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 - 세상을 바꾸는 잠재된 힘
버네사 본스 지음, 문희경 옮김 / 세계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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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6개월 정도 지났을까? 최근에 재미가 배움이 되는 책 <인생 보드게임>을 출간한 박윤미 작가는 부부가 운영하던 동네 마트가 폐업한다는 소식을 듣는다. 남편 혼자 마트 운영을 하려 했지만 암 투병 중인 아내 곁을 지키는 것이 우선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쓸쓸하게 가게를 바라보며 담배 태우는 사장님 모습에 마음이 불편해 박윤미 작가는 맘 카페에 짧은 글을 올렸다.
'마감 세일 10% 거절해 주세요~ 반품 안되는 음료수들 사주세요~'라고.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아내와 한강 따라 걷기를 하면서 자주 마주치는 사람들 이야기를 나눈다. '저분은 오늘 일찍 나오셨네', '옷이 깔맞춤이네', '저분은 무슨 생각을 하길래...'

'사람들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열심히 우리의 생각을 알아내려 한다. 따라서 사람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우리의 존재를 더 알아챌 뿐 아니라 우리의 행동을 보면서 왜 그렇게 행동하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궁금해한다. (p. 35)'

'저 사람들도 우리를 보며 같은 생각을 할까?' 그러다 서로 눈이 마주칠 때가 있다. 서로 눈길을 피하기도 하고, 버틸 때도 있다. ㅎㅎㅎ 마침 이 책과 연관된 이벤트 '영향력 유형의 테스트'에서 유사한 질문을 발견했다.

길을 가다가 모르는 사람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그 사람을 보고 있었기 때문에 눈이 마주쳤다' (1번)
'그 사람이 나를 보고 있었기 때문에 눈이 마주쳤다' (2번)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한 '잔꾀 많은 원숭이' 아내의 대답은 1번, 융통성 없는 '심지가 굳은 미어캣'인 나는 2번으로 답했다.


사회심리학자 버네사 본스의 <당신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강하다>는 영향력 키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영향력을 우리가 이미 갖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책이다.

원숭이든 미어캣이든 우리 모두는 영향력을 갖고 있고, 그 힘은 주위 사람들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과 마음에 영향을 미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영향력이 없다는 생각은 착각일 뿐이다.

부탁하기를 꺼려 하는 이유도 영향력을 과소평가하기 때문이다. 부탁할 때 굳이 뇌물을 줄 필요도 없다. 사람들은 창피함 때문에 '노'라고 답하는 걸 불편해할 뿐만 아니라 부탁을 들어주면서 따뜻해지고자 남에게 좋은 일을 해주고 싶어 한다.

심지어 부적절하고 비윤리적인 부탁을 해도 '노'라고 답하는 게 어려워 들어줄 태세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것은 '노'하는 걸 어려워한다는 심리를 간파한 영향력의 악용이다. 책임이 뒤따르지 않는 권력 행사가 대표적이다. 권력을 가진 자들은 자신이 상대방에게 휘두르는 힘이 어느 정도인지 자각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이 받을 충격을 가볍게 여긴다.

'이기심은 자신의 결과에만 관심이 있고 남의 결과는 무시하는 태도다. 이기적인 사람은 이렇게 사고한다. "나는 나의 건강에만 관심이 있고 나는 건강 위험도가 낮은 집단에 속한다. 나는 남에게 관심이 없으므로 남의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에도 관심이 없다." (...) 그런데도 그 많은 사람이 저런 행동을 하는 이유는 자신의 행동이 남에게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p. 224)'

저자는 우리가 남에게 미치는 영향을 잘 이해하도록 잘 '보고, 느끼고, 경험하는' 전략 세 가지를 제시한다. 우선 내 관점에서 빠져나와 제3자의 관점에서 세상을 '바라보기'이다. 그런 다음에는 타인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우리가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느껴보기', 마지막으로 실제로 영향력을 '경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저자는 십 년 전 TEDx 강연에서 화제가 됐던 지아 장의 '거절 치료법'을 소개한다.


밤늦게 박윤미 작가가 올린 카페 글을 본 엄마들은 영업 마감시간 전에 음료수를 싹 쓸어갔고, 100개도 넘는 구매 인증글이 올라왔다. 마트 매대 정리를 돕는 광경도 펼쳐졌다. 마법은 계속됐다. 이 아름다운 이야기가 포털에 메인에 소개됐고 라디오, TV에서 뉴스로 다뤘다.

박윤미 작가가 이 일을 벌일 때 이런 결과, 이런 영향력을 상상했을까? 주변 이웃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리라 미리 짐작했을까? 자존감 갑인 박윤미 그녀라며 생각했을 수도... 이 일에 동참한 사람들은 일종의 '아하'하는 순간과 함께 그들이 가진 영향력을 '보고, 느끼고, 경험' 했으리라.

'남들의 말과 행동이 우리에게 울림을 주듯이 우리의 말과 행동도 누군가에게 울림을 줄 수 있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의미 있게 말하고 더 올바르게 행동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p. 2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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