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 프랑스 - 당신을 위한 특별한 초대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
이창용 지음 / 더블북 / 202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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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가 미술사 강의 섭외 1순위!, 그림을 읽어주는 이창용 도슨트가 루브르 박물관을 비롯한 오르세, 오랑주리, 로댕 미술관으로 특별한 초대를 하는, 프랑스 미술관을 통째로 둘러보는 책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다. 저자 이창용은 6년 동안 루브르와 오르세에서 도슨트로 일했다고 한다. 예술사를 뒤흔든 아름다운 명작을 만나는 미술 여행을 프랑스로 떠나보자. 그리고 나만에게만 최고인 작품 하나 골라보자.

'우리가 작품을 하나씩 가질 수 있게 된다면, 어떤 작품을 선택할지 한 번 고민해보기 바랍니다. 전 누구나 선택하는 모나리자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저만이 느끼는 최고의 작품을 찾아볼 것 같아요. (p. 11)'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미술 작품을 꼽으라면 당연히 <모나리자>다. 방문객의 25퍼센트는 이 그림만 보고 나간다고 할 정도 유명한 <모나리자>가 있는 곳은 루브르 박물관이다. 루브르는 궁전이었다. 프랑스 대혁명 이후 박물관이 되었고, 나폴레옹의 정복 전쟁 후 전리품과 기증 작품 등 현재 루브르가 소장한 작품은 60만 점에 달한다.

루브르에서 가장 큰 그림은 <모나리자> 맞은편에 전시된 파올로 베로네세의 <가나의 혼인 잔치>다. 나폴레옹 군대는 이탈리아에서 약탈한 이 그림이 너무 커서 작품을 반으로 잘라 가져오는 만행을 저질렀다.

루브르에서 지나칠 수 없는 멋진 작품,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으로 알려진 자크 루이 다비드의 <생베르나르 고개를 넘는 보나파르트>. 이 그림에서 백마를 탄 나폴레옹의 모습은 조작됐다. 생베르나르 고개는 고개라 할 수 없다. 해발고도 2,400미터가 넘는 산으로 경주마가 아닌 노새를 이용해야만 지나갈 수 있는 곳이다. 그리고 5월에도 영하의 날씨라 눈 덮인 곳으로 추위를 피하기 위해서는 두꺼운 외투를 입어야만 했다.


오르세는 최고급 호텔까지 갖춘 유럽 최고의 기차역이었지만 열차의 길이가 점점 길어지자 공간이 좁은 이곳은 기차역으로서 기능을 상실해 방치됐다. 프랑스박물관협회의 제안에 따라 인상주의를 중심으로 한 19세기 근대미술을 위한 아름다운 미술관으로 탄생했다. 오르세 미술관이 사랑받는 이유는 이곳에 인상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있기 때문이다.

'미술평론가 루이 르로이는 모네의 작품을 두고 "인상, 해돋이. 참으로 인상적인 그림이다. 이 얼마나 자유로운 그림인가! 이 얼마나 쉽게 그린 그림인가! 그림 속 바다 풍경의 완성도는 벽지보다 더 못한 수준이다!"라며 조롱 섞인 말들로 작품을 헐뜯고 이 전시회를 "인상주의자들의 전시회"라 명명했습니다. (p. 167, 168)'

루이 르로이에 의해 탄생한 '인상주의'라는 말은 '너무 못 그려서, 너무 황당해서, 어이가 없어서 인상적'이라는 반어적 표현이며 악담에 가까운 말이었다.


오랑주리 미술관, 모네의 인생에서 가장 위대한 걸작으로 꼽히는 세로 2미터, 총 길이 91미터의 방대한 작품 <수련 대장식화>가 전시된 곳이다. 모네는 이 작품을 오랑주리에 기증하며 관람자들이 작품의 색을 오롯이 잘 감상하도록 작품에 광택제를 바르지 말 것과 물의 정원과 최대한 비슷한 환경 조성을 부탁했다.

'전시실은 작품 이외에는 어떠한 색채도 칠하지 않은 흰색의 벽면으로 장식됩니다. 이러한 환경으로 오랑주리 미술관의 <수련 대장식화>는 자연광이 기상과 시간대에 따라 변화하며 때에 따라 작품이 전해주는 그 감정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P. 323)'


마지막으로 이창용 도슨트와 둘러볼 곳은 로댕과 로댕의 제자이자 라이벌, 연인인 카미유 클로델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곳, 로댕 미술관이다. 저자는 파리에 있는 미술관 중 가장 편안하고 여유 있게 둘러볼 수 있는 미술관으로 이곳을 추천한다. 프랑스 최고의 조각가 로댕의 작품 총 7,000여 점을 소장한 미술관이다.


네 곳의 미술관과 그곳에 전시된 매혹적인 작품에 관한 지식과 풍성한 정보는 작품의 의미와 가치를 한껏 느끼게 하고, 작품에 얽힌 이야기는 작품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프랑스 미술관을 방문한다면 더없이 좋겠지만, 꼭 가지 않더라도 <미술관을 빌려드립니다>만 있다면 그곳이 미술관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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