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금을 지켜라 - 아파트, 빌라, 원룸, 오피스텔 전세 사기로부터
덕방연구소 지음 / 황금부엉이 / 2023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전세'는 세입자가 집주인에게 보증금을 맡기고 월세 없이 계약 기간 동안 거주하는 방식이다. (p. 5)'

모두 알다시피 전세제도가 유지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전세제도는 집주인과 세입자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 생긴 제도다. 한정된 자본이 산업에 집중되다 보니 주택 구입을 위한 목돈 마련이 어려운 시절이었다. 전세보증금은 이자를 지불하지 않아도 되는 일종의 은행 대출 역할을 톡톡해 해냈다. 세입자 입장에서도 번거로운 월세보다 원금을 보장받는 전세가 편리했다.

문제는 전세보증금이 부동산을 통한 재산 증식으로 이용되면서 시작된다. 부동산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집값이 폭등할 때는 이런 방식의 투자(아니 투기)가 현명해 보인다. 하지만 전세제도는 부동산 가격이 떨어진다면 취약하기 이를 데 없는 제도다. 1998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집값과 전셋값이 같이 급락해 우리는 이미 역전세난을 직접 겪은 적이 있다. 그리고 간접적으로는 1992년 일본 부동산 버블 붕괴를 경험했다.


정부의 적극적인 부동산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떨어진 집값은 올라갈 기미가 없다. 역전세, 깡통전세라는 말이 요즘 다시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이유다. 이 같은 현상은 전셋값이 최고일 때 계약한 전세 물건의 만료 시점인 내년까지 계속될 전망이다.

일본의 잃어버린 30년이 우리에게도 찾아오지 않을까 걱정되는 건 정부가 내놓은 부동산 대책 때문이다. 시장의 자유를 부르짖는 정부가 부동산 시장만큼은 적극적을 개입한다. 전세금을 돌려줄 돈이 없다면 집주인은 당연히 집을 팔아 보증금을 돌려줘야 하는 게 시장의 이치다. 그런데 오히려 정부는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줄 테니 집을 팔지 말라고 한다.

진짜 문제는 집주인에게 돈을 빌려줘 부동산 가격을 끌어올리려 하는데, 그 의도와 반대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할 때 찾아온다. 일본과 같은 패턴으로 부동산 버블이 터져버린다.

영끌해서 전세자금을 마련한 청년부부가 피해 입을 때 그 충격은 훨씬 크다. 안타깝게도 출발부터 좌절하는 현실은 받아들이기 힘겹다.


전세제도를 없애버리는 방법을 해결 방안을 생각해 볼 수도 있지만 우리나라의 집값을 전세가 받쳐주고 있기 때문에 전세가 월세로 일부 대체되긴 하겠지만 사라지긴 어려워 보인다. 그러니 부동산 가격을 시장에 맡겨 스스로 조정하게 하지 않는 한 역전세, 깡통전세로 인한 피해 사례는 계속될 것이다.

'덕방연구소'는 부동산 지식을 알기 쉽게 설명하는 유튜브다. <전세금을 지켜라>는 유튜브에서 자세히 다루지 못한 세입자가 꼭 알아야 할 것들을 체계적으로 설명한 책이다. 전세제도가 유지되는 한 전세금을 지키는 방법을 아는 것밖에 다른 방도가 없다. 그 방법이 담긴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다.

'전셋집을 구하려는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잘 모르고 갈팡질팡만 하는 임차인들을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내용을 책에 담았다. 이 책을 읽은 임차인들이 앞으로 대한민국에서 전세 세입자, 월세 세입자로 사는 동안만큼은 보증금에 대해 걱정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p. 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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