과 삼나무가 둘러싼 10만 평 땅에 메밀을 비롯해 여러 작물과 꽃이 자라는 '바람이 부는 밭'이라는 뜻의 '보름왓'. 이곳에 머물다 보면 시간의 가치를 느낄 수 있다.
예쁜 정원이 있는 곳에서 스테이하고 싶다면 '편안함이 머무르는 집, 소우주'가 제격이다. 다음 항해를 위해 배를 정박하고 보수하듯, 나를 정비하며 쉴 베이스캠프 같은 곳을 원한다면 '스테이를 품은 돌집, 신창 유유희'를 추천한다.
'몸을 씻는 일은 누구나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며 행하는 일상적 행위다. 그러나 모두에게 매일 한 시간 남짓 주어지는 그 시간은 때로는 그저 멍하게 물을 맞기도 하고, 지나간 하루를 되새기거나 새로운 생각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환기하는 낯선 순간으로 가득 차 있다. (p. 105)' 이곳은 '물의 감각, 조천 욕장'이다.
호텔 여덟 곳의 특색 있는 써머 패키지 그리고 각자 취향에 따라 고를 수 있는, 펜션보다 감성 있고 호텔보다는 프라이빗 한 강원의 테마별 스테이 여덟 곳도 소개한다. 모두 욕심을 부려 머물고 싶은 곳이다.
이번 호에서 집 구경할 곳은 먼저 죽마고우 건축가 둘이 나란히 지어 사는 집 양평 집 두 채다. 도시 아파트에 살 때 사계절의 삶이 똑같았다면 이곳의 사계절은 다 다르고 기다려지는 계절이다. 한옥 호텔 브랜드 노스텔지어가 네 번째 공간으로 오픈한 슬로재는 모든 감각을 곤두세워 도심 속 휴식의 감각을 일깨울 수 있는 곳이다. 그런가 하면 이명자 씨 부부의 군포 주택은 고택 뷰, 산 뷰, 정원 뷰를 품은 집이다.
'행복이 가득한 집'을 떠나 머문 곳에서도 "행복하다. 나 진짜 행복하다."라는 말이 절로 나오다면? 뮤지션이자 작가인 오지은이 머문 치앙마이의 밤이 그랬다.
'우기의 밤하늘은 오히려 맑다. 한바탕 비가 내렸기 때문이다. 나는 낮에 배운 대로 몸을 슬쩍 눕혀보았다. 선생님 없이도 될까? 오늘의 레슨을 떠올렸다. "침대에 눕는다고 생각해. 물은 너를 도와줄 거야." 떴다! 이거 내 소원이었는데. 물에 둥둥 떠서 밤하늘을 보는 것. 회색 구름, 남색 하늘, 노란 달, 멀리 날아가는 비행기.
나는 물 밖으로 겨우 나와 있는 입으로 혼잣말을 했다. "행복하다. 나 진짜 행복하다." (p. 12)'
오지은 작가의 치앙마이 같은 곳을 찾아 머물며 우리도 흥얼거리며 되뇌어보자.
"행복하다. 나 진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