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는 어떻게 삶을 파고드는가 - 최신 신경생물학과 정신의학이 말하는 트라우마의 모든 것
폴 콘티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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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란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뇌의 생리와 심리에 변화를 일으키는 감정적 또는 신체적 고통을 말한다. (p. 29)'

파격의 팝가수 레이디 가가는 2017년 월드 투어 중 병원 응급실에 조용히 내던져졌다. 몸의 감각을 느끼지 못했고 완전히 마비 상태였다. 그때 이 책의 저자인 정신과 의사 폴 콘티를 만난다. 그리고 이 책의 서문에서 ''폴이 자신을 살렸고 인생을 살 만한 가치가 있는 것으로 만들어 주었다'라고 고백한다.


이 책의 저자 폴 콘티는 대학 졸업 후 컨설팅 회사에 들어갔고 사업가의 길을 가려 했으나 동생의 자살을 계기로 정신의학을 전공하고 정신과 의사가 됐다. 폴의 집안은 정신질환과 자살과 관련된 내력이 있었고 그의 동생은 트라우마를 겪었음에도 이를 가족들에게 숨겼다.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트라우마에 관해 경종을 울리기 위해서다. 트라우마는 바이러스와 마찬가지로 생각 이상으로 훨씬 만연해 있고 해로우며 전염성이 있고 종종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계속 무시하고 트라우마가 숨어 있도록 방치한다면 트라우마를 무찌를 가능성은 없다. (p. 19)'

이 책은 총 4부로 1부 '트라우마와 그 파괴력'에서는 트라우마의 유형과 수치심이 미치는 영향을 설명하고, 2부 '트라우마의 사회학'에서는 트라우마의 심각성과 우리 주위에 얼마나 만연해 있는지, 3부 '우리 뇌 사용설명서'에서는 트라우마가 우리의 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마지막으로 4부 '트라우마 함께 물리치기'에서는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집단적조치와 더 나은 삶을 위한 긍정적인 연결 고리 다섯 가지(지식, 힘, 치유, 희망, 절박한 위기의식)를 소개한다.


트라우마 이전과 이후의 삶은 극명하게 달라진다. 자신의 삶을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자신감이 사라지고, 수치심은 은밀하게 건강한 감정과 사고를 부정적으로 바꾸어버린다.

트라우마는 자신을 온전히 보지 못하도록 하고, 다른 사람들이 나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은 해롭다고 왜곡시켜버린다.

트라우마는 뇌에도 관여하여 정서적인 측면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쳐 고통은 물론 부정적 기분을 증폭시킨다. 이 끔찍한 고통은 통증을 잠재우기 위하여 마약을 찾게까지 한다.

'이토록 많은 피해를 주면서 동시에 눈에 보이지도 않는 적보다 더 위험한 적이 또 있을까 싶다. 트라우마에 빠지면 우리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을 누릴 만한 존재인지, 무엇을 성취해낼 수 있는지 갈피를 잡지 못하게 된다. 트라우마는 우리 뇌를 변화시켜서 세상을 인식할 때 쓰는 필터를 바꿔 놓기 때문에, 자기 자신과 타인을 분명하게 보기가 어려워진다. 이 모든 이유와 그 이상의 피해 때문에라도, 반드시 트라우마를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더 이상 보이지 않게 숨어 있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p. 331)'

트라우마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마음속 깊이 슬퍼하는 시간을 가져야 하며, 힘겨울 때는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 청해야 한다. 트라우마는 개인적인 문제가 아니므로 함께 치유에 나서야 한다. 무지와 편견, 악의에 맞서야 하고 연민과 공동체 정신, 인간애의 편에 서야 한다.


그리고 트라우마가 쓴 거짓된 인생의 내러티브에 의문을 제기하고 나의 이야기, 진정한 내 삶의 내러티브를 다시 써 내려가야 한다.

'스스로 지고 다니는 안 좋은 이야기를 다시 꺼내서 이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를 다시 쓰는 일이 중요하다. (...) 이런 과정에서 누군가 믿을만한 사람, 예컨대 좋은 친구나 심리 치료 전문가를 곁에 두면 정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무리 진정한 삶의 내러티브를 쓴다고 해도 스스로를 명확하고 온정이 담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이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p. 311,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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