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을 그리면서 배운 101가지 101가지 시리즈
이종범 지음 / 동녘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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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녘의 101가지 시리즈 중 하나인 <웹툰을 그리면서 배운 101가지>이다. 이외도 건축, 산업디자인, 광고, 요리, 영화, 패션, 사진, 미술, 공간디자인 등이 시리즈로 창의적인 작업을 돕는다.

'이야기는 삶과 붙어 있고 일상에 묻어 있습니다. 하지만 작법서는 보통 두껍고 무겁습니다. 그래서 일상에서 멀어집니다. 원리에 대한 대부분의 책이 그렇기 때문에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만, 아쉬움은 있습니다. 그래서 가볍고 오래 읽고 여러 번 읽을 수 있는 책을 정리하고 싶어진 지 여러 해가 지났습니다. - 책을 펴내며'

웹툰 <닥터 프로스트>를 10년간 연재한 이종범 웹툰 작가가 창작의 핵심이 될만한 고민들에 101가지 답을 내놓은 실전 가이드북이다. 101가지의 문장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한 흔적이 묻어있음을 단박에 알게 되는 글들이다.


첫 번째로 던져주는 문장이다.
'재미있는 만화를 그리는 유일한 방법은 재미없는 만화를 그려 보는 것이다. 슬프게도 이 단계를 건너뛰는 방법은 어디에도 없다.'

'62. 대형견 두 마리와 산책한다고 생각하라.
만화를 그린다는 건 자신감과 자존감이라는 두 마리 대형견을 끌고 산책을 나가는 일과 비슷하다. 다루는 요령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자신감이 튀어나갈 땐 작가가 되고 싶게 만들었던 거장의 작품을 보여준다. 그러면 얌전해진다. 자괴감이 웅크리고 있으면 과거에 그렸던 그림이나 데뷔작을 보여준다. 그러면 기운을 낸다.'

경험과 관록에서 묻어 나오는 글이다. 촌철살인의 글로 감탄을 자아낸다. 몇 개의 글을 더 소개하면...

'68. 어차피 세상에 새로운 것은 극히 드물다. 많이 찾아보고 참고해서 자신의 것을 더하면 된다. 대부분의 악의적인 표절은 게으름에서 시작되어 두려움 때문에 계속되며, 자기 합리화로 완성된 후 결국 습관이 된다.'

'72. 만화는 엉덩이를 그리는 것이다.'

'86. 더 잘하는 사람을 발견하면 안심하라.
스포츠에서는 이기는 게 중요하지만, 전쟁터에서는 나보다 총을 더 잘 쏘는 사람을 곁에 두는 게 좋기 때문이다. 그런 작가들이 많이 보인다는 것은, 적어도 내가 계속 활동해야 하는 이 시장이 한동안 안전하다는 뜻이다.'

미국 프로농구 NBA 스타 마이클 조던이 한참 잘나가던 때 자신이 하고 싶었던 야구를 하려고 NBA를 떠나 미국 프로야구 MLB로 간 적이 있다. 그가 속했던 팀 시카고 불스의 성적이 떨어짐은 물로 NBA 시장은 침체됐다. MLB에서 그다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던 조던이 다시 NBA로 돌아오자 예전의 NBA 인기를 되찾음은 물론 같은 팀에 동료였던 스카티 피펜, 데니스 로드맨, 스티브 커 등도 스타로서 인기를 누렸다.

'99. 이야기를 쓰는 것은 여행이다. 작가가 되는 길도 여행이고, 작품을 쓰는 것도 여행이다. (...) 작품을 끝내고 나면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듯 처음 시작한 지점으로 되돌아온 것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예전의 나와 돌아온 나는 더 이상 같은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맛집의 비법을 물어보면 12가지 재료라고 대답하며 그 재료가 무엇인지는 영업 비밀이라서 알려주기 어렵다고 한다. 이종범 작가는 자신의 어쩌면 영업 비밀인 101가지를 공개했다. 사실 맛집 사장이 비법이 알려질까 우려하는 건 여러 가지 면에서 괜한 걱정이다 (이종범 작가라고 그런 생각 안 했겠나).

우선 영업 비밀을 공개한다고 해도 모두가 그대로 실천하지 못한다. 여러 가지 핑계를 들기 때문이다. 두 번째 맛있는 집이 많아야 이종범 작가의 말대로 시장이 커지고 안정돼서 한동안 돈을 벌게 된다.


사족을 달자면 이종범 작가가 소개한 101가지는 웹툰뿐 아니라 글을 쓸 때도 그리고 우리 인생에도 적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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