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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기분 사용법 - 불안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100가지 심리 도구
사샤 바힘 지음, 이덕임 옮김 / 어크로스 / 2023년 7월
평점 :
내 기분에 영향을 받아 가족 또는 회사 팀원들 기분이 잡친다면? 혹은 눈치 보며 내 기분을 살핀다면? 어느 날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무실에 들어가기 전 잠시 문 앞에 멈춰 서서 심호흡하며 기분 전환했다. 퇴근할 때는 회사의 기분을 집으로 가져가지 않으려고 엘리베이터 거울을 보며 표정을 바꾸곤 했다. 물론 늘 이런 행동을 한 건 아니지만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실수를 쉽게 떨쳐버리지 못하는 편이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내 책임이 크다고 여긴다. 쓸데없는 생각이 많고, 말 한마디에 쉽게 상처받으며, 그 기분이 오래간다. 속으로 혼자 삭히느라 힘들다.
남들은 당차고, 침착하며, 걱정이 없어 보이고, 늘 자신감이 넘쳐 보인다. 그래서 주변 사람들의 성격을 다짜고짜 부러워한다.
심리치료사인 저자는 기분도 결국 습관이라고 한다. 그래서 내 감정을 잘 파악하기만 한다면, 그 상황에 맞는 심리 도구를 활용해 적절히 대처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불안을 다스리고 자존감을 높이는 등 감정을 관리할 수 있는 100가지 비밀의 심리 도구를 '마음 주치의' 사샤 바힘은 <내 기분 사용법>에서 공개한다.
내가 흔히 갖는 감정엔 어떤 심리 도구로 처방해야 할까? 몇 가지 소개한다.
나는 약간의 실수도 받아들이지 못해 철저히 준비하는 완벽주의자에 가깝다. 처방전은 그 예상되는 실수를 과감하게 해보라는 것이다. 실수해 보면 결과가 내 걱정과 달리 그리 심각하지 않다는 알게 될 것이고, 완벽주의가 더 많은 실수를 불러올 수 있어 오히려 덜 완벽한 전략이 성공적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거라는 것이다.
잡생각을 쉽게 버릴 수 없다면? 제시한 세 가지 심리 도구 중에 하나는, 비치볼을 물속으로 집어넣으려 힘을 주면 줄수록 더욱더 거세게 떠오를 테니, 밀고 들어오는 잡념을 그냥 순수히 받아들이라는 처방이다. 그러면 역으로 생각에서 벗어날 확률이 높으니 말이다.
두려움을 두려워하지 않으려면? 두려움을 직면해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내가 갖고 있는 경험하는 것이 현명한 방법이다.
'파울 바츨라비크는 그의 저서 <불행으로의 안내>에서 10초마다 손뼉을 치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런 행동을 하는 이유를 묻자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코끼리를 겁주어 쫓아버리기 위해서죠."
"코끼리요? 하지만 여기에는 코끼리가 없는데요?"
"바로 그거죠! 그래서 없어졌잖아요!" (p. 315)'
두려움을 직면하지 않는다면 두려움을 느낄 때마다 손뼉을 쳐야 하고, 박수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그 손으로 그 어떤 것도 영원히 할 수 없다.
사샤 바힘이 내놓은 100가지 심리 도구 모두가 현실적인 조언이라 매력적이다. 100가지 처방전인 담긴 구급상자와 같은 책이다. 상자를 열어 내 감정의 증상에 따라 적절한 처방전을 꺼낼 수 있다. 처방을 안다고 바로 처방대로 변화를 꾀해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 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내 마음을 다스리고 해결하는 처방전을 곁에 비치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 고칠 수 있다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 할지라도 도구 상자가 잘 보관되어 있다면 좋은 일이다. 살다 보면 '밸브 스템실'을 갑자기 교체해야 할 일도 생기지 않겠는가? 그러니 살면서 발생할 수 있는 일종의 보수공사에 대한 참고 자료로 이 책을 대하면 좋겠다. 어쩌면 당신에게 맞는 뭔가가 있을지도 모르니 말이다. (p. 374)'
달라진 삶을 살수 있는 도구, 기회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안하고 우울한 기분을 그대로 가지고 살 것인가. 아니면 내 삶의 다음 스테이지로 들어가기 전, 잠시 서서 처방전을 살펴보고 심호흡한 다음 기분을 전환하고 문을 열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