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필사 문장 30 좋은 습관 시리즈 34
김선영 지음 / 좋은습관연구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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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책이어서 그런가?) 이 책을 읽고 글을 남기려고 하니 어떤 상황이 떠올라 빙긋 웃음 짓게 된다. 어릴 때 글짓기 숙제를 하는데 옆에서 선생님이 지켜보는 느낌이랄까? 창피해서 팔로 가리고 쓰고 싶은데 그러자니 치우라고 할 것만 같아 고민스럽다. 하필 또 잘 한다며 내게 칭찬을 아끼지 않았던 선생님이라면 더욱더 난처한 그런 장면이 떠오른다.


PT 받듯 문해력을 익히는 <어른의 문해력>, 깔끔하고 호감가게 글 쓰는 법을 알려주는 <어른들의 문장력>에 이어, 13년 동안 방송 글을 썼던 김선영(글밥) 작가가 이번에는 '지난 4년 동안 매일 필사했던 4,400여 글귀 중 '글쓰기에 도움이 될 만한 문장을 고르고 골라 30개로 추려 문장이 왜 마음을 움직였고, 글을 쓰는데 어떤 도움이 되는지 하나씩 설명 (p. 14)'한 책 <따라 쓰기만 해도 글이 좋아진다> 내놓았다.

글을 잘 쓰고 싶은 마음이 간절한 나로서는 책장을 펼쳐 목차만 살펴봐도 구미가 당겨 안경을 고쳐 쓰게 된다. 어떤 루틴을 만들어야 글을 꾸준하게 쓸 수 있을지, 다채로운 표현을 갖춘 훌륭한 글은 어떤 시선으로부터 얻게 되는지, 인간미 넘치고 건강한 가치관을 가진 '글 쓰는 사람'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다룬다.

'이 책은 '필사의 문'을 열지 못하고 문 앞에서 서성이는 분들에게 건네는 초대장이다. 앞으로 30일 동안 매일 초대장을 보낼 테다. (p. 14)'

김선영 작가는 '나도 잘 쓰고 싶다'라는 바람 때문에 필사한다고 말한다. 글을 잘 쓰려면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하는데 필사가 두 가지 모두를 만족한다는 것이다. 글쓰기 재료가 되는 배경지식을 넓힐 수 있고, 다양한 글 구조를 접하다 보니 문해력과 문장력이 좋아진다. 필사한 글에서 생각을 이어갈 수 있으니 글감이 마르지 않는다. 그리고 어휘력이 풍부해져 단조로운 글에서 탈출할 수 있다.


'마감 그리고 함께하는 사람, 두 바퀴가 당신의 멈춰있는 차를 굴릴 테니까. (p. 95)'


짧은 글이지만 글을 쓸 때 나 나름 추구(만) 하는 절차가 있다. 어떤 내용을 담을지 구상하고 (첫 문장 쓰기가 어렵지만) 일단 앞뒤 가리지 않고 글을 쓴다. 단락의 순서를 바꾼 다음 정확한 자료를 찾아가며 글 내용을 보완한다. 맞춤법 검사기의 도움을 받아 글을 수정한다. *중복되거나 우리말로 바꿀만한 낱말을 찾아 고친다. 그리고 읽어본다.

읽다가 턱 걸리면 표현을 바꾸거나 문장을 아예 뜯어고친다. 다시 맞춤법 검사를 하고 글쓰기를 마친다면 얼마나 좋을까. '*중복되거나~~'부터 절차를 생략한다. '오늘이 리뷰 마감이니까 다음부터...' '그래도 추구하는 절차이니 지켜야지...' 갈등하다가 결국 게으름에게 결정권을 내준다. (이 후기도 결국 게으름의 결정에 따를 것이 뻔하다. 오늘이 마감일이니...)

'문장의 리듬감은 미적인 쾌감도 준다. 우리가 글을 읽는 이유는 정보와 지식을 얻으려는 목적만은 아니다. 즐겁기 때문이다. 즐거움은 내용에서도 오지만 형식에서도 온다. 문장이 지닌 균형과 변주의 팽팽한 대결이 주는 긴장감이다. 리듬이 구현한 아름다움이다. 리듬감이 있는 문장을 눈으로 읽다 보면 마치 속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는 것 같다. 베껴 쓰면 리듬은 더욱 깊숙하게 침투하여 내 몸에 달라붙는다. 가끔 시를 필사하는 까닭도 이 때문이다. (p. 170)'

내 글에 제일 구현하고 싶은 것이 '글의 리듬감'이다. 김선영 작가가 써놓은 (위의) '리듬감의 아름다움'에 대한 글귀를 읽는 순간 더 간절해졌다. 그런 글이 완성돼서 흥얼거리듯 즐겁게 읽는다면 얼마나 황홀할까? 글을 발췌해두고 가끔 읽기만 했지 필사는 하지 않았다. '리듬이 깊숙하게 침투'하도록 본격적으로 필사를 해야 할까 보다.


'누군가 '자기 계발의 끝판 왕은 책 쓰기다'라는 말을 했다는데 나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인다. 책을 쓰면서 성장한다. 책을 쓸 때마다 나의 부족함을 마주하고, 그것을 해결하고자 애쓴다. 애쓴 만큼 더 자란다. 책이 나오면, 나는 내가 내뱉었던 말을 지키며 살려고 노력한다. 책을 쓰면 더 좋은 삶을 살게 된다. (pp. 264,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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