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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외식창업에 적합한 사람인가? - 창업 전 반드시 자신에게 던져야 할 질문
김상진 지음 / 예미 / 2023년 11월
평점 :
외식이라면 나도 숟가락은 아니어도 젓가락 한 개 정도는 얹을 자격이 있다. 직장에서 80여 개 점포에 연 매출 800억 원 규모의 식음 영업을 5년여 동안 총괄했었다. 트렌디한 점포를 유치해 객단가도 꽤나 올려놓았다.
머천다이즈는 재고 부담이 있는 큰 반면, 외식업은 상대적으로 초기 투자비가 많이 필요하다. 이자, 임대료 등 고정 비용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장사가 안될 경우, 그동안 땀 흘려 모은 투자비를 몽땅 날려버릴 확률이 그만큼 높은 업종이 외식이다.
그런데다 요즘은 패션만큼이나 외식 트렌트가 빨리 변한다. 같이 일하던 팀원의 말이 떠오른다. "맛집 찾아다니다가 일 년여 흘러 이미 갔던 맛집을 다시 찾아가면 없어졌더라고요..." 한때 곳곳에서 찜닭 팔던 곳은 대부분 사라졌다. 몇 년 전 가수 화사가 돌풍을 일으켰던 곱창집도 이젠 많이 정리된 듯하다.
저자가 제시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식품산업통계정보시스템의 자료(2022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외식업 점포 수는 총 70만 9,000개로 인구 5,100만 명 기준으로 본다면 72명당 점포 1개가 운영되는 꼴이라고 한다. 돈 벌기 힘든 구조다. 외식은 어설픈 귀동냥으로 '치킨집, 빵집 또는 카페나 하지 뭐~'라는 식으로 섣불리 뛰어들만한 업종이 절대 아니다.
같은 그룹에서 직장 생활을 같이해 나와도 꽤나 인연이 깊은 이 책의 저자는 외식업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외식창업과 관련된 책을 냈다고 했을 때 그럴만한 자격이 있다는 생각이 들어 책을 사서 펼쳤다. '이런 게 실용서지' 하는 말이 절로 나왔고, 고생과 노력의 흔적이 책 곳곳에 묻어있었다.
저자는 외식창업과 관련해 A부터 Z까지 모두 알려줘야겠다고 작심한듯하다.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한 권의 책 <나는 외식창업에 적합한 사람인가>로 실무적인 것까지 다 커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무엇을 준비해야 하고 또 창업에 주의할 점을 무엇인지 꼼꼼히 알려준다. 그리고 인터뷰를 통해 얻은 실제 운영 사례가 각 장마다 실려있는데, 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로 창업을 준비하는데 큰 도움이 될 만한 자료다.
'그런 측면에서 이 책은 1) 자신이 처한 상황을 냉철하게 분석하고 판단하여 미흡한 부분을 보완한 뒤에 여유를 가지고 창업하라고 충고하고, 2) 자신이 제일 잘할 수 있는 업종을 선택하여 가족의 동의를 받아 자신감을 가지고 진행한다면 성공할 수밖에 없다는 방향성을 제시한다. (p. 9, 추천하는 글)'
저자는 우선 창업을 온몸으로 막아서서 설득한다. 그런 이유 가운데 하나가 직장 다닐 때 즐기던 주말이나 공휴일을 포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 직장 동료가 회사를 그만두고 역 근처에 만화방을 차렸었다. 단골의 발길이 끊길까 봐 명절에도 가게 문을 닫을 수 없다고 하소연하는 소리를 들었었다.
그럼에도 창업이란 도전을 하겠다면, 처음부터 맨땅에 헤딩하기보다는 프랜차이즈 가맹 창업을 저자는 권한다. 점포 창업과 운영 노하우를 익히기에 쉽기 때문이다. 내가 외식업에 적합한 사람인지는 저자가 마련한 '외식창업 셀프 진단툴'로 평가 가능하다. 내게 적합한 브랜드와 상권 살펴보기, 직원관리, 고객 관리까지 모든 정보가 저자가 직접 경험을 통해 얻은, 바로 영업에 적용할 수 있는 것들이어서 더욱 가치가 있다.
지금 창업을 고려하거나 준비하고 있다면, 더 나은 삶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때려치웠거나 퇴직 후 인생 2막을 준비하는 두 경우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절박한 상황임이 분명하다. 그러니 더 철저히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외식 창업을 준비하고 있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이론서가 아닌 경험에서 만들어낸 실용서이기 때문이다.
'창업을 하더라도 돈을 좇지 말고, 행복을 찾는 창업을 추천한다. 즉 떼돈을 벌려는 욕심을 버리고 적정 수익에 만족하면서 운영한다면 오래갈 수 있다. (p. 214, 나가는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