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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 생성 편 - 마법, 제국, 운명 ㅣ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티머시 힉슨 지음, 정아영 옮김 / 다른 / 2022년 6월
평점 :
글쓰기에 뜻이 있다면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작가를 위한 세계관 구축법: 생성 편>은 세계관 구축법 중 도입부 만들기와 인물과 작품의 매력, 마법 체계 설정, 제국의 탄생과 몰락에 대해 가이드 한다.
1부 도입부 만들기에서는 프롤로그, 첫 문장, 첫 장을 쓰는 전략, 복선을 다루고, 2부에서는 반동 인물과 주인공에게 적대자와 관계 설정, 작품에서의 주요 갈등과 부차적 갈등 설정에 관한 팁을 준다.
3부는 하드 마법과 소프트 마법 체계, 스토리텔링, 작품에서 종교를 어떻게 도구로 사용해야 하는지, 그리고 마법 세계를 감추는 법을, 4부에서는 제국이 어떻게 탄생하고, 운영되고, 멸망하는지에 대한 요소를 설명한다. 마지막으로 작가 티머시 힉슨의 이야기 창작법을 알려주며 끝맺는다.
'이 책은 '어떻게 써야 한다'에 관한 가르침이 아니라, 많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이야기와 그러지 못하는 이야기에 관한 논의라고 할 수 있다. (p. 6)'
작품의 완성도와 대중성에 초점을 맞춰 세계관 구축법에서 필요한 요소들을 꼼꼼하게 놓치지 않고 나열한다. 나열한 요소들을 성공한 작품의 문장들을 사례로 가져와 치밀하게 분석하며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예를 들면, 첫 문장의 중요성을 설명하기 위해 조지 오웰의 <1984>의 첫 문장을 사례로 해설한다.
"4월의 어느 맑고 추운 날, 시계들이 열세 번 울리고 있었다."
저자인 티머시 힉슨은 조지 오웰이 말이 안 되는 첫 문장을 가져와 독자들이 그의 소설에 의문을 갖도록 의도했다고 설명한다.
'이 문장을 읽으면 독자는 호기심을 느낄 수밖에 없다. 이 중에 말이 되는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4월은 조지 오웰의 영국 독자들에게 희망과 활기를 암시하는 봄날이었으나, 이 문장에서는 춥다고 서술돼 있다. 겨울 또는 좀 더 어두운 분위기를 암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시계가 열세 번 울렸다는 내용을 접하자마자 독자는 이곳, 이 디스토피아 사회는 뭔가 잘못된 곳이라는 것을 깨닫는다. 세상에 열세 번 울리는 시계는 없으니까. 나아가 13은 불길한 숫자, 즉 나쁜 일이 벌어질 징조로 통한다. 오웰은 날씨와 계절, 사실과 허구의 병치를 이용해 작중 인물들과 마찬가지로 독자들도 그가 창조한 세계의 모든 것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는 주제를 밝힌다. (p. 45)'
이 책의 주된 주제가 판타지라서인지 우리가 익히 들었거나 읽은 작품들 <해리 포터>, <반지의 제왕>, <왕좌의 게임>, <스타워즈> 등의 명작에 등장하는 장면을 무수히 인용하며 세계관 구축 방법을 설명한다. 바로바로 상상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진 책이다. 소설, 영화, 웹툰과 같은 작품의 시나리오를 구상 중이라면 자신의 작품에 녹여들게 하여 즉시 적용도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루뭉술하게 설명하지 않는 점도 이 책을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다.
종교를 작품에 등장시킬 때 유의해야 할 일신교와 다신교의 차이점을 세세히 설명한다든지, 제국의 멸망은 서서히 이루어지며, 몰락의 요인으로 승계, 소통, 상업에서의 누수를 주요하게 꼽는 등 구체적으로 설명한다.
요약으로 각 장을 맺는데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나는 요약을 먼저 읽고 내용을 읽는 방식을 택했다.
마법, 제국, 운명 이 세 가지 키워드로 떠올릴 수 있는 모든 것이 망라되었다. 꼭 판타지가 아닌 다른 장르의 글을 쓴다 하더라도, 작가 지망생이라면 곁에 두고 수시로 읽어야 할 책이다.
'자기가 읽고 싶은 이야기를 쓰면 그만이다.
글을 쓰는 사람에게 이것 말고는 아무 책무가 없다. (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