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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Chaeg 2022.10 - No.80
(주)책(월간지) 편집부 지음 / (주)책(잡지) / 2022년 10월
평점 :
품절
항상 설렘을 갖고 기다리는 잡지 <Chaeg.>. 이번 주제는 '멋'이다.
''한국의 아름다움'을 담은 순우리말. 한국인이 미적인 것을 가리킬 때 쓰는 미학 용어이자 문학 용어로, 외국어로 대체되기 어려운 단어 중 하나이다. (p. 118)'
'팔십 번째 <Chaeg>에서는 오늘날 우리가 주목하는 패션의 이모저모부터 일상 가까이에 늘 존재하는 사유의 기폭제로서 옷이라는 물질에 관한 깊은 고찰까지 두루 살펴보고자 합니다. (p. 15)'
어릴 때 우리 집에 옷장은 따로 없었다. 이불 넣는 장롱에 옷을 차곡차곡 개켜서 넣었다. 옷장이 필요할 정도로 옷이 많지 않았다. 계절별로 한 두벌뿐이었다. 중고등학생 시절엔 교복과 교련복이 일상복이었다. 교복이 단벌이었음에도 교회 갈 때도 교복을 입었다. 대학생이 되어서야 청바지를 한 벌 사서 사계절 입었고, 상의는 학과 티, 더우면 소매를 접고, 추우면 소매를 내려 입었다. 신발은 운동화 하나로 헤질 때까지 신었다. 패션은 머릿속에 없었다.
''옷'은 참 웃긴 단어다. 몸에 무언가를 걸치는 것을 뜻하면서 정작 단어의 형상은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사람의 몸처럼 생겼기 때문이다. (p. 39)'
옷은 멋스러움을 나타나는 수단이 됐다. 스타일리시하게 보이려고 옷을 고르고, 의도를 갖고 색깔을 고른다. 진정 멋진 패션이란 무엇일까? 고민하는 시대다. <Chaeg.> 80호에서는 그 패션을 이야기한다.
미(美)의 기준은 이것이다. 말할 수 있을까? 나와 네가 생각하는 미의 기준이 같을 수 없다. 다르다. 미를 말할 때 언뜻 떠오르는 건 다양성, 개성이다.
'오랫동안 굳어 있던 미의 기준은 스스로가 정한 기준을 가장 신뢰하는 새로운 세대와 만나 화학작용을 일으켰습니다. 그 영향으로 다양한 인종, 국가, 연령, 체형, 피부색 등이 저마다의 아름다움을 존중받게 되었지요. (p. 14)'
성 구분, 성 역할, 성에 대한 사회적 편견, 불편에서 해방된 젠더리스 패션. 문화, 취미 집단들의 패션, 체구가 큰 모델, 중년 모델 등 패션 주류에서 소외되고 바깥에 놓였던 것들이 다양성, 개성이란 이름을 앞세워 패션에 포함됐다.
20여 년 전 상당히 고가였던 100만 원이란 돈을 주고 산 고급 코트, 유행이 바뀌어 못 입게 돼 너무 아쉬워 '패션은 돌고 돈다'라는 말을 만고의 진리를 믿고 버리지 못하고 있다. 그 믿음은 틀렸다. 돌고 도는 것이 아니고 패션은 변화할 뿐이다.
'그 기저의 가치관은 계속해서 변화하고 있으며 결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패션은 성적, 문화적 다양성, 환경친화성 등의 분야에서 사회와 구성원들의 가치관 변화를 적극 반영하며 유연하게 진보하고 있다. (p. 51)'
'현재 패션 산업은 정유 산업 다음으로 가장 규모가 크다고 한다. 그만큼 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막대하다. (p. 54)'
택이 붙어있는 옷을 버리고, 브랜드 가치를 지키려고 재고를 소각하고, 패스트패션이 일상인 요즘이다. 다 입기도 힘들 정도로 새로운 디자인의 옷들이 쏟아져 나온다. 패션이 환경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리라고는 전혀 생각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이제 옷을 입으면 환경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 밖에도 책 속에서 이야기하는 패션에 대한 다양한 생각들까지... <Chaeg. OCT 2022 Issue #80>에 풍성하게 담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