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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의 힘 (프레더릭 레이턴 에디션) - 최상의 리듬을 찾는 내 안의 새로운 변화 ㅣ 그림의 힘 시리즈 1
김선현 지음 / 세계사 / 2022년 6월
평점 :
품절
살아오면서 예술과는 꽤나 거리가 멀었었다. 특히 그림은 더 그랬다. 뜻밖에 딸아이가 그림을 전공하면서 그림과 가까워지려 했고, 화가들의 치열한 삶과 그림 이야기를 제법 접하다 보니 이제 몇몇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될 수 있는 대로 그림에 숨겨진 속내를 찾으려 오랫동안 그림에 머물곤 했던 결과다.
이제는 치료적 힘을 그림에서 느끼는 새로운 세계다. 많은 이들의 아픈 마음을 미술로 치료해온 김선현의 <그림의 힘>.
'제 신체에 꼭 맞춘 듯한 얇은 시폰의 옷을 입고, 웅크려 자고 있습니다. 이렇게 옆으로 누워 팔다리를 접고 머리를 무릎에 가까이한 자세는 엄마 배 속에 있는 태아의 자세로, 인간에게 무의식적으로 심리적인 안정감을 가져다줍니다. (p. 222)'
책 표지의 그림은 프레더릭 레이턴의 '타오르는 6월 Flaming June'이다. 마치 벨벳처럼 보드라운 표지의 질감을 손가락으로 느끼며, 그림에 눈을 고정한 채 마음으로 그곳에 오래 머물러본다. 밤잠과는 또 다른 짧은 낮잠, 꿀같은 휴식을 선물해 주는 편안한 쉼이 홍조 띤 얼굴에서 보인다. 그림 한가득 채워진 주황색은 따뜻한 위로를 덤으로 건네준다.
자유로운 감정을 일으키는 앙리 마티스의 작품, '폴리네시아, 하늘 Polynesia, the sky'과 '폴리네시아, 바다 Polynesia, the sea'의 파랑.
넓은 평원에 '서 있는' 말, 그 자체에서 쉼의 정서를 받는 에드가 드가의 '시골 경마장 At the Races in the Countryside'.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긴장을 누그러뜨리는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그네 The Swing'의 분홍색.
자연의 풀밭처럼 편안한 초록 바탕에 채도 대비가 가장 큰 빨간색 꽃들로 심리적 에너지를 주는 구스타프 클림트의 '꽃이 있는 농장 정원 Farm Garden with Flowers'.
목소리로 나오는 것이 울음에 더해 손과 얼굴, 어깨, 무릎, 온몸으로 울며 실컷 울게 만드는 조지 클로젠의 '울고 있는 젊은이 Youth Mourning'.
밀짚모자로 얼굴을 가리고 초록색 잔디에서 낮잠 자는 모습의 스타브 카유보트의 작품 '낮잠 The Nap'은 복잡한 우리의 생각을 비우게 한다.
좋은 그림은 우리의 흐트러진 일상에서 최상의 리듬을 찾아내 내 안에서 새로운 변화를 이끌어낸다. 슬플 때, 어려움을 겪을 때, 지쳤을 때 나를 응원해 줄 힘을 하나 더 얻었다. 그림, 그림이 주는 소통과 치유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