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기도 한다
김진명 지음 / 이타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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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로 한 인간의 삶과 그의 삶이 주장하는,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를 가늠하는 일은 즐거움이다. 내가 살아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나마 경험해서이다. 특히 김진명이어서, 첫 에세이여서 더 즐겁다.


몇 가지 그의 생각을 들여다보자.

독서에 대한 그의 생각은 악서와 양서를 구분하기도 어렵고 둘 다 읽는 게 무엇보다 우선한다. 또한 독서는 문리를 트이게 해 형이상학적 복합 사고를 가능하게 능력이 있다고 본다. 그 능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독서의 시기가 이르면 이를수록 좋다.

'인간의 삶에는 여러 길이 있고 어떤 길에도 다 의미가 있다. 하지만 독서와 사색을 할 시기를 놓치고 난 인생은 어떤 성공을 거둔다 해도 아쉽기만 하다. (p. 49)'

인문학이란 잘 돌아가도 문제요. 그렇지 않아도 문제요. 항상 문제가 있다고 전제하고 질문하는 참견하는 학문으로 정의한다.

'왜 그렇게 잘 돌아가는 거요? 그렇게 잘 돌아가서야 쓰겠소? 그토록 일이 잘 되는 데는 필시 무슨 문제가 있을 거요. 이런 이상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마치 훼방 놓는 것 같은 학문. 이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p. 50)'

김진명 작가가 제시하는 세상을 잘 살아가는 세 가지 비결... 무조건 남을 위해 사는 것, 내면의 세계를 가지는 것, 마지막으로 자신이 좋아하는 것, 그걸 찾아 평생 간직하고 실행하며 세상을 천국으로 바꾸며 사는 것이다.


의미가 있다면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는 인간만의 힘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어머니로서 자식에 대한 원초적 본능을 초월하면서까지 이타적인 삶을 산 안중근 의사의 어머니처럼, 본능적인 쉬운 길을 거부하고 깨달음이란 무엇인지 어려운 길을 택하여 삶을 통해 실천한 부처처럼...

때로는 행복 대신 불행을 택하는 아름다운 사람, 그들은 세상도 아름답게 만든다. 그래서 우리도 살맛 난다.
군부독재 치하 엄혹한 시절에 공포를 이겨내며 이를 악물고 입 다문 용기를 보여준 33헌병대원들, 세상의 셈법은 잊고 좋아하는 분을 만났다고 선뜻 밥값을 내는 사람들, 오랜만에 만난 돈 없는 전우를 측은하게 여기기보다는 대등한 관계를 보여주며 자존심을 지켜주는 친구...

나는 왜 <고구려>를 쓰는가? 그 이유에서 김진명 작가의 역사관은 역사 왜곡에 타협이나 순간의 타이름은 절대 없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과거 우리 역사의 사실 근거를 중국 사사에서 찾는 황당무계한 일을 되풀이하고 싶지 않음 역력히 드러난다.


역시 그의 삶을 투영하는 글에서 만만치 않음을 느꼈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깔 같은 것 말이다. 마치 큰 붓으로 한 획을 과감한 긋는듯한 글과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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