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 - 잃어버린 세계와 만나는 뜻밖의 시간여행
트래비스 엘버러 지음, 성소희 옮김 / 한겨레출판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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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과거의 지도에서 지워진 반쯤 잊힌 장소들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다. 그곳들은 대체로 옛 모습의 그림자이거나 단순한 폐허로 나타난다. 그림자든 폐허든, 여전히 이 장소들은 사라진 문명과 사회를 상징한다. 이 장소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은 먼 훗날 이어질 발굴과 부활에 앞서 꼭 필요한 본질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수 세기 넘도록 무엇을 얼마나 많이 놓치고 있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다. (p. 8)'

여행책을 읽을 때 여행지의 모습도 궁금하지만 그보다 궁금한 건 그곳이 지도상에 어디인지가 제일 궁금하다. 지도를 보면 마치 내가 그곳으로 이동한 느낌을 갖기 때문이다. <사라져가는 장소들의 지도>는 모습과 위치, 이 두 가지를 사진과 지도를 알려주며 사라진, 사라져가는, 사라질 장소들로의 여행 이야기 풀어낸다. 우선 두어 페이지 책장을 넘기면 여행할 37곳의 위치를 한눈에 보도록 표시한 세계지도가 우리를 설레게 한다.


첫 번째, 고대 도시에서는 과거 전성기를 맞이했던 11곳의 도시들을 다룬다. 그 도시들의 몰락과 사라진 이유는 여전히 수수께끼다. 감췄던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는 지금, 도시들의 신비로운 궁금증은 더욱 증폭된다.

두 번째, 잊힌 땅에서는 자원 개발로 물속으로 사라져 더 이상 갈 수 없거나 사람들이 떠나버려 버려진 11곳의 장소, 우리들의 관심에서 잊힌 곳으로 여행을 떠난다.

세 번째 여행지는 사그라지는 5곳이다. 유럽 열 개의 나라를 관통하는 다뉴브강은 80퍼센트를 잃었고, 사해의 수위는 매년 1미터씩 낮아진다. 캐나다의 슬림스강은 빙하의 후퇴로, 영국의 스킵시는 해안침식으로, 미국의 에버글레이즈는 바닷물의 침입으로 늪지와 다양한 생명체들이 사그라진다.

네 번째는 사라지는 장소 10곳이다. 녹는 빙하, 기온과 해수면 상승, 오염, 삼림파괴, 인간의 훼손 등으로 아름다운 자연과 유산 그리고 삶이 터전이 사라져간다.


여행작가 크래비스 앨버러와의 여행은 슬픈 여행이었다. 찬란하게 번영했던 도시들이 우리의 기억에서조차 희미해진 역사도 슬프고, 앞으로 사라져버릴 장소들이 미래 인류의 기억에서 지워질 것을 생각하니 이 또한 슬프다.

우리를 더더욱 슬프게 하는 건 사라져가는, 사라질 장소들의 원인 제공자가 인간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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