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천 가족 1>(먼저 꼭 읽어보시길...)에 이어서... 어느 봄날 하늘에서 한 영국 신사가 미끄러지듯 날아내렸다. 실크 모자에 스리 버튼 양복을 입고 손에 서양식 지팡이를 쥔 그는 너구리들의 스승인 아카마다 선생의 아들, 덴구로 야쿠시보 2세다. 100년 만에 등장하는 2세와 함께 시작되는 <유정천 가족 2>는 2세들이 활약하는 유쾌 상쾌 재미 만렙 보장 이야기다.시모가모가와 에비스가와가의 다툼은 2세에 걸쳐 계속된다. 아카다마 선생의 2세와 아카다마 선생이 연모하는 제자 절세미인인 벤텐의 결투, 장기 게임인 쇼기를 무척 좋아하는 난젠지가의 장녀 교쿠란과 시모가모가의 맏형 야이치로와의 사랑 그리고 이 소설의 주인공인 야사부로의 전 약혼녀 가이세이, 야사부로 앞에 본모습으로 절대 나타나지 않고 숨어서 목소리만 내던 그녀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다. '좌우지간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 (p. 11)' 덴구들에게 혼나고 인간들에게 너구리 전골이 되어 잡아먹혀도 너구리는 덴구를 동경하며 둔갑술로 인간 흉내 내는 것을 그만두지 않는다. 좋아하기 때문이다. 재미있기 때문이다. 이것을 조상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바보의 피'라고 불러도 상관없다. 사는 게 뭐 있나...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주인공 야사부로는 재미있다면 어떤 무모함도 불사한다. 우리에 갇히는 두려움도 재미를 이길 수 없다. 재미있는 것이 좋은 것이기 때문이다. 생각하다가 막히면? 재미있게 논다. 이것이 인간으로 둔갑해 유쾌하게 노는 너구리의 해결책이다. 슬퍼 울 때도 있다. 그러나 눈물을 흘릴 때마저 웃으면서 흘린다.'나는 천하태평을 사랑하는 너구리이지만 '그것만으로는 곤란하다'고 바보의 피가 속삭였다. 언제든지 풍파를 일으켜요. 팍팍 일으켜요. 언제든지 평화를 어지럽혀요. 팍팍 어지럽혀요. (p. 394)'이들 너구리에게 웃고 즐기면 안 되는 때란 없다. 심심하다면 풍파를 일으키고 평화가 깨뜨려서라도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소설 속에 등장하는 캐틱터들의 모습을 상상하는 일도 즐거웠다. 애니메이션을 찾아 내가 그린 모습과 견주었다. 내가 졌다. <유정천 가족> 3부작 시리즈 중 2부까지 끝났다. 3부는 언제? 기다리는 것도 재미있게... 한 번뿐인 인생 '재미있게 살고 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