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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 - 혼란의 시대를 돌파해 현대 경제 사회의 패러다임을 바꾼 11인의 위대한 생각들
송경모 지음 / 트로이목마 / 2022년 11월
평점 :
'21세기다. 세상은 완전히 바뀌었고, 우리 앞에 닥친 문제들도 완전히 새로워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머나먼 나라의 철 지난 인물들의 이야기를 다시 소개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그들이 새 술을 새 부대에 담고자 애썼던 그 당시의 모습으로부터, 현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받을 만한 무언가를 찾기 위해서다. (p. 435)'
피터 드러커 전문가로 알려진 송경모 교수의 <세계사를 뒤흔든 생각의 탄생>은 경제, 역사가 아닌 인문 교양서에 가깝다. 11인의 위대한 사상가, 기업가들이 세계 역사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다룬 책이지만, 저자가 경영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문학 강의를 모아 엮었기 때문이다.
복잡한 경제 이론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대신 11인이 살았던 그 시대, 그 사회에서 그들이 품었던 인간관 사회관, 지식관에 더욱 초점을 맞추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11인 중 첫 번째 그룹 5인.
'보이지 않는 손', '보호무역', '80 대 20 법칙', '재정지출 만능론', '창조적 파괴'라는 명확한 수식어가 각각 따라붙는 탓에 애덤 스미스, 프리드리히 리스트, 빌프레도 파레토, 존 메이너드 케인스, 조지프 슘페터에 대한 우리의 지식은 다소 편향, 왜곡됐고 심지어 이들은 종종 잘못 인용하기까지 한다. 이들이 살았던 시대를 살펴보며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내막을 저자는 우리에게 알려준다.
이를테면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키워드 때문에 애덤 스미스를 시장주의자, 무정부주의자로 알고 있지만 실상은 다르다고 저자가 말한다. 스미스는 개인의 자유 실현을 돕는 국가의 의무를 강조했다.
'결국 요지는, 개인이 자신의 노동과 자본 투입에서 오는 자신의 성과를 최대화하기 위해 노력하면, 사회 전체의 이익을 증진시키는 결과를 낳는데, 이 중간 메커니즘을 그저 '보이지 않는 손'이라는 비유로 표현한 것이다. (p. 39)'
'재정지출 만능론'으로 복지국가 옹호론자로 알려진 케인즈는 국가가 할 일은 후견인(guardian)이거나 감시자(supervisor)일뿐이라며 선을 긋는다.
두 번째 그룹 6인, 앙리 드 생시몽, 장 바티스트 세, 코닐리어스 밴더빌트, 조지프 퓰리처, 조르주 도리오, 프레데릭 터먼. 사상이나 성과 측면에서 사회에 끼친 영향에 비해 널리 알려지지 않아 생소한 인물들이다. 저자는 이들을 재조명해 반드시 알려야겠다고 마음먹은듯하다.
11인에 대한 저자의 해석과 주장에 대해 맞고 틀리다고 할 정도의 통찰이 지금 내겐 없다. 이 책의 가치는 앞으로 내가 판단하기 위한 재료의 확장에 있다. 그리고
'우리가 얻어야 할 것은 '정답'이 아니라 '반성'하는 능력이어야 한다. 교양은 어디서나 되돌아볼 줄 아는 사람의 몫이니까 말이다. (p.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