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편집>'사랑은 고정되지 않는사랑은 언제나 위태로운사랑은 도전이자사랑은 매 순간의 (p. 60)'편안한 사랑이 있을까? 싶다. 놓칠 것 같고, 사라질 것 같고, 상처 날 것 같고... 그래서 사랑이 언제나 위태롭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사랑을 매 순간의 도전이라는 표현에도 끄덕이고...<너를 사랑하는 순간>'사랑하는 너의 두 눈을 통해내가 가야 할 길 위에서나 자신과 마주하는 순간너를 사랑하는 순간나를 사랑하는 순간너를 통해 나를 사랑하는 이 순간 (p. 61)'사랑하는 이가 있어야 비로소 날 사랑할 수 있다는 거지? 사랑하는 눈빛으로 날 바라보니 네 눈에 비친 내 모습이 사랑스러울 수밖에... 그렇다는 거지?<첫사랑>'하얀 행복으로 채색된세상 속너와 마주한뜨거운 겨울나의 첫 심장나의 첫 사랑 (p. 64)이제 나이 들어 사랑이 메말랐을 법도 한데... 그런데... 첫사랑 생각이 스치듯 지나가면 심장이 쿵쾅거린다. 아직도... 그래 첫사랑, 그래서 첫 심장.<사랑한다 너를>'내가 짊어진 사랑이라는 무게만큼안갯속 수많은 물방울 수만큼마음이 숨기며사랑한다. (p. 58)'내가 짊어진 사랑이란 것도 결국은 내가 쌓아놓은 것이리라. 쌓아놓은 무게만큼 널 사랑하려고 준비했다고 말할 수 있겠다. 사랑한다 너를. 그러나... 그러다가... 헤어지면 내가 쌓아놓은 만큼의 사랑의 무게에 짓눌려 일어서는 데 한참 걸린다는걸... 사랑할 땐 그 무게를 모른다. 헤어지고 나서야 그 무게를 체감한다.김초혜 시집 <사랑굿>을 읽고 또 읽고 하던 때가 있었다. 사랑을 삭이는데 너무 힘들어 사랑 굿판이라도 벌여야 할 판이었다. 사랑엔 완성이 없다는 걸, 그땐 몰랐다. 애초에 우린 미완성을 사랑이라 부르기로 약속했었다. 헤어짐이 없다면 그걸 사랑이라 부르지 않기로 한걸, 사랑 때문에... 사랑을 굿판에서 춤추며 빌듯 신앙이라 여겼기에 잠시 잊었을 뿐이었다. 김은진 사랑 연대기를 이어 마음으로 찬찬히 읽어보려 한다. 그때의 사랑을 마주하고자 한다. 나머지 시를 아껴 읽듯이 그때의 사랑을 하나하나 꺼내 보려 한다. 다시 심장을 때리고 힘껏 눌러 쿵쾅거리는 그 심장을 느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