쿨투라 CULTURA 2024.6 - Vol.120
작가 편집부 지음 / 작가 / 2024년 5월
평점 :
품절


미술, 영화,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콘텐츠를 담은 월간 문화전문지 <쿨투라 CULTURA> 6월 호 테마는 '재즈'다

재즈 이야기를 하기 전에 먼저 눈에 띄는 건 유근택 목판 작품 <오직 한 사람>이다.
'작가는 그 나무파편들을 거칠게 모아 부조처럼 반입체의 얼굴 형상을 만든 후 그것을 다시 구멍 난 목판에 반전시켜 연결했다. (p. 15)'

얼굴이 무너져내린 것처럼 보인다. 미술평론가 강수미는 '자아를 박탈당한 익명적 인간의 상징'처럼 보인다고 한다.


영화 <인사이드 아웃 2> 켈시 만 감독과 마크 닐슨 프로듀서의 인터뷰도 실었다. <인사이드 아웃>에서 기쁨이를 중심으로 슬픔이, 버럭이, 소심이 등이 활약을 펼쳤다면 이번엔 불안이와 당황이, 부럽이, 따분이가 더해져 라일리의 감정이 더 복잡 미묘해졌다.

'<인사이드 아웃 2>의 많은 부분이 나와 남을 비교하는 심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이게 제가 이 작품을 하고 싶었던 큰 이유이기도 해요. 이 나이대는 스스로에게 너무 가혹한 시기예요. 그리고 일종의 강박관념이 있죠. 그래서 저는 10대에 우리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왜 우리가 그런 일을 하도록 연결되어 있는지 많이 공부했어요. (p. 37)'


디트리히 슈바니츠는 <교양, 사람이 알아야 할 모든 것>에서 재즈가 전통적인 아프리카의 노래와 기독교적인 찬송가, 그리고 유럽의 댄스 악단이 혼합된 블루스에서 발전되어 나왔다고 전한다.

''재즈'의 정의는 어렵다. 그 이유는 아마도 재즈는 배우는 것이 아닌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재즈는 경험과 느낌이 함께 모여 재즈라는 음악이 아닌 하나의 문화를 만든다. (p. 82)' 재즈를 잘 모르지만 '재즈는 느끼는 것'이란 말이 맘에 든다.

나 같은 문외한도 재즈 하면 트럼펫 부는 루이 암스트롱이 먼저 떠오른다. 그의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 뒤에는 불행한 어린 시절이 숨어있다. 알코올 중독에 빠진 어머니 밑에서 자랐고 신문을 팔아 생계를 이어가다가 소년원에 수감됐다. 그곳에서 우연히 트럼펫을 접했고 7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년 세월을 재즈와 함께했다.

즉흥적인 연주에 탁월했다. 그리고 스캣 scat 창법을 통해 보컬의 표현 영역을 확장한 것은 그 어느 것보다 그의 큰 업적이다.

'"Jazz is everywhere"라는 말이 그렇듯이, 그것이 어디에나 있다면 우리는 그걸 통해 매 순간 연결의 실마리를 지니고 있을 것이다. (p. 70)'

재즈 보컬리스트 웅산, 록 밴드 리드보컬로 활동하던 대학 시절 빌리 홀리데이의 목소리를 듣고 재즈의 길로 들어섰다. 스스로 비구니가 되었다가 다시 돌아온 웅산에게 재즈는 '좋은 친구'다. 그 이유는 재즈라는 친구가 70이 되었을 때까지도 곁에 있어줄 것 같기 때문이다.

김철수 재즈 피아니스트는 재즈에 가장 어울리는 표현은 '평양냉면'이라면서 그 맛을 적절하게 표현하는 가수로 쳇 베이커를 꼽았다. 하지만 음악 외의 그의 삶은 평온하고 담백한 맛의 평양냉면과는 거리가 멀었다. 외도, 이혼 그리고 헤로인, 코카인 등 다양한 약물에 중독됐고, 1988년 호텔에서 자살로 추정되는 주검으로 발견됐다. 내가 들은 쳇 베이커의 음악은 평온 그 자체였다. 그의 죽음과 너무 대조적인...


아직 재즈를 잘 모른다. 그러니 즐길 수준도 못된다. 하지만 재즈 느낌을 적어보자면 감상적이다. 흥겹지만 아주 흥겹지는 않다. 무겁지 않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다. 한적하다가도 소란스러워진다. 좋아하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기에 적당한 소음 같기도 하다. 잡음 같아 음표가 여기저기 흩어진듯하지만 정돈돼 있고. 실패한 인생 같지만 딱히 실패했다고 말하기는 겸연쩍다.

'마일즈 데이비스 Miles Davis는 말한다. "연주하는 그 음이 틀린 게 아니야 - 그다음에 오는 음이 그게 옳았냐 그르냐를 결정하는 거지." 또한 그는 실수를 두려워하지 말라, 그런 것은 없다고 한다. 다만 우리들의 삶의 연주에서 실수 같은 일들이 생길 뿐이다. (​p. 84)'

마일즈 데이비스의 말에 고개가 끄덕이는 걸 보면 나도 재즈를 좀 즐겨볼 때가 됐나 보다. <쿨투라 CULTURA 2024. 6월 호> 고맙다. 재즈를 알려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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