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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여행 간다면 사진 찍고 책도 내고 - 라오스에서
유광선 기획, 최병광 지음 / 와일즈북 / 2021년 9월
평점 :
여행을 가면 마구 사진을 찍어댄다. 아름다워서, 이곳에 있었음을 증명하려고. 세월이 흐르면 사진을 찾지도 않을뿐더러, 갔던 그곳은 기억에서도 가물가물하다. 정작 눈에 담아야 했는데... 담지 못해 아쉬움만 남는다.
'이 책은 라오스를 소개하는 여행기가 아니다.
라오스라는 나라를 겨우 두 번 다니면서 느낀 소감일 뿐이다.
라오스를 여행할 그대에게 내가 느낀 향기를 전할 뿐이다.
부디 이 책을 믿지 말라.
여행은 결코 남이 만들어 주는 울타리에서 하면 안 되기 때문이다.
그대의 여행을 가라.
이 책은 다만 옆에서 훈수 두는 아저씨의 푸념이라고 생각하라.
그대의 라오스 여행을 기대한다. (p. 5)'
사진을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보기 전에 여행할 곳을 상상하며 즐거웠던 마음(여기서부터 여행은 시작된다), 여행지에서 상상이 현실이 되는 느낌, 마음과 느낌을 사진과 함께 꽂아두어야 했었다.
카피라이터 최병광의 <혹시 여행 간다면 사진 찍고 책도 내고>은 사진에 그의 마음과 느낌을 글로 꽂아둔 책이다. 여행지에서 느낀 여운이 사라질까 봐, 순간순간 찍은 사진과 생각을 표현한... 그래서 책이 된 라오스 여행기이다.
저자에게 라오스는 느긋해야 하는 곳이다. 서두를 필요가 없는 곳이다.
걷기에 딱 좋은 곳이다. 걷는 즐거움을 주는 여행지다운 여행지이다.
그런가 하면 라오스는 즐기기 위해 오는 곳이 아니라,
사람을 만나러 오는 곳이다. 자연을 만나러 오는 곳이다.
시장을 찾아 사람을 만난다.
라오스를 떠나자마자 그곳 사람들을 그리워할 만큼 정겹고 순진한 사람들을 만나러 오는 곳, 라오스다.
낡은 집, 고달플 것이라 여기고 그들 삶을 들여다보지만 걱정이 없다. 편안하다. 물론 한번 보고 그들의 속내를 알 수 없지만, 그들이 내보이는 삶이 그렇다.
다음 여행엔 반드시 글을 남기리라. 나만의 여행을 하리라. 그래서 책으로 남기리라... 다짐하게 하는 책이다. 인생이란 여행을 마치전에...
'세상은 하나의 책.
여행은 세상을 읽는 독서.
풍경은 활자.
나도 그 활자가 되어갈 무렵, 여행은 끝나겠지. (p. 16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