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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1페이지 그날, 우리가 몰랐던 중남미 세계사
윤장훈 지음 / 팬덤북스 / 2023년 7월
평점 :
마땅히 놀거리가 없던 어린 시절, 나라별 수도 맞추기를 많이 해서인지 어느 나라가 어느 대륙 어디쯤에 있는지 요즘 세대보다는 좀 더 아는 편이다. 그럼에도 중남미, 그중에서도 카리브 국가들 중 일부는 낯설다. 물론 지리적 위치는 시작일뿐 그 나라의 역사, 정치, 문화 등을 알려면 갈 길이 멀긴 하다.
수리남은 최근 영화를 통해서 알게 된 나라다. 아프리카 대륙인가 했더니 브라질 북쪽에 있는 나라였다. 안티구아 바르부다, 과달루프, 세인트루시아, 그레나다,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이라는 카리브 국가는 이 책을 읽고 처음 알게 됐다.
이들 잘 모르는 나라들을 비롯해 중남미에는 30개가 넘는 나라가 있다. 유럽 중심에서 이곳은 신대륙이었다. 원주민 입장에서 참 기가 막힐 노릇이다. 엄연히 잘 살고 있는데 치명적인 병균을 갖고 온 이방인들이 자신들을 무슨 동물 보듯 했으니 말이다.
이곳 사람들은 스페인, 포르투갈, 영국, 프랑스 등 유럽 제국주의 국가들로부터 침략당해 희생됐다. 이들로부터 독립을 해야 했고, 그다음엔 영토분쟁, 권력 다툼으로 내전을 견뎌야 한다. 힘센 나라들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중남미 국가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용했다.
'이 책은 중남미 역사를 파헤치는 일종의 '가이드' 역할을 한다. 중남미 역사 전체를 시간의 순서대로 다루는 전문 서적이기보다. 매일 벌어졌던 중요한 일을 단편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따라서 중남미 역사를 완벽히 설명하는 데 중점을 두기보단 특정 주제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날 중남미엔 이런 일이 벌어졌었구나' '이런 날을 기념하는구나' '이런 사람들이 살았구나' 등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p. 5)'
중남미 하면 무엇이 떠오르나. 브라질, 아르헨티나 때문에 축구를 떠올릴 수도 있고, 예술을 좋아한다면 프리다 칼로를,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백 년의 고독>을 쓴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체 게바라를, 삼바 축제를, 커피를, 뮤지컬 <에비타>에서 남편이 대통령이 당선됐을 때 Don't Cry for Me Argentina를 부른 아르헨티나 민중의 인기를 한몸에 받은 에바 페론까지... 관심사에 따라 제각각 다를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중남미에 대해 알고 있는 건 상당히 제한적이고 평면적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유럽이나 미국 같은 나라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서구 세계의 시각으로 마약, 내란 등 특정 프레임으로 소식을 접하다 보니 이미지도 좋지 않다.
이 책은 중남미 나라별 문화나 특징을 알아가고 역사적 흐름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아는 만큼 보인다.' 중남미를 입체적으로 알 수 있는 이야기가 1년 365일 날짜별로 꽉 채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