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상의 모든 과학 - 빅뱅에서 미래까지, 천문학에서 생명공학까지 한 권으로 끝내기
이준호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4년 3월
평점 :
저 멀리 15km쯤 떨어진 곳에 반짝이는 불빛이 있다. 그 불빛에서 138억 년 전 우주가 시작됐다고 가정하자. 10억 년을 약 1km라고 어림잡아 계산하면, 45억 년 전에 생긴 지구는 우리로부터 4.5km 떨어진 곳에 있다. 공룡은 200m, 최초의 인간 호모 사피엔스는 약 20만 년 전에 나타났으니 겨우 20cm 앞이다. 인류 최초의 문명은 5,000년 전이니 5mm 앞이다. 138억 년이라는 우주의 나이를 생각하면 우리 인류의 역사는 그야말로 눈 깜박할 사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긴 역사의 우주만큼이나 우주 공간 또한 어마어마하다.
'아주 작은 점 하나가 있습니다. 지구와 태양을 비롯한 수천억 개의 별들이 모인 은하, 그런 은하가 거의 2조 개나 모인 우주가 138억 년 전엔 하나의 점일 뿐이었죠. 우주는 우리의 손가락 마디 하나보다도 작았습니다. (p. 25)'
인천 백석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이준호 선생님의 <세상의 모든 과학>은 '우리가 어디서 왔고, 누구이며, 어디로 가는가?'라는 질문에 과학 이야기로 쉽고 재미있게 대답하는 책이다.
저자에 따르면 '초등학교 6학년 아이가 책을 읽고 부모에게 달려가 심각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는 모습을 떠올리며 (p. 9, 들어가며)' 책을 썼다고 한다. 또한 저자가 직접 그린 150여 점의 그림은 이해를 도울 뿐 아니라 이 책을 읽어나가면서 상상하는 세계를 더 풍성하게 만든다.
우주와 지구, 인류 그리고 인류가 만든 문명의 역사는 어떻게 비롯됐을까. 인간과 자연은 어떻게 서로 길들이며 바꿔놓았을까. 자연에서 어떤 힌트도 얻을 수 없는데도 불구하고 상상력만으로 활과 화살이라는 무기를 만든 똑똑한 인류에게 폭력은 영원한 디폴트 값인가.
'아인슈타인은 이런 말을 했죠. "저는 3차 세계대전 때 무엇으로 싸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4차 세계대전 때 나뭇가지와 돌멩이로 싸울 것이란 점은 분명히 알 것 같네요." (p. 204)'
수천 년을 거치며 이룩한 문명을 한순간에 날려버리고 인류는 다시 석기시대로 돌아가는 선택을 하게 될까?
그리고 AI는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줄까? 공포를 가져다줄까. 이를 우리가 선택할 수 있을까? 생명공학의 발전으로 인간은 생명의 설계도를 손에 쥐게 될까? 그렇다면 그 힘을 얻은 인류는 영원히 죽지 않는 건가?
저자는 어두운 미래와 밝은 미래, 두 가지 시나리오를 상상해 본다. 화석연료 사용을 막지 못한 결과 기후변화로 큰 규모의 산불이 발생한다. 폭염과 가뭄이 찾아오고 폭풍이 강력해진다. 2090년 식량부족으로 각국의 정부가 붕괴된다.
다행스럽게도 에너지 혁명으로 온실가스 배출이 줄었다. 가뭄과 폭풍 같은 기상재해가 서서히 줄어들고 기후도 천천히 변해 적응할 수가 있다. 2080년 세계 인구도 감소하고 농업기술 발전으로 농업 생산량이 증가해 먹고사는 걱정이 사라진다.
5,000여 년간 만든 우리의 문명이 이 시간을 살고 있는 우리들의 선택에 따라 100년 안에 사라지게 될지 아니면 이어지게 될지가 결정된다. 우리의 아이들은 과연 꿈같은 세상을 살게 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