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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지스 할머니 - 평범한 삶의 행복을 그리다
이소영 지음 / 홍익출판미디어그룹 / 2022년 6월
평점 :
75세에 그림을 시작해 101세까지 미국의 국민화가로 활동한 모지스 할머니의 삶과 그림을 도란도란 이야기하는 아트 메신저 이소영의 미술 에세이다.
'이 책은 모지스 할머니의 작품만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그녀의 삶의 궤적 속에서 탄생된 그림, 그리고 그 그림이 현대를 살아가는 나에게 주는 의미를 별자리를 연결하듯 그려 간다고 생각하며 쓴 책이다. (p. 226)'
그랜마 모지스의 그림을 보는 일도 따뜻하고 행복하지만, 이소영의 그랜마 모지스의 삶과 그 가치를 연결하며 써 내려간 글을 읽는 일도 그림 못지않게 행복하다. 이보다 더 그 모지스를 잘 표현할 작가 또 있을까? 이보다 더 모지스와 대화하며 그녀 곁의 사람들을 잘 소개할 작가가 또 있을까?
샤갈처럼 기억에 의존해 그림을 그리고, 잊힌 기억을 그림으로 다시 살리는 화가 모지스의 그림을 이소영은 이렇게 표현하다.
'내게 그녀의 그림은 언제나 특별하다. (...) 그녀는 그저 그 풍경이 좋았던 거다. 모든 풍경을 하나, 하나 원경으로 다 그린 것을 보면 그저 우리에게 다 보여주고 싶었던 거다. (p. 34)'
'사람들과의 경험으로 그린 그림이 바로 그녀의 그림이다. 연애를 하면 무뚝뚝했던 사람도 애교가 생기고, 말이 없던 사람도 수다쟁이가 되는 것처럼 그림도 그렇다. (p. 107)'
'그림은 멀리서 보면 평온해 보이지만 가까이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소리가 가득 들린다. 고요함 속에 있는 수다스러움이 그녀의 그림이 가진 매력이기도 하다. (p. 128)'
'그녀의 그림은 다르다. 앞집 사는 꼬마도 뒷집 사는 청년도 빼놓지 않고 그려야겠다는 정 많은 의지가 엿보인다. (p. 137)'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으면 기쁨과 슬픔, 벅참이 공존했다. 이유가 뭘까? (...) '그리움'이라는 감정 때문이었다. 반짝반짝 빛이 나던 시절을 그림에 담아놓아서였다. (p. 141)'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마음속 저편에 훈훈한 난로 하나가 들어서는 기분이다. 계속 엄마를, 할머니를 생각나게 한다. (p. 161)'
'모지스 할머니의 그림은 멀리서 전체를 보게 만들고, 그다음 그 안에 들어가서 걷고 놀고 만지고 싶어지게 만든다. 그녀가 그린 마을은 하나의 생명체 같아서 항상 분주하고 변화한다. (p. 176)'
이소영은 모지스를 한마디 이렇게 규정한다.
'샤갈이 '색채의 마술사'고, 모네가 '빛의 마술사'라면 그녀는 '일상을 그려내는 마술사'다. (p. 98)'
'무엇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죠? 다른 일은 다하지 않더라도 이 일만큼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 (p. 228)'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며 100년의 행복한 삶을 살아낸 모지스 질문에 이소영 작가의 대답은?
'글을 쓰는 것이었다. 화가들의 그림과 내 삶의 가치를 연결하며 글을 써 내려가는 일이었다. (p. 228)'
이소영이 화가들의 삶의 궤적을 파헤치고 매진한 이유는 '좋아서'였다. 화가의 그림과 이소영 자신의 일상 이야기, 그리고 화가의 삶의 궤적을 넘나들며 연결하는 미술 에세이를 쓰는 일이 가장 행복했다. 그렇기에 이소영의 글을 읽는 일도 행복한 일이다.
이소영의 행복한 미술 에세이 <그랜마 모지스>를 통해 우리에게 던져 주는 질문도...
"무엇이 당신이 가장 좋아하는 일이죠? 다른 일은 다하지 않더라도 이 일만큼은 하고 싶은 건 무엇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