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오래전, 한 직원이 작성한 엑셀 자료를 보고 깜짝 놀란 적이 있다. 암산(국민학교 다닐 때 주산을 배웠던 나)으로 확인한 결과값이 이상해 수식을 살펴봤다. 이런~ 수식에 괄호가 없었다. 사칙연산의 우선순위가 깡그리 무시된 수식이었다. 그 직원의 태도가 더 문제였다. 문제점을 알려줬더니 자존심 때문이었는지 그의 대답은 "왜 그렇게 해야 하죠?'였다. <뇌를 자극하는 새로운 수학 퀴즈 100>에서 논리학, 기하학, 조합론의 퀴즈 100개를 만날 수 있다. 솔깃한 문제를 골라 풀어보며 내 뇌가 얼마나 고지식한지 확인 가능하다. 문제를 풀다가 막히더라도 성급하게 해답을 보려는 마음을 억눌러야 이 책이 주려는 효과가 최대치가 된다. 만약 문제를 풀었는데 그 답이 이 책의 해답과 다른 방법으로 푼 것이라면 쾌감은 극에 달한다. 수학을 푸는 맛은 이런 것이지!'Q53 한 번에 (4개씩 4줄로 배열된) 점 16개를 연결하기 (p. 55)' 일명 '니콜라우스의 집 그리기' 해답으로 이 책에서 12개를 제시하지만 이것 외에 해답이 몇 개나 더 있을지 알 수 없다. 수학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될까? '아마 없을 거야'라는 염원을 담아 수포자들이 제일 많이 하는 질문이다. 자매품 대답으로 '수학 몰라도 세상 잘만 살더라'가 있다. 그럼 얼마나 좋을까. 앞서 이야기했던 사칙연산 우선순위 무시했던 직원이 계속 자존심 앞세워 수학의 약속을 무시한다면 일에서 배제될 수밖에 없다. 수학 문제를 풀기 위해서는 우선 약속을 알고 그 약속을 지켜야 하는데 이를 무시한 대가다.수학을 잘 모른다면 저축을 한다든지 집이나 물건을 사고파는데도 지장이 있다. 일정을 계획하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데도 수학적 사고가 필요하다. 생활과 밀접한 요리를 할 때도 수학적 사고는 필요하다. 재료를 양을 정확히 측정해야 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Q1 물 6리터를 담아라 (p. 13, 준비운동을 위한 쉬운 퀴즈)'6리터의 물이 필요한데 양동이는 9리터짜리와 4리터짜리 두 개뿐이다. 양동이에 6리터를 담은 방법을 안다면 이와 유사한 측정에 응용할 수 있다. 머리가 좋은 편인가? 그렇다면 문제를 풀기만 할 것이 아니라 문제 만들기에 도전하는 것도 좋다. '이때 중요한 원칙은, 퀴즈가 최대한 멋져야 한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긴 설명이 필요 없어야 하고, 단순 반복 계산으로 풀려선 안 된다. 나중에 속으로 "이렇게 단순한데, 왜 나는 이런 생각을 해내지 못했을까?" 생각하게 될 정도로 해답이 우아하고 짧은 문제가 이상적이다. (p. 197)'나? 난 머리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라서 이 책의 문제부터 하나하나 풀어보려 한다. 해답을 보기 위해 책 끄트머리를 펼치려는 유혹을 최대한 견디면서. 하루에 한두 문제씩. 그러면 뇌가 말랑해지고 뜻하지 않은 아이디어가 튀어나올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