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챈트먼트 - 부서지지 않는 매혹의 인생에 관하여
캐서린 메이 지음, 이유진 옮김 / 디플롯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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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혹적인 삶을 살고 있는가. 아님 그리 매혹적인 삶은 아니지만 나를 둘러싼 곳은, 둘러싼 것들은 매혹적인가. 무엇에 매혹을 느끼는가. 아름다운 모습? 추억인가? 오로라 같은 자연현상? 매혹이란 무엇인가?


'그녀는 옛사람들이 지구를 구성하는 근원적인 요소라 믿었던 4대 원소인 흙, 물, 불, 공기를 중심으로 우리 주변에 숨 쉬고 있는 매혹을 탐험하러 나선다. (p. 296)'

표지마저도 매혹적인 <인챈트먼트>,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에세이스트 캐서린 메이가 매혹을 탐험하러 나섰다. 매혹은 보이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다. 특별한 감각의 접촉이다.

신발을 벗는 겸허한 행위는 땅과의 접촉 행위다. 맨발로, 몸의 영역으로 흙의 매혹을 탐험하는 행위이다.

발을 담그고 물속으로 들어간다. 물을 믿고 흐름에 몸을 맡길 때, 두려움과 동시에 자유로움을 경험한다.

불의 매혹은 어두움, 이글거림, 단숨에 삼키는 파괴의 힘이다. 불이 가진 발톱과 뜨거운 입김에 압도당해 우리가 얼마나 보잘것없고 무력한 존재인지를 깨닫는다. 역설적으로 그 혹독함에서 절대적인 생명력을 실감하기도 하고.

보이지 않는 낯선 물질 공기, 그래서 공기의 존재를 신뢰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기에 대해 믿음을 보여줄 때 비행을 경험한다. 공기가 가진 매혹은 미묘하고 눈치채지 못하는 사이에 우리에게 숨을 불어넣는 것이다. 꽃은 피어 내기도 한다.


매혹적으로 느끼게 하는 것들은 우리 주변에 늘 존재한다. 그렇지만 보이지 않는다. 우리가 주의를 기울일 때만 드러난다. 매혹의 가치는 알아볼 때만 그 귀중한 가치를 발휘한다. 우리가 의미를 부여해야 비로소 매혹의 의미가 생긴다.

매혹은 우리가 불러내는 것이다. 매혹은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우리가 부여하는 것이다. 매혹은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보다 큰 이해로 우리를 이끄는 경험이다. 매혹은 그것을 추구하는 우리의 의지에 진귀함을 더한다.

'만약 매혹당하기를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한다면, 우리는 아주 오래도록 기다려야 할 것이다. (p. 282)' 매혹은 우리가 그 필요성을 기억해 다가오기를 참을성 있게 기다리기 때문이다.


어떤 장소를 떠올리며 나만의 매혹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하는 책이다. 일상과 현상을 음미하도록 사고의 여지를 주어 자유로운 생각을 넣어주는 문장이다. 캐서린 메이의 글은 일상을 매혹으로 가득 채운다. 그래서 그가 말하는 매혹을 한번 읽는 것으로 담아내기엔 부족하다. 결국 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이 책의 모든 글에 밑줄을 긋게 될 것이다. <인챈트먼트> 곳곳에 매혹이 자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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