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 쓰는 겁니다 계속 사는 겁니다 - 팬데믹 시대를 사는 작가들
고재종 외 지음 / 솔출판사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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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많은 걸 바꾸어 놓았다. 그중에서도 장례, 결혼식, 회식 등 각종 모임이 으뜸이지 않을까? 경조사를 알리는 글에 경조계좌는 익숙해졌고, 회식 자리가 드물긴 하지만 있더라도 술잔을 돌리는 건 아예 사라졌다.

거리두기를 하니 우선 직격탄을 맞은 곳은 내가 다녔던 직장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만 매출이 발생하는 곳들이다. 매출이 떨어지니 줄이기 손쉬운 인건비를 줄여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뜻하지 않게 직장에서 나가야 했다.


<계속 쓰는 겁니다 계속 사는 겁니다>는 17인의 작가가 코로나19 시대에 전하는 '안부' 에세이집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달라졌듯이 작가들의 계속 쓰고 계속 사는 삶도 어색해졌다. 소설가, 시인, 평론가, 기자가 팬데믹 나날을 각기 다른 결의 글로 그 경험을 담았다.

'이 기록은, 계속 쓰고, 계속 살아가는 작가들의 모습일 뿐 아니라,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기도 한다. (p. 6)'

에세이로 작가의 달라진 삶과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작가로서 시대의 달라진 모습을 어떻게 문학으로 담아낼지 성찰하는 고민도 한다.


코로나19로 많이 회자가 된 건 뭐니 뭐니 해도 카뮈의 <페스트>다. 최재봉은 의사 리외의 침묵하지 않고 사실을 말하는 투쟁을 다시 읽으므로 문학은 발언이며 증언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고재종은 흑사병이라는 파탄의 이유로 인본주의적 관념으로 저지른 지적 조작을 지적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 있는 그대로의 세계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방민호는 페스트를 전쟁 상태 속에서 인간이 겪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의 상징으로 보고, 서로 경계하기보다는 공동체의 공동체 다움만이 '곧 끝나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없앤다고 한다.


코로나19 일상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어느덧 익숙해진 것들도 있다. 모임을 꺼려 하는 나는 그런 면에서 편안함도 얻었다. 고립과 단절은 서로의 소중함을 새롭게 알려줬다. 김유담의 글처럼 '계획 밖의 일'들은 우리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계획을 만들게 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일상은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쓰기'의 새로운 방식을 주었듯이 우리에게도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계획할 기회를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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